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신산업으로 떠오르는 'NFT' 시장
블록체인이란 일정 조건을 갖춘 노드에 기록을 분산 공유하여,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탈중앙 거래를 실현시킨 디지털 장부를 뜻한다.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수준을 벗어나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는데, 이제는 사회 전 분야로 기술적용이 가속화되는 단계에 진입해 있다.
특히 가치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와 달리 자산의 희소성을 보장하고 원본 증빙이 가능하며, 소유자 정보와 거래 이력 등 데이터의 위·변조가 불가능한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 Fungible Token, NFT)’이 등장, 새로운 미래 경제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과 토큰 이코노미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가상의 인물(개인 혹은 연구 그룹)은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논문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가상자산 ‘비트코인(Bitcoin)’을 제안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 거래기록을 중앙집중형 서버에 보관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일정한 조건을 갖춘 노드의 참여자 모두에게 내용을 공유하는 분산형 디지털 장부를 말한다.
거래기록 원장을 특정 기관의 중앙 서버가 아닌 P2P(Peer-to-Peer) 네트워크에 분산하여, 참가자가 공동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원리 덕분에 거래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 탈중앙화 시스템 구현이 가능해진 것이다.
블록체인 과학연구소를 설립자 멜라니 스완(Melanie Swan)은 블록체인이 3단계로 발전되어 오면서, 다음과 같이 주요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금융 분야를 선두로 다양한 영역에서의 기술 활용이 추진되는 한편, 가상자산을 중심으로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먼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대한 참여와 기여에 인센티브 토큰을 발행하고, 발행된 토큰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해 실물경제 안에서 재화로 인정받도록 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실물경제 부문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거부감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고, 가상자산 역시 변동성이 큰 까닭에 토큰 이코노미가 활성화 단계에 이르기엔 어려움이 있다.
토큰의 가격 안정성을 확보하고 제도권 편입을 위해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하지만,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공공과 민간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연계하여 데이터를 원활하게
유통 및 공유하게 된다면 인류의 미래 경제구조는 상상 이상의 효율적 변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 NFT의 등장
토큰마다 고유의 값을 가지고 있어 A 토큰을 B 토큰으로 대체할 수 없는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을 NFT라 부른다.
다시 말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과 같이 발행된 가상자산을 서로 동일한 가치로 거래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각 토큰이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고유한 자산인 것이다.
NFT는 2015년 10월 ‘이더리아(Etheria) 프로젝트’로 시작되어, 11월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이더리움 개발자 회의 ‘데브콘(Devcon)’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7년 6월 ‘라바 랩스(Larva Labs)’라는 기업에서 발표한 NFT 캐릭터를 판매 플랫폼 ‘크립토펑크(CryptoPunks)’가 출시되면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게임 아이템, 실물 자산, 예술품 등 활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NFT 발행에는 ERC(Ethereum Request for Comment)라는 프로토콜을 사용하는데, ERC는 이더리움을 이용해 가상자산을 발행할 때 지켜야 하는 일종의 표준 규칙이다.
ERC-721과 최근 개발되어 적용되고 있는 ERC-1155 프로토콜 등이 NFT 발행에 사용되고 있는데, ERC-721은 예술품, 골동품, 미술품, 캐릭터 등의 거래에 사용되고 있으며
ERC-1155는 ERC-20과 ERC-721의 장점을 혼합하여 설계된 프로토콜이다.
NFT는 자산의 희소성 보장 및 원본성 증빙이 가능하고, 소유자 정보와 거래 이력 등 데이터의 위·변조가 불가능하여 무결성 확보가 가능한 기술이다.
디지털 자산의 메타 데이터와 정보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참여노드에 분산저장 되기 때문에 위변조가 불가능하며, 최초 발행자부터 현재 소유자까지의 모든 거래 내역의 추적이 가능하다.
또한 하나의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호환성을 가지고 있으며, 자산의 가치와 자산이 형성된 시장도 유지될 수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NFT 시장
코인데스크(CoinDesk)에서 발표한 <2021년 1분기 암호화폐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NFT의 거래량은 2020년 12월 930만 달러에서 2021년 3월 2억2600만 달러로 약 25~26배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2021년 1/4분기에 거래된 NFT 거래량이 2020년 전체 거래량의 총합을 초과했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다양한 분야에서 NFT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와 서비스, 인프라 등이 개발되고 있으며, 실제 비즈니스에 이용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NFT 시장은 현재 오픈씨(Opensea), 라리블(Rarible), 바이낸스(Binance) 등 해외 NFT 거래 플랫폼을 중심으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세계 최대 NFT 마켓 플랫폼인 오픈씨(Opensea)의 경우 2021년 8월 22일 기준 12억3천만 달러의 거래액을 발표하며 ‘NFT 거래 역사상 최초 10억 달러 돌파’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에도 2021년 4월 NFT 거래소인 NFTing이 오픈하였으며, 그라운드X, 업비트, 코인플러그 등에서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베타 서비스를 진행중에 있다.
게임
모든 분야 가운데 가장 먼저 NFT가 도입된 영역은 게임 분야이다.
2017년 11월 NFT를 활용한 최초의 게임 ‘크립토키티(CryptoKitties)’ 내에서는 NFT 방식의 아이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2018년 9월에는 한화 약 1억8천만 원에 희귀 크립토키티 드래곤이 거래된 일도 있다.
또 2018년에 베트남의 스타트업 ‘스카이 마비스’는 NFT 가상자산 기반의 수익 창출 게임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를 출시했다.
2019년 12월에는 영국(EPL), 프랑스(Ligue1), 스페인(LaLiga), 대한민국(K-리그) 등 각국의 축구구단 라이선스를 확보하여 선수 카드를 NFT로 발행 및 배포하고,
유저 간 교환, 거래, 수집할 수 있는 게임 ‘Sorare’가 론칭되었다.
국내에서도 2020년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프랜즈 게임즈’에서 ‘크립토드래곤’이란 NFT 게임을 출시한 바 있으며,
위메이드의 게임 ‘미르4’ 글로벌 버전에서도 아이템 제작과 기능강화 등에 NFT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메타버스
최근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입학식과 졸업식, 기업 MOU 협약식 등 각종 행사뿐만 아니라, 콘서트, 팬미팅 등 여러 이벤트가 메타버스 내에서 개최되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공간 속에서 자신만의 아바타로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거나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여 거래도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NFT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과 제공,
이용과 구매(소비)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체들도 메타버스 내에 소속사 연예인 아바타와 굿즈, 음원 등을 NFT로 판매하기 위해 발빠르게 접근하고 있는 추세다.
비즈니스
게임, 메타버스 등 NFT를 융합한 다양한 시도가 여러 영역에서 일어나며,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도 증가하고 있다.
2021년 3월 프론티스, 피식스컨설팅, 코어다트랩 등의 3사가 MOU를 맺고, 마켓 플레이스에 출시할 메타버스 플랫폼 및 NFT 서비스 개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해당 플랫폼 내에서 NFT 기반의 비대면 수업(VR), 게임(아이템 거래), 비즈니스(메타버스 부동산 거래), 행사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구현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2021년 4월 국내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플레이댑’은 NFT와 메타버스를 융합한 게임 ‘(가칭)플레이댑 타운’ 개발을 발표하며,
유저 간 게임을 통해 얻은 포인트 또는 NFT를 쿠폰 형태로 게임 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밖에 NFT를 활용한 미술품 거래, 부동산과 자동차 거래 등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가지고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NFT의 한계와 미래
NFT가 미래 경제구조를 뒤흔들 만큼 잠재력과 파급력은 가지고 있으나, 아직 넘어야 할 산과 건너야 할 바다는 존재한다.
NFT가 거래되는 과정에서 주로 이용되는 가상자산 이더리움의 변동성이 높아 안정적 시장형성의 저해 요인이 되고 있으며,
실물 거래시장과 NFT 거래시장 사이의 호환성이 낮아 디지털 자산 시장의 신뢰성 확보에도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실물경제 도입의 길을 막아서고 있는 각종 법과 제도도 커다란 장벽이다.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통해 가상자산을 규제하고 있는 우리 법이 NFT에도 적용되는지 아직 명확한 유권해석이 부재한 상황이며,
NFT에 대한 법 적용여부도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또한, 실물과 디지털 자산의 NFT 발행 절차, 진본 확인을 위한 제도적 수단도 신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위변조 자산이 NFT로 발행된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 진위를 판별하기 어려워 큰 손해를 볼 수 있으며, 원저작자 또는 소유권 정보를 조작할 경우 저작권 등의 권리도 보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NFT 자산 정보에 대한 전반적 신뢰성 형성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실물경제와 NFT가 상생, 시너지를 내도록 하기 위한 적용 노력은 크게 부족한 형편이다.
NFT와 가상자산이 기존 질서를 파괴하게 될 거란 불안감이 가장 큰 원인이며,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NFT가 기득권 경제에 거센 저항에 직면하고 있는 까닭이다.
앞으로 블록체인, NFT 기술의 사회적 수용을 높이려면 기존 시스템과 제도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인 변화를 제안하고 기술 고도화를 추진해 나아가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해외에서는 NFT가 미래에 새로운 경제구조를 형성할 흐름으로 인식하고 빠르게 현실화에 나서고 있다.
우리도 그러한 빠른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해, 미래의 경제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도록 많은 정책적 노력과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
참조
-
[NFT 기술의 이해와 활용, 한계점 분석], KISA Insigth 2021 Vol.03, 한국인터넷진흥원

-
민경식, [국내 블록체인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제언],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주간기술동향, 2018. 03. 21.

-
박지영, [진화하는 가치플랫폼, 블록체인 3.0], 한국예탁결제원, 주간기술동향 2018. 06. 06.

-
홍준, “블록체인 기술과 토큰 이코노미 발전분석”, 2018

-
디지털데일리, “프론티스·피식스컨설팅·코어다트랩, 메타버스 상 비즈니스 창출 위한 MOU 체결”, 2021. 03.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