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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ICT 신기술과 미디어 산업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변화 가능성,
메타버스

황경호
(경남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 현실을 초월하는 디지털 공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활용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본 글은 메타버스의 개념과 정의, 유형과 특징, 진화 과정을 살펴보고, 메타버스의 활용 및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미디어 산업의 성공적인 메타버스 전환(Metaverse Transformation)을 위한 방향과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 1들어가며: 초현실적인 가상의 디지털 세계 ‘메타버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미래 공간이 된 메타버스(Metaverse)가 급부상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오프라인의 경험을 가상의 공간으로 지속 확장해왔다. 특히, 고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가 개발됨에 따라 디지털 플랫폼을 능숙하게 다루며, 가상 세계를 현실의 일부분처럼 받아들이고 새로운 경험을 즐기는 MZ세대들에게 확산되는 추세이다. GPU 분야의 선도기업인 NVIDIA의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1 온라인 기조연설을 통해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The metaverse is coming)”고 강조했다. 동시에 새로운 가상 협업 플랫폼인 ‘NVIDIA Omniverse Enterprise’를 공개하며 공상과학 소설에 등장했던 메타버스의 실현이 한층 가까워졌음을 보여줬다.

    국내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서 발간한 <로그인(Log In) 메타버스: 인간×공간×시간의 혁명>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편의성, 상호작용 방식, 화면·공간 확장성 측면, 기술적 측면, 경제적 측면 등의 세 가지 측면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SPRi, 2021a).

    또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코로나 이후 글로벌 트렌드: 완전한 디지털 사회>라는 보고서를 통해 대화형 AI(Conversational AI), 스몰데이터 기반 AI(Small Data Intelligence), 디지털 자아(Digital Self) 등을 비롯하여 완전한 디지털 사회 전환을 위해 주목해야 할 7대 기술 중 하나로 메타버스를 꼽았다(ETRI, 2020).
  • 2메타버스란 무엇인가?
    메타버스(Metaverse)는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공상과학 소설 <스노우 크래시(Snow Crash)>에서 유래한 개념이다. 이 소설에서 메타버스는 현실과 연결된 특별한 가상공간으로 발전해서 아바타를 통한 경제활동이 가능한 가상공간으로 제시됐다. 현재의 VR HMD(Head Mounted Display)와 유사한 디스플레이 장치를 착용하고 고화질의 그래픽 또는 텍스트 기반 터미널로 메타버스에 접속하는 것으로 묘사된다(이주행, 2021). 이후 메타버스는 2003년에 가상현실 서비스인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가 출시되면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세컨드 라이프는 메타버스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며, 아바타를 통해 다른 아바타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고, 때로는 경제적 활동까지 할 수 있는 다양한 가상 체험을 제공하였다.

    메타버스는 ‘더 높은, 초월한’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서 현실을 초월한 가상의 세계를 의미한다. 비영리 기술연구단체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2007년에 <메타버스 로드맵(Metaverse Roadmap: Pathways to the 3D Web)>을 발표하며, 메타버스를 ‘가상적으로 향상된 물리적 현실과 물리적으로 영구적인 가상공간의 융합’으로 정의하고, 메타버스를 좀 더 진보적이고 구체적인 개념으로 정립하였다(ASF, 2007). 국내 연구자 김상균(2020)은 메타버스를 ‘현실의 물리적 지구를 초월하거나 지구 공간의 기능을 확장해주는 디지털 환경의 세상’으로 정의하였다. 특히 메타버스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의 물리적이고 기능적인 제약에서 자유로운 디지털 환경을 의미한다고 밝히며(김상균, 2021), 새로운 플랫폼으로서의 메타버스의 의미와 방향,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ASF(2017)는 메타버스를 ‘증강(Augmentation)과 시뮬레이션(Simulation)’, ‘내재성(Intimate)과 외재성(External)’이라는 두 개의 축을 기준으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라이프로깅(Lifelogging)’, ‘거울 세계(Mirror Worlds)’, ‘가상 세계(Virtual Worlds)’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증강현실은 물리적 환경 기반을 두고 가상의 사물(이미지)이나, 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중첩시켜 보여주는 기술을 말한다. 2016년에 출시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가 대표적인 예이다. 라이프로깅은 사용자의 일상 속 정보와 경험을 가상의 세계에 기록, 저장, 공유하는 전반적인 활동을 의미하며, 페이스북(Facebook)을 비롯한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라이프로깅 메타버스에 해당된다. 거울 세계는 사용자가 속해 있는 물리적 세계를 가능한 사실에 가깝게 재현하되, 추가 정보를 더하여 정보적으로 확장된 기술을 뜻한다. 구글 어스(Google Earth)와 같은 지도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그림 1 메타버스의 유형출처: ASF(2007). Metaverse Roadmap: Pathways to the 3D Web

    마지막으로 가상 세계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가상의 세계로 구현하는 기술로서, 가상 세계에서의 활동은 아바타를 이용한다. 대규모 다중 접속 온라인 게임(Massive Multiplayer Online Game, MMOG)이 가상 세계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예이다(DMC MEDIA, 2021).
  • 메타버스를 구성하는 기술이 고도화되고, 메타버스가 활용되는 산업의 범위가 광범위해지고 있지만, 각 산업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포함되는 메타버스의 핵심 특징들이 있다. Richman(2020)은 메타버스의 공통된 특징으로 모두가 공유하는 열린 가상 공간을 의미하는 ‘집단 가상 공유 공간(Collective virtual shared space)’, 디지털 세계와 가상 세계 간의 연결을 의미하는 ‘물리적 세계와의 융합(Convergence with physical reality)’, 이용자 개인의 접속 여부에 상관없이 메타버스 그 자체는 영속적으로 존재한다는 의미인 ‘영속성(Persistence)’으로 설명하였다. 김상균(2021)은 고도화된 메타버스의 핵심 특징을 연속성(Seamlessness), 실재감(Presence), 상호운영성(Interoperability), 동시성(Concurrence), 경제흐름(Economy) 등으로 제시하고, 다섯 가지의 핵심 특징들을 묶어 설명하는 SPICE 모델을 정립하였다.

    Cuofano(2021) 역시 기술적으로 진화하는 메타버스의 핵심 특징들을 ‘영속성(Persistence)’, ‘동시성(Synchronicity)’, ‘연결성(Accessibility)’, ‘경제적 기능(Economic function)’, ‘범위(Scope)’,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기여(Contribution)’ 등으로 제시하였다. 여기에서 ‘범위(Scope)’란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에서의 사적·공적 네트워크를 모두 포괄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며, ‘기여(Contribution)’는 개인, 그룹, 대규모 조직에 이르는 다양한 범주의 사용자들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와 경험으로 채워진 확장된 세계를 의미한다. Cuofano(2021)가 제시한 메타버스의 특징들은 김상균(2021)의 SPICE 모델과 비교해서 살펴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표 1 메타버스 SPICE 모델출처: 김상균(2021). 인터넷·스마트폰보다 강력한 폭풍, 메타버스, 놓치면 후회할 디지털 빅뱅에 올라타라.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로 대표되는 초기 단계의 메타버스는 PC 기반의 게임, 생활 · 소통(Life communication) 서비스가 독립적으로 제공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세컨드 라이프는 가상 세계에서 아바타를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고, 다양한 게임을 즐기며 경제활동까지 가능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편리성과 휴대성을 제공하는 모바일 기반의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디바이스 이용 행태가 PC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세컨드 라이프에 대한 관심도가 점차 낮아졌다. 이후, 메타버스는 게임, 생활 · 소통 서비스의 기술적 진화와 융합을 통해 소비와 생산이 서로 선순환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며 이용자가 급증했다. 초기 단계의 메타버스와 현재 메타버스는 플랫폼 자유도와 기술기반, 경제활동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표 2 초기 메타버스와 현재 메타버스 간 비교출처: SPRi(2021b). 메타버스 비긴즈(BEGINS): 5대 이슈와 전망

    초기 메타버스 게임은 미션을 해결하거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쟁 중심의 진행 방식을 보였다면, 최근 주목받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은 게임 공간과 생활 · 소통 공간을 분리하거나 혹은 특화하여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융합된 형태로 제공된다. 그 밖에도 초기 메타버스는 사용자들의 소비 중심 경제활동이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사용자가 게임 · 아이템 등을 직접 제작하고, 다른 사용자에게 판매도 할 수 있는 생산과 소비 연계 활성화로 이용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SPRi, 2021b).

    메타버스는 기능적 차원뿐만 아니라 기술적 차원에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인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XR)과 데이터 · 네트워크 · 인공지능(DNA) 기술과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메타버스가 가져올 기술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NFT(Non-Fungible Token)가 접목된 메타버스 플랫폼이 개발되면서 다양한 사용자 생성 콘텐츠(User-Generated Content, UGC)에 희소성과 소유권을 부여 하고 양도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창작물의 희소성, 유일성, 상징성 및 개발자나 크리에이터의 명성 등에 기반한 가치 산정과 거래 활성화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블록체인과 NFT의 기술적 결합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생태계에서의 디지털 창작물 상품화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되며, 메타버스 창작물의 상품화 거래를 통해 얻은 소득이 현실 세계의 실물 화폐로 교환이 가능해지면서 메타버스 기반의 현실-가상융합 경제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3마치며: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 미디어 산업의 방향과 시사점
    현실을 초월하는 가상의 디지털 세계 메타버스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는 메타버스를 통한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내다보고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이 비대면 사회를 본격화하면서 메타버스 전환(Metaverse Transformation)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사업 영역을 선점하는 데 가장 적극적인 빅테크 기업으로 평가받는 페이스북은 향후 5년 안에 소셜미디어 기업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처럼 전 산업에 빠르게 확산되는 메타버스는 변화의 폭과 깊이가 매우 크고, 메타버스의 영향력이 사회 · 경제 · 정치 · 문화 전반으로 확대됨에 따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발굴을 위한 메타버스 전환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신문, 방송, 엔터테인먼트, 소셜미디어 등을 비롯한 미디어 산업은 그 어느 산업보다도 메타버스의 활용 및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메타버스 기술과 시장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표 3 미디어 산업의 메타버스 전환 전략

    먼저, 미디어 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 거쳐 메타버스 핵심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실감형 가상현실 경험을 설계하여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미디어 산업에 특화된 메타버스 콘텐츠와 서비스를 발굴하고, 확장현실(XR)과 데이터 · 네트워크 · 인공지능(DNA) 범용기술을 접목한 실감형 가상 플랫폼 개발에 투자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디어 기업이 보유 중인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IP)에 최적화된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과의 연계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경제적 측면과 지적재산권(IP) 보호 측면에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NFT 기술을 접목하여 미디어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인지도, 화제성 등이 높은 콘텐츠를 디지털 자산화 · 상품화하여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고 창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기반의 NFT 기술 활용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 저작권 침해에 적극 대응하고, 희소성 · 소유권을 갖는 디지털 자산의 미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아바타와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을 활용한 실감형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나 실감 콘텐츠를 기획 · 제작하고, 사용자 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정보 공유, 사회적 관계 형성 등의 소셜 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 개발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 밖에도 가상 세계에서의 디지털 광고, 이벤트, 브랜딩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에 나서야 한다. 특히 사용자 공감대 형성, 감성적 메시지, 시각적 이미지, 특정 퍼포먼스 등을 활용한 메타버스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추진하여 메타버스 시장 내 소비자 인지도 확산과 브랜드 가치 제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앞서 살펴본 메타버스의 등장과 부상, 진화 과정은 메타버스 개념 도입의 중요성, 메타버스 핵심 기술 접목의 필요성, 가상과 현실 융합형 · 실감형 · 몰입형 콘텐츠 개발의 방향성 등 미디어 산업의 성공적인 메타버스 전환을 위한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과거 3D 산업의 실패 사례를 들며 메타버스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때 TV의 미래라고 불리던 3D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하드웨어, 콘텐츠,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철저한 분석과 준비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현실을 초월하는 디지털 공간 메타버스의 미래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어 갈지 주목된다.

    Reference

    1. 김상균(2020). 메타버스: 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
    2. 김상균(2021). 인터넷․스마트폰보다 강력한 폭풍, 메타버스, 놓치면 후회할 디지털 빅뱅에 올라타라. Dong-A Business Review, 317호.
    3. 이주행(2021.6.25). 메타버스의 현황과 미래. KISO 저널, 제43호.
    4. DMC MEDIA(2021). 메타버스 시대에 마케터가 알아야 할 것들. Indepth Report.
    5. ETRI(2020). 코로나 이후 글로벌 트렌드: 완전한 디지털 사회. 기술정책 인사이트 2020-01.
    6. SPRi(2021a). 로그인(Log In) 메타버스: 인간×공간×시간의 혁명. SPRi 이슈리포트 IS-115.
    7. SPRi(2021b). 메타버스 비긴즈(BEGINS): 5대 이슈와 전망. SPRi 이슈리포트 IS-116.
    8. ASF(2007). Metaverse Roadmap: Pathways to the 3D Web. Retrieved from https://metaverseroadmap.org
    9. Cuofano, G(2021.8.4). Metaverse and why it matters in business. Retrieved from https://fourweekmba.com/metaverse
    10. Richman, C.(2020.8.5). What is the Metaverse, and why does it need a social layer?. Retrieved from https://clink.social/what-is-the-meta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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