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문
호주 라디오는 여전히 높은 청취 기반을 유지하고 있으나, 광고 수익 구조는 AM/FM 중심에서 실시간 재생 서비스, 팟캐스트, 디지털 라디오, 데이터 기반 광고를 포함한 복합적 오디오 시장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주요 사업자들은 앱, 팟캐스트, 디지털 광고 플랫폼을 결합한 통합 오디오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Southern Cross Austereo(SCA), Australian Radio Network(ARN), NOVA Entertainment(NOVA) 등은 인공지능을 뉴스 제작, 편성, 광고 최적화, 이용자 분석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동시에 규제당국은 인공지능 음성 고지 의무 등을 포함한 새로운 규제 체계를 도입해 청취자 신뢰와 콘텐츠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호주 사례를 통해 오디오 산업의 미래가 단순한 방송 채널 경쟁이 아니라 플랫폼 전략, 기술 혁신, 광고 기반 시설, 시장 표준화, 정책 대응이 결합된 통합 생태계 구축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국내 오디오 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1. 들어가며
호주 상업 라디오 산업은 전통적인 방송 매체에서 디지털 오디오 산업으로 재편되는 전환기에 놓여 있다. 라디오는 여전히 높은 청취율과 안정적인 이용자 기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시간 재생 서비스, 팟캐스트, 디지털 라디오, 데이터 기반 광고 기술이 확산되며 오디오 이용 방식과 수익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주요 사업자들은 기존 방송 채널을 넘어 다양한 플랫폼을 결합한 통합 오디오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기반 제작·편성·광고 기술 도입도 확대되고 있다. 동시에 규제기관은 인공지능 음성 고지, 콘텐츠 신뢰성, 청취자 보호 등 새로운 제도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본고는 호주 상업 라디오 산업의 현황과 구조, 주요 사업자 전략,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시장 및 정책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2. 호주 상업 라디오 산업의 현황과 구조
2-1. 호주 상업 라디오 산업의 현황
2-1-1. 광고시장 현황: 전통 라디오의 약세와 디지털 오디오 광고의 확대
호주 라디오 산업은 여전히 광고를 핵심 수익원으로 삼고 있으나, 최근 수년간 산업의 수익 기반은 전통 라디오(AM/FM) 중심 구조에서 디지털 오디오를 포함한 복합 구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호주 상업 라디오는 오랫동안 광고시장 성장세와 보조를 맞춰 왔으나, 디지털 광고 급성장과 팬데믹 이후 광고시장 재편으로 인해 전통 라디오 광고 점유율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1) 2007~2021년 전체 광고시장에서 디지털 광고 비중은 11%에서 64%로 확대되고, 상업 라디오 광고 점유율은 동 기간 8.4%에서 7.6%로 하락했다. 상업 라디오 광고수익은 2007년 9억 3,100만 호주달러에서 2019년 12억 3,500만 호주달러까지 증가했으나, 팬데믹 시기 9억 8,900만 호주달러로 감소한 뒤 2021년 10억 3,200만 호주달러 수준으로 부분 회복하는데 그쳤다. 이는 상업 라디오가 여전히 광고 의존 산업이라는 점을 보여줌과 동시에, 광고시장에 매우 민감한 구조임을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전반적인 방송광고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오디오 시장 전체 수익은 증가한다는 점이다. 호주 통신미디어청2)(Australian Communications and Media Authority, 이하 ACMA)이 발간한 '호주의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6~2025년까지 SCA, ARN, Sports Entertainment Group(이하 SEG) 등 주요 오디오 사업자들의 연매출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024~25년 기준 SCA는 약 4억 2,200만 호주달러, ARN은 약 3억 5,500만 호주달러, SEG는 약 6,400만 호주달러라는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SCA), 11%(ARN), 5%(SEG) 증가한 수치다. 기존 방송 매출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성장으로, 실시간 재생 서비스·팟캐스트·디지털 광고 등 확장된 오디오 사업이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1) Australian Communications and Media Authority (ACMA). 2021. Future of the Australian Radio Industry. https://apo.org.au/node/315664
- 2) Australian Communications and Media Authority (ACMA). 2026. Communications and media in Australia. Trends and developments in viewing and listening 2024–25
- 3) Southern Cross Austereo의 수치는 2022-23년부터 디지털 라디오를 포함한 것이며, 2018~2025년 연차보고서를 바탕으로 산출함. 최근 12개월 수치는 다른 기업의 회계연도와 비교 가능하도록 2024년 6월 30일 기준으로 하며, Australian Radio Network의 회계연도는 1월~12월이며, Sports Entertainment Group의 호주 미디어 광고 매출은 라디오, 디지털, 텔레비전, 스타디움 광고 수익만 포함하고 뉴질랜드 매출은 제외함.
광고 지출 구조 역시 이러한 전환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2024년 호주 전체 오디오 광고 지출은 약 11억 호주달러 규모이며, 2029년에는 약 12억 호주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2). 다만 이 성장의 대부분은 방송 라디오가 아니라 팟캐스트와 실시간 재생 서비스를 포함한 주문형 오디오 부문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방송 라디오(AM, FM, DAB+) 광고 지출은 2029년까지 약 8억 호주달러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디지털 오디오를 포함한 전략적인 통합 광고가 향후 호주 상업 라디오 성장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것을 의미한다.
호주의 디지털 광고 전문 기관인 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 Australia(이하 IAB Australia)는 호주의 디지털 오디오 시장이 단순 성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광고주 입장에서 '전략적 매체'로 재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IAB Australia가 19개 미디어·테크 기업 광고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4)에 따르면, 광고주들의 디지털 오디오 투자 의향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상업 라디오 산업이 더 이상 지상파 광고 매체로만 인식되지 않고, 데이터 기반 맞춤형 광고 매체로서 기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호주 상업 라디오 산업 광고시장은 방송광고의 상대적 약세와 디지털 오디오 광고의 구조적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전환기로 보인다. 전통 라디오 광고는 여전히 중요한 수익 축이지만 성장 동력은 약화되며, 산업 전반의 수익 증대는 디지털 실시간 재생 서비스, 팟캐스트, 주문형 오디오 광고와의 융합을 기반으로 한다.
- 4) 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 Australia (2026) Audio advertising: state of the nation report.
- 5)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의 자료와 Magna Global(2024)이 제공한 광고 지출 및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구성. 원문에서 사용한 'audio digital'은 본고에서 '주문형 오디오', 'audio linear'는 '방송 라디오'로 각각 표기함.
2-1-2. 이용자 현황: 디지털 청취의 확산
호주는 전체 인구 80% 이상이 매주 라디오를 청취할 정도로 매우 보편화된 라디오 청취 문화를 지니고 있다.6) 아날로그 형태(AM/FM)의 라디오 청취는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실시간 재생 서비스와 디지털 라디오를 통해 오디오 콘텐츠를 이용하는 호주인들은 매주 약 1,700만 명에 달한다.7)
- 6) Commercial Radio & Audio (CRA) (2025) The Infinite Dial 2025. https://cra.au/the-infinite-dial
- 7) Commercial Radio & Audio (CRA) (2025) The Infinite Dial 2025. https://cra.au/the-infinite-dial
호주통신미디어청(Australian Communications and Media Authority, 이하 ACMA)의 미디어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체 라디오 청취 경험은 66% 수준으로, 2017년의 85%에 비해 낮아졌지만 2024년 이후 비교적 안정화되고 있다. 이는 라디오가 과거 같은 절대적 대중매체의 위치를 유지하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상당한 범위의 이용자에게 일상적 매체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체별로 보면 FM과 AM 모두 장기 하락세를 경험했지만 최근에는 하락 폭이 둔화되었다. 2025년 FM 청취율은 53%로 2024년 청취율(52%)과 유사한 수준이며, AM은 20% 수준으로 비교적 안정적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추세가 FM은 2017년 73%에서 2025년 53%로, AM은 35%에서 20%로 감소하고 있다. 호주 청취자들의 라디오 이용은 여전히 FM 중심이지만, 전통적 채널 중심 청취는 점차 축소되는 반면, 일정 수준의 핵심 이용층이 유지되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것으로 보인다.
- 8) 기준: 18세 이상 호주인, 2017년(n=2,277), 2018년(n=2,106), 2019년(n=2,067), 2020년(n=2,009), 2021년(n=3,584), 2022년(n=3,580), 2023년(n=3,572), 2024년(n=3,530), 2025년(n=5,990). 출처: ACMA, Communications and Media in Australia: How We Watch and Listen to Content, 2026년 3월. ACMA 연례 이용자 조사, QH3. '지난 7일 동안 다음 매체 중 무엇을 청취했는가?'(2017년 이후).
디지털 방식을 이용한 라디오 청취는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라디오 청취는 2025년 11%로, 2017년 13%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인터넷이나 앱을 통한 라디오 청취는 2025년 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청취 비율만 고려하면 급격한 상승은 아니지만, 디지털 라디오와 앱 청취가 기존 FM/AM의 보완재가 아니라 새로운 시장 확장의 플랫폼으로 활용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라디오 기기 소유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2025년 전체 라디오 수신기 보유율은 43%로 전년의 40% 대비 소폭 증가했으며, 디지털 라디오 보유율 역시 23%에서 26%로 상승했다. 특히 디지털 라디오 기기 보유율은 49%에서 55%로 증가했는데, 이는 호주 청취자들이 고정형 가정용 수신기뿐 아니라 개인화된 이동형 수신기 사용 환경에 익숙해짐을 시사한다. 전체적으로, 라디오 기기 보유율은 2017년 70%에서 크게 하락한 뒤 최근 소폭 반등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증가를 라디오 산업 성장의 직접적인 지표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라디오 소비가 전용 수신기보다 스마트폰, 앱, 자동차, 연결형 기기 등 다양한 매체로 분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젊은 층(18~44세)의 경우 라디오 수신기 보유율이 18%에서 27%로, 디지털 라디오는 14%에서 2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 연령층에서 라디오 소비가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9) (각주 내용이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2025년 호주 성인의 52%가 한 주 동안 팟캐스트 또는 기타 비음악 오디오 프로그램 청취를 위해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10) 연령별 차이도 뚜렷하다. 18~44세의 젊은 층(66%)은 45세 이상(39%)보다 더 많이 실시간 재생 서비스로 팟캐스트를 이용하고 있다. 젊은 층의 청취율은 2022년 61%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45세 이상의 청취율은 지난 4년간 대체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플랫폼별로는 스포티파이(Spotify)가 이용률 59%로 2025년 가장 많이 이용한 서비스로 나타났으며, 2025
- 10) (각주 내용이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년 기준 이용률은 59%였다. 그 뒤를 이어 애플 뮤직(Apple Music) 13%, ABC Listen 12%, 아마존 뮤직(Amazon Music) 6%로 집계됐다. 팟캐스트 청취자들은 휴식, 집안일, 운동, 통근, 취미 활동 등 다양한 멀티태스킹 상황에서 오디오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젊은 이용자층에게 오디오가 더 이상 '라디오 채널' 중심의 매체라기보다, 일상적 맥락 속에서 유연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음성 콘텐츠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이용자의 오디오 콘텐츠 소비 방식이 변화하는 가운데, 호주 상업 라디오 산업은 전통 라디오 청취의 완만한 감소 속에서도 전체 오디오 소비는9)10)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용자들의 청취 방식은 실시간 방송 중심에서 디지털·모바일·주문형 청취를 포괄하는 복합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오디오 콘텐츠 이용자 접점과 소비 방식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향후 호주 상업 라디오 산업 경쟁력은 변화한 이용자 행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익화하고, 이를 브랜드 및 플랫폼 전략과 연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 9) 기준: 18세 이상 호주인, 2017년(n=2,277), 2018년(n=2,106), 2019년(n=2,067), 2020년(n=2,009), 2021년(n=3,584), 2022년(n=3,580), 2023년(n=3,572), 2024년(n=3,530), 2025년(n=5,990). 출처: ACMA, Communications and Media in Australia: How We Watch and Listen to Content, 2026년 3월. ACMA 연례 이용자 조사, QH1. '가정이나 자동차에 라디오가 있는가?'(2017~2021), H12. '가정에 라디오/디지털 라디오가 있는가?'(2022년 이후).
- 10) Australian Communications and Media Authority (ACMA). 2026. Communications and media in Australia. Trends and developments in viewing and listening 2024–25
2-2. 호주 상업 라디오 산업의 구조11)
- 11) 호주라디오 산업 구조 및 주요 사업자 부문은 Kennedy, D. & Pai, P. (2021) Future of the Australian radio industry. Venture Insights. 의 The current state of the market과 Industry structure 부문을 요약, 정리한 내용임을 밝힘
2-2-1. 호주 라디오 산업의 제도적 구조
호주 라디오 산업은 공영, 상업, 공동체 부문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이는 1970년대에 본격적으로 형성됐으며, 1992년 「방송서비스법(Broadcasting Services Act)」 제정 이후 제도적 틀이 보다 명확해졌다. 특히 1996년부터 2004년까지 이어진 재편 과정에서 33개의 신규 상업 라디오 방송국과 다수의 신규 공동체 방송국이 설립되고, 서비스 공급이 확대되며,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같은 시기 텔레비전이 유료방송과 디지털 다채널 중심으로 확장된 것과 달리, 라디오는 새로운 아날로그 무료 지상파 방송국 배정을 통해 선택 폭을 넓혀 왔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기술적 경로를 밟기도 했다. 현재 호주 라디오 산업은 「방송서비스법」에 따른 콘텐츠 면허와 「전파통신법(1992)」에 따른 주파수 면허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상업 라디오 산업 역시 제도적 규율과 시장 경쟁이 결합된 구조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호주 라디오 산업은 공영, 상업, 공동체 부문이 각기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공영 부문은 뉴스·시사·문화 등 공익과 관련된 비상업적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며 정부 재원으로 운영된다. 이 부문은 전액 정부 재정으로 운영되는 ABC(Australian Broadcasting Corporation, 이하 ABC)가 주도하고, SBS(Special Broadcasting Service)는 특정 언어권 청취자 대상으로 주로 도시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부 협찬으로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상업 부문은 거의 전적으로 광고 수익을 기반으로 하며, 출퇴근 시간대 프로그램 같은 상업적 콘텐츠 중심으로 편성한다. 공동체 부문은 지역 콘텐츠와 뉴스, 또는 공영·상업 라디오가 충분히 다루지 않는 장르와 청취자층을 대상으로 하며, 비영리·지역사회 소유 구조 아래, 기부와 협찬을 통해 운영된다. 호주 공동체 뉴스 방송 협회(Community Broadcasting Association of Australia, 이하 CBAA)에 따르면 전체 공동체 방송국의 75% 이상은 지방 또는 외딴 지역에 위치한다.
2-2-2. 시장 구조 및 주요 사업자
호주 라디오 시장은 소수의 대형 사업자가 주도하는 구조로, 5개의 주요 사업자 그룹이 전체 라디오 청취율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공영 부문에서는 ABC가 지배적인 사업자로 자리하고 있다. 상업 부문은 Southern Cross Austereo, Nova Entertainment, HT&E(ARN 운영사), Nine Radio가 규모 기준 4대 주요 사업자로 꼽힌다. 공동체 부문은 약 600만 명의 청취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일부 프로그램은 공동체 라디오 네트워크(Community Radio Network)를 통해 공유된다. 그러나 각 방송국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공영 및 상업 부문과 같은 공식적인 네트워크 구조를 갖추고 있지는 않다.
호주 상업 라디오 시장은 개별 방송국 간 분산 경쟁보다는 브랜드와 편성, 광고 판매 역량을 갖춘 대형 사업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광고주에게 광범위한 도달 범위와 안정적인 청취자 기반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지만, 시장집중이 심하면 지역성 약화와 콘텐츠 다양성 축소 가능성도 함께 일어나는 단점도 존재한다.
2-2-3. 상업 라디오 산업의 주요 기관과 협회
호주 상업 라디오 산업은 개별 사업자들의 경쟁만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이해를 대변하고 정책 대응, 시장 통계 생산, 자율규제 체계 운영을 담당하는 주요 기관과 협회를 중심으로 민관 협력이 형성돼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산업 대표기구는 상업 라디오·오디오 협회(Commercial Radio & Audio, 이하 CRA)다. CRA는 상업 라디오 및 디지털 오디오 업계를 대표하며 시장 동향과 광고 관련 자료를 발간한다. 온라인광고협회인 IAB Australia와 공동 조사 및 사업을 진행하며, 호주 디지털 오디오 생태계의 변화를 추적하고 광고주들의 디지털 오디오 투자 확대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Audio State of the Nation Report'12)다. 이 보고서는 CRA의 지원 아래 IAB Australia가 매년 발간하는 조사로, 광고 구매자의 인식과 집행 행태를 추적함으로써 호주 오디오 광고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핵심 자료로 활용된다. 이는 CRA가 상업 라디오 산업의 시장 정보 생산과 디지털 전환 담론 형성에 적극 관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 보고서는 호주 오디오 시장이 새로운 '책임성과 검증(accountability)'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오디오 시장이 단순한 청취율 경쟁을 넘어 광고 효율성과 측정 가능성, 표준화된 거래 환경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한다.
CRA와 IAB Australia는 온라인 오디오 광고 매출 관련 통계를 공동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공동 데이터 제공은 디지털 오디오 광고가 더 이상 주변적 실험 시장이 아니라, 별도의 측정과 분석이 필요한 독자적 광고 부문으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업계와 광고주 모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시장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호주 오디오 산업의 광고 거래 기반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CRA의 역할은 정책 및 자율규제 영역에서도 두드러진다. 2026년에 발표된 '상업 라디오 실천강령'(Commercial Radio Code of Practice 2026)은 CRA가 산업 대표기구로서 마련한 개정안에 기반해 등록됐으며, 인공지능 합성 음성 사용 고지, 뉴스 오보 정정 강화, 민원 처리의 투명성 제고, 호주 음악 편성 기준 조정 등이 포함되어 있다. 호주 통신미디어청은 향후 12개월 동안 CRA 및 상업 라디오 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새로운 음악 카테고리 및 관련 의무가 현장에 올바르게 적용되도록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CBAA도 라디오 생태계 전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호주는 500개의 공동체 라디오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500만 명이 넘는 청취자에게 도달하고 있다.13) CBAA는 전국 450개 이상의 비영리 공동체 라디오 및 텔레비전 방송국을 대표하는 협회로, CRA와 달리 원주민 공동체, 다양한 민족 공동체, 청년층, 노년층 등 주류 미디어에서 충분히 대표되지 않는 공동체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둔다. 공동체 부문은 상업 라디오 산업과는 다른 시장 구조로 운영되지만, 호주 라디오 산업이 공영·상업·공동체의 3분할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산업의 다양성과 지역성을 유지하는 핵심 축으로써의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CBAA의 활동은 공동체 방송의 공공적 역할을 다시 보여준다. CBAA는 2026/27년 예산안 제출을 통해 공동체 방송 부문 지원 예산을 연간 4,300만 호주달러에서 8,000만 호주달러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으며, 현대 호주 음악 송출 확대, 지역 뉴스 공백 문제 대응, 장애인 주도 미디어와 다문화 사회 통합 지원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14) 또한 2026년 2월에는 1만 8,000명 이상 자원봉사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동체 라디오 실태조사'(Community Radio Census 2026)15)를 시작해 부문 인력 현황을 파악하고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호주 통신미디어청은 방송·통신 산업 전반을 감독하는 핵심 규제기관으로, 상업 라디오 산업에서도 면허, 방송 기준, 이용자 보호, 강령 등록과 집행을 담당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호주 라디오 산업은 「방송서비스법」에 따른 콘텐츠 면허와 「전파통신법(1992)」에 따른 주파수 면허를 기반으로 운영되는데, 호주 통신미디어청은 이러한 제도적 틀 안에서 상업 라디오 산업의 규율을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기관이다. 2026년 실천강령 등록 과정에서 호주 통신미디어청은 인공지능 음성 고지 의무를 명문화하고, 등하교 시간대 아동 청취 보호, 뉴스 정확성, 민원 처리의 투명성 등을 강화함으로써16) 상업 라디오 산업이 기술 변화와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 12) https://iabaustralia.com.au/resource/audio-advertising-state-of-the-nation-2026/
- 13) https://radioinfo.com.au/news/community-broadcastings-role-in-strengthening-social-cohesion-highlighted-during-harmony-week/#:~:text=Community%20broadcasters%20understand%20and%20engage,often%20underserved%20by%20mainstream%20media.
- 14) https://www.cbaa.org.au/viewdocument/2026-cbaa-pre-budget-submission
- 15) https://www.cbaa.org.au/news/cbaa-comms/2026/02/08/we-need-your-station-for-the-community-radio-censu#:~:text=By%20CBAA%20Comms%20posted%2010%2D02%2D2026%2009:58&text=We%20have%20kicked%20off%20our,people%20work%20in%20community%20radio
- 16) Commercial Radio & Audia (2026) Commercial Radio Code of Practice
- 3) 2025년 연차보고서를 바탕으로 산출함. 최근 12개월 수치는 다른 기업의 회계연도와 비교 가능하도록 2024년 6월 30일 기준으로 하며, Australian Radio Network의 회계연도는 1월~12월이며, Sports Entertainment Group의 호주 미디어 광고 매출은 라디오, 디지털, 텔레비전, 스타디움 광고 수익만 포함하고 뉴질랜드 매출은 제외함.
- 4) 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 Australia (2026) Audio advertising: state of the nation report.
- 5)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의 자료와 Magna Global(2024)이 제공한 광고 지출 및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구성. 원문에서 사용한 'audio digital'은 본고에서 '주문형 오디오', 'audio linear'는 '방송 라디오'로 각각 표기함.
- 6) Commercial Radio & Audio (CRA) (2025) The Infinite Dial 2025. https://cra.au/the-infinite-dial
- 7) Commercial Radio & Audio (CRA) (2025) The Infinite Dial 2025. https://cra.au/the-infinite-dial
- 8) 기준: 18세 이상 호주인, 2017년(n=2,277), 2018년(n=2,106), 2019년(n=2,067), 2020년(n=2,009), 2021년(n=3,584), 2022년(n=3,580), 2023년(n=3,572), 2024년(n=3,530), 2025년(n=5,990).
출처: ACMA, Communications and Media in Australia: How We Watch and Listen to Content, 2026년 3월. ACMA 연례 이용자 조사, QH3. '지난 7일 동안 다음 매체 중 무엇을 청취했는가?'(2017년 이후). - 9) 기준: 18세 이상 호주인, 2017년(n=2,277), 2018년(n=2,106), 2019년(n=2,067), 2020년(n=2,009), 2021년(n=3,584), 2022년(n=3,580), 2023년(n=3,572), 2024년(n=3,530), 2025년(n=5,990).
출처: ACMA, Communications and Media in Australia: How We Watch and Listen to Content, 2026년 3월. ACMA 연례 이용자 조사, QH1. '가정이나 자동차에 라디오가 있는가?'(2017~2021), H12. '가정에 라디오/디지털 라디오가 있는가?'(2022년 이후). - 10) Australian Communications and Media Authority (ACMA). 2026. Communications and media in Australia. Trends and developments in viewing and listening 2024–25
- 11) 호주라디오 산업 구조 및 주요 사업자 부문은 Kennedy, D. & Pai, P. (2021) Future of the Australian radio industry. Venture Insights.의 The current state of the market과 Industry structure 부문을 요약, 정리한 내용임을 밝힘
- 12) IAB Australia & CRA (2026). Audio advertising: state of the nation report. https://iabaustralia.com.au/resource/audio-advertising-state-of-the-nation-2026/
- 13) RadioInfo. Community broadcasting's role in strengthening social cohesion highlighted during Harmony Week. https://radioinfo.com.au/news/community-broadcastings-role-in-strengthening-social-cohesion-highlighted-during-harmony-week/
- 14) CBAA. (2026). CBAA Pre-Budget Submission 2026/27. https://www.cbaa.org.au/viewdocument/2026-cbaa-pre-budget-submission
- 15) CBAA. (2026). We need your station for the community radio census. https://www.cbaa.org.au/news/cbaa-comms/2026/02/08/we-need-your-station-for-the-community-radio-censu
- 16) Commercial Radio & Audio (2026). Commercial Radio Code of Practice.
3. 인공지능 확산과 오디오 시장 및 정책 변화
3-1. 인공지능 확산과 오디오 시장의 재편, 사업 전략 변화
최근 호주 오디오 산업에서 인공지능은 보조적 기술이 아니라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청취자 취향, 생활 양식 맞춤형 추천, 콘텐츠 제작 자동화, 광고 효율성을 중심으로 오디오 시장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17) 이는 오디오 산업이 더 이상 선형적 방송 편성과 단일 채널 유통에 머무르지 않고,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청취 경험과 주문형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됨을 보여준다. 호주 이용자들이 점점 더 많은 오디오 콘텐츠를 주문형 방식으로 소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청취자 선호 콘텐츠를 분석하고, 재생목록 구성, 콘텐츠 추천, 자막 및 번역, 배포 자동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잠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적인 오디오 플랫폼과 뉴스·출판 산업 전반에서도 확인되고 있는데, 호주 시장 역시 이러한 국제적 흐름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호주 통신미디어청은 인공지능이 호주인의 오디오 이용 방식을 바꾸고 있으며, 서비스 및 방송사업자들이 청취 경험의 개인화, 제작 공정의 효율화, 타겟팅 광고 고도화를 위해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한다18). 특히 호주에서는 오디오 콘텐츠 소비가 뉴스, 음악, 팟캐스트, 오디오북 등 여러 장르에 걸쳐 분산·확대되는 가운데, 인공지능 기술이 콘텐츠 발견과 이용자 참여를 중개하는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향후 오디오 산업 경쟁이 단순한 콘텐츠 확보 경쟁을 넘어, 청취자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게 분석하고 이를 서비스 설계와 수익화로 연결하느냐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주 상업 라디오 산업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더 이상 실험적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사업 운영에 적용되고 있다. ARN의 라디오 방송국 CADA는 2024~2025년 평일 4시간짜리 프로그램에서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진행자 Thy를 시험 운영19) 했다.20) 이 사례는 상업 라디오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진행·편성 영역까지 자동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제시된다. 다만 제작 과정은 완전 자동화되지 않았고, 대본은 직원들이 직접 작성한 뒤 인공지능에 입력해 방송용 오디오 파일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ARN의 최고경영자 시아란 데이비스(Ciaran Davis)는 이 실험의 목적이 변화하는 오디오 환경에서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파악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는데21), 이는 호주 상업 라디오 산업에서 인공지능이 단순한 효율화 도구를 넘어, 청취자 신뢰와 투명성 문제를 둘러싼 새로운 논쟁을 불러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SCA는 인공지능을 자사 운영 전반에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특히 뉴스 제작 자동화와 디지털 오디오 플랫폼 LiSTNR22)의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뉴스 부문에서는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기자들의 정보 수집과 뉴스 속보 작성 업무를 지원하고 있으며, 자동화된 날씨 예보에는 Open-Meteo 기반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기자들이 여전히 사실 확인과 최종 전달을 담당한다고 설명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대량의 지역 뉴스 속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활용된다. 2025년 3월에는 Super Hi-Fi와 협력해 인공지능 기반 'Program Director' 도구를 도입함으로써 LiSTNR 음악 재생목록 추천과 편성을 자동화했다. 이어 2025년 10월에는 인공지능과 퍼스트파티 데이터(first party data)를 활용해 실시간 광고 최적화를 지원하는 'LiSTNR Precision+'를 출시해, 보다 정교한 맞춤형 오디오 광고 환경을 구축했다고 알려졌다. SCA는 원 음성 권리자의 동의를 전제로 콘텐츠 전달력을 높이기 위한 음성 복제 기술 활용도 허용한다. 이러한 사례는 SCA가 인공지능을 뉴스 생산, 음악 편성, 광고기술, 음성 활용을 포괄하는 통합 운영 전략의 핵심 요소로 활용함을 보여준다. 오디오 플랫폼 전략 핵심이 '콘텐츠'보다 '청취와 광고 맥락의 정교한 결합'으로 이동한다는 점에서, 이는 호주 상업 라디오 산업이 인공지능을 통해 수익모델을 재구성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서던 크로스 미디어 그룹(Southern Cross Media Group)은 지난 2월 호주에서 가장 큰 방송사업자 중 하나인 세븐 웨스트 미디어(Seven West Media)와 공식 합병했으며, 이는 최근 수년간 호주 미디어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거래 가운데 하나로 기록되었다. 이 합병으로 인해 연 매출 20억 호주 달러 규모의 대형 미디어 기업이 출범했다.23)
NOVA 역시 인공지능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대화형 청취와 상호작용형 광고를 중심으로 한 전략으로24), 2026년 3월 도입한 대화형 청취 플랫폼은 오디오, 소셜미디어, 디지털 환경 전반의 대화를 분석해 실시간 문화 트렌드와 이용자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또한 NOVA는 청취자가 스마트 기기에서 음성 명령을 통해 광고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해, 광고 재생 중 추가 정보를 요청하거나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Landmarks ID와 협력한 APOP(Audio Planning & Optimisation Platform)을 통해 전체 네트워크 오디오 이용자를 중복 없이 통합 측정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AIIMS Creator Hub와의 협업을 통해 데이터 기반 창작자 중심의 팟캐스트 확장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NOVA가 인공지능을 진행자 대체용으로 활용하기보다, 청취자 분석, 광고 고도화, 콘텐츠 확장에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NOVA 경영진은 자사의 인적자원의 가치를 공개적으로 강조해 왔는데, 인공지능이 고도화한 상호작용성과 측정 체계를 기반으로 인간 중심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25)
뉴스 콘텐츠에서도 인공지능 도입은 확대되고 있다. 뉴스 코퍼레이션(News Corporation)은 자사 디지털 서비스에서 기사 낭독(listen to this article'=) 기능을 도입해 기사 기반 오디오 소비를 확장하고 있다.26) 이러한 변화는 전통 라디오 사업자뿐 아니라 뉴스 미디어 기업까지 인공지능 음성 기술을 통해 오디오 시장으로 진입하거나 기존 뉴스 소비를 오디오 소비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호주 오디오 시장에서 인공지능은 라디오 기업 내부의 효율화 도구일 뿐 아니라, 오디오 시장의 경쟁자 범위를 넓히는 기술이기도 하다.
3-2.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정책 대응과 규제 쟁점
인공지능 기술 확산에 대응한 가장 주목할 만한 정책 변화는 ACMA의 새로운
- 17) ACMA. (2026). AI disclosure required under new commercial radio rules. https://www.acma.gov.au/articles/2026-02/ai-disclosure-required-under-new-commercial-radio-rules
- 18) Australian Communications and Media Authority (ACMA). 2026. Communications and media in Australia. Trends and developments in viewing and listening 2024–25
- 19) Audible, Audible expands catalog with AI narration and translation for publishers [website], Audible, 13 May 2025.
- 20) Audible, Audible expands catalog with AI narration and translation for publishers [website], Audible, 13 May 2025.
- 21) Government Technology. How long did an Australian radio station use an AI host with no one noticing? https://www.govtech.com/question-of-the-day/how-long-did-an-australian-radio-station-use-an-ai-host-with-no-one-noticing
- 22) LiSTNR official website. https://www.listnr.com/
- 23) MediaWeek. SCA: Independent expert backs Seven West Media merger. https://www.mediaweek.com.au/sca-independent-expert-backs-seven-west-media-merger/
운영 규제 강령인 'Commercial Radio Code of Practice 2026'27) 도입이다. 이 규정은 호주 상업 라디오 방송에서 인공지능을 명시적으로 다룬 첫 실천 강령으로, 정기 편성 프로그램이나 뉴스 방송에서 합성 음성(synthetic voice)이 진행을 맡는 경우, 청취자에게 이를 고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시행 시점은 2026년 7월 1일이며, 고지 방식은 방송 중 안내, 방송사 누리집 공지, 관련 소셜미디어 게시 등으로 가능하다. 이는 방송 규제가 처음으로 인공지능 음성을 하나의 제도적 규율 대상으로 명확히 설정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개정은 기술 혁신 자체를 억제하기보다, 인공지능 기술 활용의 투명성과 청취자 신뢰를 확보하려는 방향에 초점을 두고 있다. ACMA는 인공지능 기술이 방송사업자에게 혁신을 가져다줄 기회임을 강조함과 동시에, 수요 관점에서, 인공지능 기술 활용 과정에서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규제의 핵심은 인공지능 기술 사용 금지가 아니라, '고지'(disclosure)를 통해 청취자가 자신의 청취 경험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동시에 이번 강령은 인공지능만이 아니라 청취 환경 변화에 대한 포괄적 대응이라는 성격도 지닌다. 개정안에는 등하교 시간대인 오전 8~9시, 오후 3~4시에 아동이 청취할 가능성을 고려해 방송 내용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는 조항, 뉴스 오보에 대한 정정 강화, 민원 처리의 투명성 확대, 호주 음악 편성 범주 조정 등이 포함돼 있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 확산이 단독 이슈가 아니라, 전반적인 청취 환경 변화와 방송 신뢰 문제 속에서 다뤄짐을 시사한다. 오디오 서비스 전반의 공적 책임과 청취자 보호 맥락 안에서 정책적 규제 담론이 형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행 규제는 적용 범위 측면에서 다소 한계가 있다. 인공지능 음성 고지 의무는 정기 편성 프로그램과 뉴스 방송에 적용되지만, 날씨·교통 정보, 광고, 음악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특히 주문형 실시간 재생 서비스나 다시듣기 서비스에도 직접 의무가 부과되지는 않는다. ACMA는 방송사들이 자발적으로 이러한 안전장치를 주문형 서비스까지 확대하기를 기대하나, 업계의 자발적인 규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는 현재 정책 체계가 여전히 전통 방송 서비스 중심이며, 실시간 재생 서비스와 주문형 오디오가 확대되는 현실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호주의 정책 변화는 오디오 서비스 인공지능 활용에 있어 투명성 확보와 청취자 신뢰 보호를 우선하는 점진적 규제 모델로 정리할 수 있다. 이는 최소한의 설명 책임을 부과하는 현실적 접근으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플랫폼화된 오디오 환경을 고려할 경우, 규제 적용 범위가 협소하다는 한계가 있다. ACMA는 오디오 사업자의 자발적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현 규제안의 확대 적용 가능성을 밝혔다.
3-3. 노동·신뢰 이슈의 부상
인공지능 확산이 오디오 산업에 가져오는 변화는 효율과 혁신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인공지능 도입이 고용 구조, 창작권, 뉴스 신뢰성 등 여러 차원의 갈등과 위험을 수반하고 있는데, 가장 두드러진 쟁점은 노동 문제다. 최근 SCA에서는 인공지능 보조 뉴스 제작 모델 도입과 맞물려 뉴스룸 구조조정 및 인력 감축이 진행됐으며, 내부적으로 인공지능 기술 최적화가 장기적으로 인원 감축을 목표로 설계됐다는 평가도 제기됐다.28) 지역 라디오와 뉴스 제작 현장에서는 인공지능 자동화가 결합되며 지역성 약화 문제가 제기된다. 소수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제작팀이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해 여러 지역 방송국 배포용 지역 뉴스를 생산하는 방식이 확산되는데, 이 과정에서 지역 진행자와 지역 뉴스 인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SCA의 간판 라디오 서비스 Hit와 Triple M 네트워크 등에서 지역 아침 프로그램이 축소되었다.29)
신뢰와 정확성 문제도 중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5년 12월 SCA의 인공지능 기술 보조 뉴스 게시물이 기자의 이름을 범죄 사건 피의자로 잘못 식별하는 오류가 발생했다.30) 인공지능 효율화가 실제로 심각한 사실 오인과 명예 훼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에 따라 2026년 강령은 뉴스 오보 정정 의무를 강화하고, 청취자가 방송 내용 신뢰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투명성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인공지능 확산은 호주 오디오 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고용 불안, 지역성 약화, 청취자 신뢰 저하 등의 복합적 위험을 동반하고 있다.
- 24) NOVA Entertainment. Nova Entertainment extends voice strategy with interactive advertisements. https://www.novaentertainment.com.au/news/nova-entertainment-extends-voice-strategy-with-interactive-advertisements
- 25) B&T. Authentic, optimistic, powerful: media buyers hail Nova's culture planning tool. https://www.bandt.com.au/authentic-optimistic-powerful-media-buyers-hail-novas-culture-planning-tool-retail-media-play/
- 26) News Corp Australia. News Corp Australia rolls out text-to-speech audio innovation [website], News Corp Australia, 10 September 2025
- 27) ACMA. Broadcasting industry codes of practice. https://www.acma.gov.au/broadcasting-industry-codes-practice
- 28) MediaWeek. Exclusive: AI efficiencies linked to recently announced SCA newsroom cuts. https://www.mediaweek.com.au/exclusive-ai-efficiencies-linked-to-recently-announced-sca-newsroom-cuts/
- 29) Kalgoorlie Miner. Triple M cuts: Goldfields to lose only local commercial breakfast radio show. https://www.kalminer.com.au/news/regional/triple-m-cuts-goldfields-to-lose-only-local-commercial-breakfast-radio-show-after-challenging-year-for-sca-c-16917761
- 30) The Guardian. AI wrongfully names reporter in ABC crime podcast. https://www.theguardian.com/media/2025/dec/12/ai-wrongfully-names-reporter-abc-crime-podcast
4. 전망과 시사점
호주 상업 라디오 산업의 변화는 국내 오디오 산업에도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전통 라디오의 경쟁력은 더 이상 단일 방송 채널의 유지에 있지 않으며, 실시간 재생 서비스, 팟캐스트, 디지털 라디오, 데이터 기반 광고를 결합한 통합 오디오 전략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둘째, 주요 사업자들이 인공지능을 뉴스 제작, 편성, 광고 최적화, 이용자 분석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오디오 산업의 경쟁력이 콘텐츠 자체뿐 아니라 제작·유통·광고 전반의 기술 활용 역량에 의해 좌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CRA와 IAB Australia를 중심으로 시장 데이터 표준화와 광고 측정 체계를 정비하는 점은 디지털 오디오 시장 확대를 위해 신뢰 가능한 산업 지표와 운영 기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넷째, 인공지능 음성 고지 의무 같은 호주의 정책 대응은 기술 혁신과 산업 성장뿐 아니라 청취자 신뢰, 콘텐츠 투명성, 공적 책임을 함께 고려하는 제도 설계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향후 호주 상업 라디오 산업은 전통 방송 광고의 정체 속에서도 디지털 오디오, 팟캐스트, 데이터 기반 광고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러한 성장은 개별 방송사 편성 경쟁만으로 확보되기 어려우며, 멀티플랫폼 유통 전략, 광고 기반 시설 고도화, 인공지능 활용 역량,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규제 및 민관 협력 체계가 함께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호주 사례는 오디오 산업의 미래가 기존 라디오 이용 기반을 토대로 플랫폼 전략, 기술 혁신, 시장 표준화, 정책 대응을 결합한 통합 생태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