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우리 삶에 들어온 것은 최근 일이 아니다. 이미 산업현장에서는 단순 반복 작업을 로봇이 대체하기도 하며, 식당에서는 음식을 나르는 로봇이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로봇에 인공지능이 합쳐지면서 일상생활에서 혁신적인 물결이 강해지고 있다.
일명 컴패니언(Companion·동반자) 로봇이 인간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사람들의 동반자가 되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로봇
1인 가구 증가는 세계적인 경향을 보인다.
늘어나는 1인 가구가 인구 감소를 재촉하자 각국에선 정부 차원의 담당 장관이 생기는가 하면 고독한 고령자와 젊은 층을 연계시키는 기업도 나오는 등 다양한 해법이 모색되고 있다.
출처 : 사회보장위원회, 연도별 1인가구 수 및 추계(1985~2045)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패니언 로봇’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컴패니언 로봇은 인간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설계된 로봇으로, 인공지능이 더해지면서 인간의 삶을 더욱 윤택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
이를 통해 인간의 복지 수준 향상 위하여 컴패니언 로봇 관련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혼자 사는 노인을 위한 컴패니언 로봇
출처 : Intuition Robotics, 인튜이션 로보틱스의 엘리큐
이스라엘 컴패니언 AI 로봇 기업 인튜이션 로보틱스(Intuition Robotics)는 올해 초, 노령 인구를 위한 컴패니언 로봇 엘리큐(ElliQ)를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미국 성인 4명 중 1명은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고 있어, 평균수명을 낮추는 요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이에 인튜이션로보틱스는 엘리큐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엘리큐는 인간-로봇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지만 인간형 로봇이 아닌 기계처럼 보이도록 디자인돼 있다.
그렇게 디자인한 이유는 대화 능력에 더 집중해서다. 엘리큐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마이크와 스피커가 있는 램프모양의 ‘얼굴’부분으로 빛이 나면서 움직이는데, 소리 등을 통해 인간에게 미묘한 감정을 전달하고 친근감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두 번째 부분은 터치스크린 태블릿으로 사진이나 추가 정보를 표시하거나 영상통화 기능을 수행하는 데 활용된다.
엘리큐는 이용자의 일상과 습관, 일정, 약속 등을 학습하여 필요한 순간에 이용자에게 질문을 던지며, 사용자의 대답에 따라 후속 질문을 던지거나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로봇과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는데, 이런 상호작용은 엘리큐의 AI 엔진과 방대한 양의 데이터 및 정보처리 기술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
이외에도 영상이나 음악을 재생하거나 영상통화를 걸고 문자를 보내는 등 기본적인 통신기능도 수행한다.
고령의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엘리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건강 기록을 추적하고 활력 징후를 추적하는 것이다.
엘리큐는 건강과 관련한 데이터 축척 및 서비스를 활용해 고령의 이용자가 음식을 먹고 운동할 수 있도록 상기시켜준다.
미국 뉴욕주는 주내 800명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엘리큐를 배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독립성과 사회적 교류를 제공하고, 고령인구의 건강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양한 용도의 컴패니언 로봇 출시 증가
최근 많은 기업에서 다양한 형태의 컴패니언 로봇을 출시하고 있는데, 이중 가장 주목할 만한 형태의 로봇은 바로 ‘애완동물’ 로봇이다.
소니는 올해 초, 인공지능 기반의 애완 로봇 ‘아이보(Aibo)’를 출시했다.
아이보의 얼굴 부분에는 카메라가, 발 부분에는 센서가 탑재되어 있으며 사용자의 습관을 학습하여 정서적 애착 형성이 가능하도록 했다.
일본에서는 에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인기가 많기 때문에 아이보는 일본 사용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는데 주효했다.
일본 스타트업 유카이엔지니어링(YukaiEngineering)이 출시한 머리와 팔, 다리가 없는 애완로봇 ‘큐보(Qoobo)’는 3만대 이상 판매되었다.
큐보는 털로 뒤덮인 몸통과 꼬리만 있으며, 꼬리 부분에는 동물의 움직임을 모방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있다.
물건 운반도 컴패니언 로봇이 활용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이다.
영국 뉴캐슬에서는 지난해 노인을 위한 세계 최초의 화물 로봇 ‘기타(Gita)’를 활용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해당 로봇은 최대 23kg의 물건을 운반할 수 있으며, 탑재된 6대의 카메라를 활용하여 360도 시야를 제공하고 주변환경을 감지할 수 있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기타를 고령인구의 동반로봇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차원의 컴패니언 로봇 도입
출처 : inceptivemind.com, 독일 병원의 Franzi
독일 뮌헨의 자치구 노이퍼라흐(Neuperlach)는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병원을 청소하고, 환자와 의료진에 말을 걸거나 노래를 할 수 있는 로봇 ‘프란치(Franzi)’를 도입했다.
프란치에는 청소 경로가 미리 프로그래밍 되어 있으며, 사람이 경로를 막고 있는 경우 “좀 비켜 주시겠어요?”와 같은 말을 걸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병원 면회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환자들은 프란치와 정서적 교감도 느낄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
캐나다 카나도르대학(CanadoreCollege)은 모크(Mork)와 민디(Mindy)라는 로봇 두 대를 활용하여 로봇이 노인의 사회적 고립을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은퇴자 주택 등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로봇을 활용한 노인의 건강관리와 인간관계관리, 웰빙프로그램의 유효성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컴패니언 로봇
상명대·서울대 산학협력단 컨소시엄은 인간친화형 인간-로봇 상호 작용 기술을 개발했다.
카메라, 키오스크 등 비접촉식 센서로 심박, 호흡, 피부온도뿐 아니라 음성, 표정, 행동까지 측정해 대상자 상태를 인식하고 그 결과를 로봇이 표현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정신의학적 질환에 따른 경제적 직·간접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사회적 문제 해결도 가능하다.
트라우마, 치매 등을 겪는 환자 대상 원격진료는 물론 일상에서 자가 치유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이 기술은 국가대표 양궁 선수단 마음 속 평정을 유지하는 훈련용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도쿄올림픽 양궁 종목에서 비접촉으로 측정한 선수 심박수가 방송 화면에 노출되기도 했다.
㈜로보케어는 실버세대를 위한 개인형‧그룹형 인지훈련 시스템을 탑재한 다양한 로봇을 제작하고 있다.
그룹형 로봇 인지훈련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실벗’과 가정용 인지훈련 로봇 ‘보미-1’, ‘보미-2’는 고령자 및 치매 위험이 있는 노인을 위해 탄생한 것으로 치매 예방,
뇌 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주며 돌봄 서비스 기능도 갖췄다.
㈜매크로액트는 이번 전시회에서 소니의 로봇 강아지 아이보처럼 반려동물의 외형을 한 로봇 고양이 ‘마이캣’을 개발했다.
인공지능 기술과 로봇공학이 결합된 마이캣은 초소형 카메라와 스피커, 센서 등을 통해 사람들을 구별하고 표정을 살피는 등 상호작용할 수 있다.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2022 지능형 로봇 실행 계획
우리나라 정부는 장애인·노약자를 위한 돌봄·재활에 대한 국가기본계획에 따라 ‘돌봄로봇’ 개발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이미 지원이 이뤄진 돌봄 로봇 4종(욕창 예방용 자세 변화, 이승보조, 배설보조, 식사보조)에 더해 비대면 상지재활 로봇시스템, 착용형 경량 상지재활 로봇 시스템,
환자중심 비대면 자가 재활 플랫폼 개발 등을 지속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 이동을 보조하기 위한 로봇 기술, 가정·사회생활을 돕는 기술 확보에도 시동을 걸어 노약자와 장애인의 광역 실내 공간 내 이동을 지원하는
‘자율이동로봇’과 가정 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돌봄 및 가사지원 로봇 기술 개발도 검토하는 등 컴패니언 로봇을 활용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