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문
디지털 미디어 환경 변화로 전통 라디오 산업은 구조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중국 라디오 청취자 규모는 감소하고 있으나, 차량 중심 청취 환경 확대와 오디오 플랫폼 성장으로 산업 구조는 새로운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본 연구는 중국 라디오 산업의 최근 변화 양상을 청취자 규모 변화, 청취 환경 변화, 플랫폼 전략, 차량 정책, 인공지능 활용, 수익모델 전환 측면에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중국 라디오 산업은 전통적인 주파수 기반 방송에서 벗어나 플랫폼 기반 오디오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차량 청취 환경과 데이터 기반 사용자 운영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들어가며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전통 방송 매체 영향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라디오 역시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 받으며, 중국 라디오 산업은 그 변화가 특히 뚜렷하게 나타나는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중국 라디오는 청취자 규모 감소와 광고 수익 감소라는 구조적 압박에 직면해 있으나, 동시에 차량 청취 환경 확대, 중앙방송 주도의 통합 라디오 플랫폼 성장, 인공지능 기술 도입, 생활 서비스 기반 수익모델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라디오 산업을 단순히 전통 매체의 쇠퇴로만 이해하기는 어렵다. 현재 중국 라디오는 여전히 수억 명 규모의 청취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차량과 스마트 단말 환경에서는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라디오 청취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청취 환경과 이용 방식, 콘텐츠 소비 구조가 빠르게 변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중국 라디오 산업의 핵심 과제 또한 청취자 감소가 아니라 기존의 방송 중심 라디오를 플랫폼 기반 오디오 서비스로 전환하는 데 있다.
이 글은 중국 라디오 산업의 최근 변화 양상을 다음 다섯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라디오 청취자 규모와 구조 변화이다. 둘째, 단말을 중심으로 한 청취 환경 변화이다. 셋째, 라디오 채널 구조조정과 플랫폼 전략이다. 넷째, 차량 청취 환경을 둘러싼 정책과 기술 변화이다. 다섯째, 광고 중심 구조에서 플랫폼 기반 수익모델로의 전환이다. 이를 통해 중국 라디오 산업이 주파수 중심 방송에서 플랫폼 기반 오디오 산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분석하고자 한다.
2. 중국 라디오 산업 현황
2-1. 청취자 규모 감소
중국 라디오는 여전히 대규모 청취자층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그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2019년 6.83억 명이던 청취자는 2021년 6.81억 명, 2023년 6.50억 명, 2025년 5.78억 명으로 감소했으며, 그 폭 또한 점차 커지고 있다.
| 연도 | 청중규모(억명) | 2년전 대비 증감율 |
|---|---|---|
| 2019 | 6.83 | - |
| 2021 | 6.81 | -0.29% |
| 2023 | 6.50 | -4.55% |
| 2025 | 5.78 | -11.08% |
이러한 감소세는 몇 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가정 중심 청취 환경의 약화이다. 과거에는 가정에 설치된 라디오 수신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방송을 청취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스마트 스피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온라인 음악 서비스, 팟캐스트 등 다양한 디지털 오디오 플랫폼으로 이용이 분산되고 있다. 둘째, 영상 플랫폼의 확산이다. 쇼트 폼(Short-form) 영상과 라이브 커머스, 알고리즘 기반 추천 영상 서비스는 이용자의 미디어 소비 시간을 크게 점유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오디오 콘텐츠 이용 시간을 감소시키고 있다. 셋째, 라디오 산업 수익 구조가 여전히 광고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이다. 청취자 감소는 광고 단가와 광고 집행 규모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콘텐츠 투자 감소와 인력 유출로 연결되는 구조적 문제를 초래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곧 라디오 산업의 급격한 쇠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라디오 산업의 특징은 전체 청취 규모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특정 이용 환경에서 여전히 높은 이용률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차량 청취 환경이다. 중국 라디오 산업 변화는 단순한 청취 감소 현상이 아니라 청취 환경과 이용 방식 변화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2-2. 청취자 구성 변화
중국 라디오 청취자는 주로 30~40대에 집중되어 있다. SMR Media(赛立信数据资讯, Selection Data Co. Ltd., 이하 SMR Media)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청취자 중 1980년대생과 1990년대생이 각각 30%로, 합하면 전체 청취자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1970년대생, 1960년대생, 2000년대생 비중은 감소 추세를 보인다.
| 연도 | 비중 | 전년도 대비 증감 추세 |
|---|---|---|
| 2000년대생 | 9.9% | 감소 |
| 1990년대생 | 30.4% | 증가 |
| 1980년대생 | 31.1% | 증가 |
| 1970년대생 | 21.2% | 감소 |
| 1960년대생 | 7.4% | 감소 |
이러한 결과는 라디오가 단순히 고령층 중심 매체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 중국 라디오 주요 청취자는 출퇴근 시간대 차량을 이용하는 도시 직장인층이다. 이들은 안정적인 청취 습관을 갖고 있으며, 소비력도 비교적 높은 집단으로 평가된다. 특히 교통·뉴스·생활 정보 콘텐츠 수요가 높다는 점에서 라디오 광고 시장에서도 핵심 소비 집단으로 여겨진다.
도시 지역 청취자는 청취 시간이 감소했으나, 집중도와 충성도는 오히려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라디오가 과거처럼 일상적으로 틀어놓는 매체라기보다, 특정 상황에서 선택적으로 이용되는 매체로 변화함을 의미한다.
2-3. 청취 환경 변화
최근 중국 라디오 청취 환경의 가장 큰 변화는 차량 중심 청취 구조 확대다. 조사 결과 차량 청취 비중은 약 70% 수준으로, 가장 높게 나타난다. 반면 가정용 라디오 수신기를 통한 청취는 크게 감소했으며, 모바일 앱 기반 청취 역시 다른 오디오 서비스와의 경쟁으로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 이용 환경 | 비율(중복 가능) | 전년대비 증감율 |
|---|---|---|
| 차량 | 약 70% | 증가 |
| 모바일 앱 | 약 50% | 감소 |
| 가정용 수신기 | 20% 미만 | 감소 |
그러나 차량 공간 역시 다양한 오디오·영상 플랫폼이 경쟁하는 미디어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조사 결과 차량 내 오디오 이용은 온라인 음악 서비스,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라디오 순으로 나타났다. 차량 환경에서도 라디오는 다양한 디지털 오디오 서비스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2-4. 선호 채널 분야
채널 분야별 청취 비중을 살펴보면 뉴스, 교통, 음악 분야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년 대비 증가율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뉴스 분야는 2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교통 분야가 17.0%, 음악 분야가 13.9%로 그 뒤를 잇는다. 특히 교통과 음악 분야는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는 라디오 이용 행태가 정보 제공, 이동 환경 지원 등을 중심으로 구성됨을 보여준다. 경제, 생활, 문화예술 분야 역시 일정한 증가세를 보이나, 전체 청취 구조에서는 뉴스와 교통 중심의 실용 정보 콘텐츠가 여전히 핵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이러한 채널 분야 구조는 차량 중심 청취 환경 확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통근 및 이동 시간 라디오 청취자가 증가하면서 교통 정보, 뉴스 같은 콘텐츠 수요가 높아지는 것이다. 반면 농촌이나 자동차 관련 분야는 비중 자체가 크지 않으나 증가율은 높게 나타난다. 이는 특정 관심 분야나 생활 영역에 특화된 오디오 콘텐츠 수요도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라디오 분야는 과거 오락 중심 편성에서 벗어나 정보 제공과 이동 환경에 적합한 실용적 콘텐츠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를 보인다. 이는 차량 중심 청취 환경 확대, 모바일 청취 증가, 실시간 정보 수요 확대 등 최근 미디어 이용 환경 변화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 순위 | 채널 분야 | 비율(%) | 전년도 대비 증감율(%) |
|---|---|---|---|
| 1 | 뉴스 | 23.2 | 13.0 |
| 2 | 교통 | 17.0 | 23.0 |
| 3 | 음악 | 13.9 | 25.9 |
| 4 | 경제 | 7.6 | 22.6 |
| 5 | 생활 | 4.8 | 0.6 |
| 6 | 문화예술 | 4.2 | 21.3 |
| 7 | 자동차 | 1.3 | 4.7 |
| 8 | 기타 | 1.0 | 49.3 |
| 9 | 농촌 | 0.7 | 50 |
2-5. 청취 형태
차량 환경은 라디오 청취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운전 중에는 시각 콘텐츠 이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음성 콘텐츠가 더 적합하다. 출퇴근 시간대 반복 이용 패턴이 형성된다는 점도 라디오 청취에 유리한 환경이다. 다만 차량 이용 환경이 확대된다고 해서 라디오 소비가 우위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차량 공간 역시 다양한 오디오·영상 플랫폼이 경쟁하는 미디어 환경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CSM(中国广视索福瑞媒介研究, CSM Media Research) 조사에 따르면 차량 내 미디어 시스템 이용에서 온라인 음악 서비스가 7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은 46%, 라디오는 3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차량 환경에서도 라디오가 더 이상 기본적인 청취 매체로 기능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용자들은 온라인 음악, 오디오북, 일부 영상 콘텐츠까지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청취 방식이 생방송 중심에서 주문형(on-demand) 중심으로 이동한다는 점이다. 차량 환경에서 주문형 오디오 콘텐츠 청취 시간이 생방송 청취 시간을 넘어서는 현상은 전통적 라디오 모델의 한계를 드러낸다. 라디오는 실시간 편성, 동시성, 생방송의 현장성을 강점으로 발전해 왔지만, 이용자들은 이제 편성에 맞춰 청취하기보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국 라디오의 핵심 과제는 차량 환경을 청취자 기반으로 유지하면서 실시간 라디오와 주문형 오디오를 결합한 복합형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 있다.
3. 중국 라디오 산업 발전 전략
3-1. 전략 1: 단일 주파수 운영에서 플랫폼 기반 운영으로
중국 라디오 산업의 핵심 전략 중 하나는 오디오 플랫폼 구축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앙방송총국(CMG)의 '윈팅(云听)'과 상하이방송그룹(SMG)의 '아지미더(阿基米德)'를 들 수 있다. 두 플랫폼은 전국 라디오 채널을 통합한 실시간 재생 서비스와 주문형 오디오 콘텐츠, 데이터 기반 추천 기능을 결합한 종합 오디오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플랫폼 전략의 핵심은 운영 방식 전환에 있다. 과거 라디오 방송이 특정 주파수와 편성표 중심으로 운영되었다면, 플랫폼 환경에서는 사용자 계정과 데이터가 운영의 중심이 된다. 이용자 취향과 이용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다양한 단말 환경을 연결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윈팅은 이러한 플랫폼 전환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2020년 출범 이후 중앙방송총국 라디오 콘텐츠 독점 서비스권을 확보하고 전국 1,500여 개 라디오 채널을 통합해 실시간 재생 서비스와 다시 듣기 서비스를 제공한다.1) 또한 뉴스·문화·지식 등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하며 인공지능 뉴스 진행자 음성 서비스와 어린이 낭독 평가 기능2) 등을 도입했다.
스마트폰, 차량용 시스템, 태블릿 PC,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단말을 지원하며 표준형·어린이형·간편형 등 다양한 이용 모드도 제공한다. 이러한 플랫폼 전략에 힘입어 출시 5년 만에 전체 사용자 4억 명 이상, 차량 단말 사용자 1.1억 명 이상을 확보했고 주요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해 자동차 정보 오락 시스템 분야에서도 핵심 입지를 구축했다. 이는 라디오 서비스를 모바일 앱으로
- 1) CMG의 라디오 방송 콘텐츠는 기존에 '시말라야(喜马拉雅)' 등 타 오디오 플랫폼에도 공급되었으나, 2022년부터는 자사 플랫폼인 '윈팅(云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당 플랫폼에만 독점 공급되고 있다.
이전한 수준을 넘어, 국가급 방송기관이 주파수·콘텐츠 자산과 자동차 생태계를 결합해 플랫폼 기반 사용자 생태계를 구축한 사례로 평가된다. 아지미더는 다른 방향의 플랫폼 모델을 보여준다. 상하이 SMG 계열 플랫폼인 아지미더는 오디오 서비스에 소셜 기능과 기술 역량을 결합해 단순 청취 중심 서비스를 커뮤니티 기반 이용 구조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국가급 통합 플랫폼인 윈팅과 달리 지역 방송사가 기술·커뮤니티·세분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중국 라디오 플랫폼 전략은 단일 모델로 발전하고 있지 않다. 중앙은 통합형·규모형 플랫폼을, 지방은 관계형·세분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발전 모델을 보인다. 플랫폼화가 단순히 앱 출시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정한 플랫폼화는 라이브와 주문형 서비스를 결합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축적·분석하며, 차량·모바일·가정·웨어러블 등 다양한 단말을 연결하고, 콘텐츠 소비를 서비스·커머스·광고·이벤트 등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확장하는 운영 체계 구축에 있다. 이러한 점에서 중국 라디오 산업은 이미 '채널 운영' 구조에서 '사용자 운영' 기반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3-2. 전략 2: 채널 구조조정
중국 라디오 분야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주파수 폐지와 통폐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3년 이후 매년 20~40개 이상, 2025년 기준 누적 약 90개 이상의 주파수가 폐지되었다. 폐지 대상은 주로 지역의 음악, 농촌, 문예, 생활 정보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거나 대체 가능성 높은 채널에 집중되었지만, 2025년 중앙방송 CMG도 HIT FM(음악 관련 방송) 등 3개 주파수를 폐지했다.
| 연도 | 2023 | 2024 | 2025 |
|---|---|---|---|
| 폐지한 라디오 주파수 개수 | 20+ | 30+ | 40+ |
이러한 변화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광고 시장 축소에 대응하는 구조조정 성격을 가짐과 동시에 라디오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3-3. 전략 3: 차량 청취 환경의 전략적 강화와 정책적 뒷받침
차량은 현재 중국 라디오 산업이 가장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핵심 청취 환경인 만큼 중국 정부는 차량 청취 환경을 정책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차량 라디오 수신 모듈 장착 확대와 차량 오디오 시스템 표준 구축 등이 주요 정책 내용이다. 이는 재난 상황에서 공공 정보 전달과 차량 미디어 시장 선점을 동시에 고려한 것이다. 2023년 국가광전총국, 공업정보화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등 라디오 산업 관련 주관 정부부처는 '차량용 콘텐츠 관리 강화 통지'를 발표했다. 통지(정책)의 주요 내용은 차량 단말에 무선 라디오 수신 모듈 탑재 확대, 차량 오디오 시스템 기술 표준 강화, DRM(Digital Radio Mondiale)·CDR(China Digital Radio) 등 디지털 라디오 기술 개발 등이 포함되었다. 2024년에는 '차량 무선 라디오 수신 시스템' 강제성 국가표준 제정에 따른 의견 청취도 실시했다.
중국 정부가 이를 정책 수준에서 다루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재난 대응과 공공 안전의 문제다. 이동통신망은 재난 상황에서 기지국 피해나 통신 혼잡으로 장애가 발생할 수 있지만, 라디오는 장거리 송출과 광대역 수신을 통해 긴급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둘째, 자동차 정보 오락 시스템 표준 선점 문제다. 자동차가 점점 '움직이는 미디어 단말'이 되어가는 상황이라, 차량 시스템 기본 기능에 무엇이 들어가느냐는 향후 콘텐츠 유통 질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라디오가 차량 기본 기능에서 배제될 경우, 플랫폼 시장에 다시 진입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중국은 기술 표준과 정책 규범을 통해 차량 내 라디오 수신을 제도화함으로써 최소한의 진입 장벽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셋째, 새로운 에너지 기반 차량 확산과의 연동이다. 중국은 전기차나 스마트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며, 차량 내 디지털 콘텐츠 소비도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라디오가 단순히 과거의 FM 수신 기능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 교통 정보, 재난 정보, 인공지능 추천형 오디오, 공간음향, 음성 인터페이스 등과 결합한 '스마트 자동차 오디오 서비스'로 진화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차량 정책은 전통 라디오 보호 정책이 아니라, 차량 기반 오디오 서비스의 미래 질서를 선점하려는 전략적 정책이다.
3-4. 전략 4: 인공지능 활용, 제작 자동화에서 개인화·멀티플랫폼 확장까지
최근 중국 라디오 산업의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인공지능 기술의 본격적인 도입이다. 중국 주요 방송사들은 인공지능 뉴스 진행자,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스마트 교통 정보 방송, 공간음향 기술, 대형언어모델 기반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도입은 제작 효율 개선을 넘어 라디오 콘텐츠 생산 방식과 서비스 구조를 전반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공지능은 라디오 콘텐츠 제작 과정 자동화를 크게 확대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공지능 뉴스 진행자이다. 중국 중앙방송총국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뉴스 속보와 단신 등 반복 정보 콘텐츠를 자동 제작하고 있으며, 현재 뉴스 방송의 약 95% 이상이 인공지능 기반 시스템을 통해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공지능은 라디오 서비스 개인화 수준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도 한다. 전통 라디오는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콘텐츠를 모든 청취자에게 제공하는 편성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라디오 시스템은 이용자의 위치 정보, 청취 이력, 콘텐츠 선호도를 분석해 개인별로 서로 다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동일 채널을 청취해도 이용자에 따라 뉴스, 음악, 교통 정보가 다르게 제공되는 것이다. 이는 라디오가 가진 동시성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플랫폼 환경의 맞춤형 콘텐츠 소비 방식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은 오디오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하는데도 활용된다. 최근 중국 방송사들은 딥시크(DeepSeek) 같은 대형언어모델을 활용해 콘텐츠를 자동 요약하고, 짧은 영상이나 소셜미디어 콘텐츠로 재가공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실시간 방송 콘텐츠에 그치게 하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에 재유통되는 원천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든다.
공간 음향 기술의 발전도 주목할 만하다. 중앙방송총국이 개발한 '삼차원 정채음(三维菁彩声, Audio Vivid)' 기술은 세계 최초 인공지능 기반 오디오 코덱 기술로 평가되며, 실제 공간에 가까운 입체적 음향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차량 환경에서 높은 활용 가능성을 보이며, 좌석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음향 효과를 제공하는 새로운 청취 경험을 구현하고 있다.
중국 라디오 산업의 인공지능 활용 전략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콘텐츠 제작 자동화, 둘째, 데이터 기반 개인화 서비스 확대, 셋째, 오디오 콘텐츠의 멀티플랫폼 확장이다. 이러한 변화는 라디오가 전통 방송 매체를 넘어 데이터와 알고리즘, 생성형 인공지능이 결합된 새로운 오디오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3-5. 전략 5: 광고에서 산업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의 탐색
중국 라디오 산업은 광고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브랜드 협업, 이벤트 사업, 콘텐츠 지식재산(IP) 개발, 생활 서비스 플랫폼 구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차량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플랫폼은 새로운 수익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CMG의 '윈팅' 플랫폼은 전통 광고 판매 대신 '브랜드 가치 – 콘텐츠 IP – 플랫폼 참여'를 결합한 통합 마케팅 모델을 구축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보이스, 중국의 설날(中国声音中国年)' 프로젝트는 단순 광고 편성이 아니라 라디오 방송, 오디오 플랫폼 라이브, 이용자 참여 이벤트, 콘텐츠 아카이브를 결합한 브랜드를 콘텐츠 경험 속에 자연스럽게 통합한 사례다.
2025년 이 프로젝트는 윈팅 플랫폼에서만 600만 명 이상이 참여했고, 이용자 간 상호작용 횟수도 약 589만 회에 달했다. 이는 광고가 더이상 30초 개별 판매 중심으로 운영되지 않으며, 브랜드가 이용자 참여형 문화 프로젝트를 통해 장기적인 접점을 형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사례인 '꼬마 낭독자(小小朗读者)' 프로그램은 라디오가 교육, 가족, 문화 가치와 결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프로젝트는 누적 15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참여했고, 전체 노출 규모는 10억 회를 넘어섰다. 여기서 브랜드는 단순한 광고주가 아니라 문화 프로그램의 후원자이자 공동 기획자로 기능한다. 이런 모델의 핵심은 라디오가 지닌 음성 친화성, 가족 친화성, 공공성 이미지를 상업적 가치로 전환하는 데 있다. 이벤트 경제 역시 중요한 수익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윈팅의 '팬 페스티벌' 같은 행사는 주요 자동차 기업이 2년 연속 후원하며 자동차, 음악, 팬 커뮤니티를 결합한 행사로 발전했다. 오프라인 공연과 온라인 플랫폼 참여를 동시에 활성화하며, 라디오가 단순한 송출 매체를 넘어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미디어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방 방송 차원에서는 생활 서비스 플랫폼으로의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광둥성 교통방송은 '럭키차주플러스(大吉利车主+)' 플랫폼을 출시했는데, 이는 차량 구매, 중고차 거래, 정비 예약, 보험·검사, 자동차 용품 판매 등을 통합한 자동차 생활 서비스 플랫폼이다. 현재 약 1,900개 이상의 오프라인 서비스망과 연계되어 운영되고 있다. 교통 라디오가 과거 차량 이용자에게 교통 정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차량 이용자의 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이 플랫폼 수익 구조 역시 광고가 아니라, 거래 수수료, 회원 서비스, 데이터 기반 맞춤 마케팅, 관련 상품 판매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수익모델 변화의 핵심은 라디오 산업 정체성이 변화한다는 점이다. 과거 라디오는 광고 시간을 판매하는 산업이었다면, 현재 중국 라디오는 콘텐츠 신뢰도, 이용 환경, 사용자 관계, 지역 서비스망을 결합해 생활형 플랫폼 비즈니스로 확장하고 있다. 차량 청취 비중이 높은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 후속 시장과의 결합이 자연스러운 산업 확장 경로로 작동하고 있기도 하다.1)
- 1) CMG의 라디오 방송 콘텐츠는 기존에 '시말라야(喜马拉雅)' 등 타 오디오 플랫폼에도 공급되었으나, 2022년부터는 자사 플랫폼인 '윈팅(云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당 플랫폼에만 독점 공급되고 있다.
- 2)2.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 및 고전 문학 작품을 어린이가 낭독하면 유명 아나운서 낭독을 표준으로 AI 음성 평가 기술(억양, 발음, 유창성, 속도 등)로 정밀 분석하여 평가 결과를 제공하는 서비스.
4. 마치며
중국 라디오 산업의 최근 변화는 '전통 매체의 쇠퇴'로 단순화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는 방송형 라디오에서 플랫폼형 오디오 산업으로의 구조적 전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청취자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수억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핵심 청취층은 30~40대 도시 직장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청취 환경 역시 가정 중심에서 차량 중심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동시에 주파수 통폐합, 오디오 플랫폼 구축, 차량 정책 강화, 인공지능 기술 도입, 산업형 수익모델 개발 등이 병행되며 라디오 산업의 구조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라디오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오디오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라디오 산업에도 여러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첫째, 라디오 산업 경쟁력은 더이상 채널 수나 송출 범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핵심은 플랫폼 운영 역량, 사용자 데이터 축적, 다중 단말을 연동하는 능력에 있다. 방송사들은 '몇 개의 채널을 운영하는가?' 보다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계정 단위로 확보하고 지속 연결할 수 있는가?'를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둘째, 차량 환경은 여전히 중요한 전략 공간이다. 그러나 차량 기반 이용 환경이 자동적으로 라디오의 우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음악, 영상 플랫폼, 스마트 자동차 시스템 등 다양한 서비스와 경쟁해야 한다. 따라서 라디오는 실시간 정보 제공, 공공성, 운전 친화적 음성 서비스, 공간음향 기술, 인공지능 기반 맞춤 추천 등 차량 환경에 특화된 가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인공지능은 라디오 산업의 보조 기술이 아니라 산업 구조 재편을 이끄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인공지능은 콘텐츠 제작 자동화뿐 아니라 개인화 추천, 콘텐츠 재가공, 멀티플랫폼 확산 등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라디오 경쟁은 우수한 진행자 확보 차원을 넘어, 추천 알고리즘과 콘텐츠 확장 시스템 구축 정도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넷째, 수익모델은 광고에서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브랜드 협업, 교육·가족형 프로젝트, 이벤트 경제, 생활 서비스 플랫폼, 자동차 후속시장 연계 등은 중국 라디오가 기존 시간대 광고 판매를 넘어 콘텐츠 산업, 서비스 산업, 커뮤니티 산업과 결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라디오가 더 이상 '광고 시간을 판매하는 방송'이 아니라 '신뢰 기반 이용 환경을 구축하고 다양한 거래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 라디오 산업의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 문제가 아니라 산업 구조 전환의 문제다. 방송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플랫폼, 이용 환경, 사용자, 서비스 중심의 산업 구조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가 된다. 이러한 점에서 중국 라디오의 변화는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 라디오 산업에도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된다. 특히 차량 기반 청취 환경, 인공지능 기반 오디오 서비스, 공공성과 상업성을 결합한 플랫폼 모델은 향후 라디오 산업 재편 논의에서 의미 있는 정책적·산업적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