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문
'라디오데이즈 유럽 2026'(Radiodays Europe 2026, 이하 RDE 2026)이 2026년 3월 라트비아 리가에서 60개국 2,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행사를 관통한 키워드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자동차', '사람' 세 가지였다. 인공지능은 제작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도구로 자리 잡았으나, '유럽연합 인공지능 법'(EU AI Act) 시행으로 투명성 의무가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자동차 분야는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환경에서 라디오의 차량 내 기본 탑재 지위가 위협받고 있고, 이에 '라디오 레디(Radio Ready)' 연합을 중심으로 공영·상업방송이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왜 이 콘텐츠인가?'를 묻는 인간적 기획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도구는 바뀌어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공동체를 공고히 하는 라디오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1. 들어가며
"오디오의 미래는 사람들의 힘에 달려 있습니다."1)
라디오데이즈 유럽(Radiodays Europe)의 최고 경영자 피터 니겔(Peter Niegel)은 올해 개막 연설을 이 한 문장으로 시작했다. 뒤이어 라트비아 공영방송 이사회 의장 바이바 주지나(Baiba Zuzena)는 "오디오 시장은 쇠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장되고 있습니다."라고 화답했다.2) 국내 미디어 환경에서는 다소 낯설게 들릴 수 있는 발언이지만, 이 말은 지난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라트비아 수도 리가(Riga)에서 열린 RDE 2026 개막식 현장에서 실제로 울려 퍼진 말이다.
'라디오데이즈 유럽'은 유럽 최대 규모의 라디오·팟캐스트·오디오 산업 콘퍼런스로, 매년 봄 유럽 여러 도시를 순회하며 개최된다. 공영방송사와 상업방송사는 물론, 팟캐스트 제작자, 기술 기업, 콘텐츠 제작자 등 오디오 산업 전반의 주요 주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혁신 사례와 산업 경향을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 행사는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약 2,000명의 오디오 산업 관계자들이 참가하여 다양한 분과와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한편, 2022년부터는 아시아·태평양 30여 개국을 대상으로 한 '라디오데이즈 아시아(Radiodays Asia)'도 출범하여 해당 권역의 미디어 경향과 사업 기회를 공유하는 국제 교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전 콘텐츠 산업이 요동치는 지금, 전 세계 라디오 업계는 어떤 논의를 이어가고 있을까. RDE 2026 현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과 데이터였다. 대다수 유럽 방송사들은 인공지능을 위협 요소로 보기보다, 방송 제작에 적극 활용해야 할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었다. 소규모 팟캐스트 제작자들에게도 인공지능은 새로운 제작진을 얻은 것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자동차였다. 자동차 시장이 커넥티드카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차세대 자동차 환경에서 라디오가 어떻게 살아남을지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다. 미국 차량용 라디오 플랫폼 시장을 주도하는 엑스페리(Xperi)와 유럽 통합 라디오 플랫폼인 라디오플레이어(Radioplayer)가 각각 '자동차'를 주제로 분과를 진행한 것은 이 같은 업계의 관심을 잘 보여준다. 이는 국내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테슬라(Tesla)가 FM 수신 칩을 탑재하지 않은 차량을 출시한 이후, 커넥티드카 환경에서 라디오를 어떻게 안착시킬 것인가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세 번째이자 가장 의외였던 키워드는 '사람'이었다. 피터 니겔 최고 경영자의 개막 연설이 시사하듯, 수많은 분과에서 기술이 고도화되더라도, 결국 콘텐츠의 본질은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이야기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는 콘텐츠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이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연결 매개체'로 기능하는 라디오 고유의 역할에 대한 재확인이기도 했다.
이 글에서는 인공지능, 자동차, 사람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RDE 2026의 주요 논의를 정리하고, 이것이 국내 라디오·오디오 산업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 1) Radiodays Europe. (2026.03.23.). Radiodays Europe 2026 Kicks Off in Riga: Audio's Future Is People Powered! https://radiodayseurope.com/news/radiodays-europe-2026-kicks-off-in-riga-audios-future-is-people-powered/
- 2) Radiodays Europe. (2026.03.23.). Radiodays Europe 2026 Kicks Off in Riga: Audio's Future Is People Powered! https://radiodayseurope.com/news/radiodays-europe-2026-kicks-off-in-riga-audios-future-is-people-powered/
2. 인공지능과 데이터: 라디오 산업의 새로운 파트너
2-1. 인공지능은 대체가 아닌 '증폭'의 도구
RDE 2026에서 인공지능 관련 분과가 전달한 핵심 메시지는 인공지능이 라디오 제작자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동반자라는 것이다. 팟캐스트·오디오 콘텐츠 전문가 마이크 러셀(Mike Russell)은 '라디오 및 팟캐스트를 위한 고급 인공지능' 세션에서 "인공지능은 당신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은 당신을 증폭시킵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는 "아직은(yet)"이라는 단서를 괄호 안에 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발언은 단순한 격려가 아니었다. 현장에서 제시된 수치들이 이를 뒷받침했다. 고품질 팟캐스트 한 회차를 제작하는 데 통상 5~10시간이 소요되지만, 인공지능 도구를 적절히 조합하면 이 시간을 30분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400만 개의 활성 팟캐스트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이는 소규모 제작자들에게 든든한 제작진 한 팀을 새로 얻는 것과 같은 의미다. RDE 2026의 인공지능 분과들이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2-2. 기획부터 배포까지: 인공지능이 바꾸는 콘텐츠 제작 전 과정
현장에서 소개된 인공지능 도구들은 콘텐츠 제작의 어느 한 단계에 국한되지 않았다. 아이디어 구상, 녹음, 편집, 음성 향상, 콘텐츠 재활용, 배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아이디어 구상과 사전 조사 단계에서는 대화형 인공지능 모델 활용이 두드러졌다. 러셀은 현재 자신의 주요 작업 도구로 클로드(Claude)를 꼽으며, 인터뷰이(interviewee)에 대한 심층 조사와 사전 준비 문서 생성, 이야기 구상 등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분과 현장에서 인공지능이 인터뷰 대상자의 경력, 최근 현안, 잠재적으로 민감한 주제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준비 문서를 단 몇 분 만에 작성하는 장면을 시연했다. 실시간 웹 검색 기반의 퍼플렉시티(Perplexity) 역시 행사 정보나 최신 동향 파악에 유용한 도구로 소개됐다.
녹음과 편집 단계에서는 리버사이드(Riverside.fm)가 원격 인터뷰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양측에서 각각 고품질 영상·음성을 별도 트랙으로 녹화하고, 텍스트 기반 편집을 통해 불필요한 침묵이나 발화 실수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 음성 모델을 활용해 발화 오류를 해당 화자의 목소리로 자연스럽게 수정하는 기능은 현장에서 탄성을 자아냈다.
음성 품질 향상 분야에서는 일레븐랩스(11 Labs)의 V3 모델과 Adobe Podcast Enhanced Speech가 주목받았다. 일레븐랩스 V3는 70개 이상의 언어로 속삭임, 흥분, 슬픔 등 다양한 감정적 톤을 가진 인공지능 음성을 생성할 수 있으며, Adobe Podcast Enhanced Speech는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조악한 음질의 오디오에서도 배경 음악과 소음을 효과적으로 분리·제거하는 기능으로 '음성 향상의 표준'이라 평가받고 있다.

2-3. 인공지능 번역, 글로벌 오디오 시장의 문을 열다
인공지능 활용의 최전선에 선 사례로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The Telegraph)의 팟캐스트 번역 프로젝트가 주목받았다. 텔레그래프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부터 4년간 1억 3,800만 회의 청취를 기록한 일간 팟캐스트 'Ukraine: the Latest'를 일레븐랩스의 음성 복제 기술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1년간의 실험을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가 단순 기술 실험을 넘어 오디오 업계에 주는 시사점은 크다. 콘텐츠의 글로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영어 오디오를 분 단위 청크(Chunk)로 분할해 번역하고, 번역가가 매일 품질을 검수한 뒤 우크라이나어·러시아어 버전을 영어 버전 발행 1시간 후에 게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텔레그래프는 "인공지능은 저널리즘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하고 가속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인공지능 생성 콘텐츠임을 모든 회차에 명시하고 인간 번역가를 반드시 거치도록 안전장치를 유지했다.
물론 기술적 한계도 분명했다. 10분을 초과하는 오디오 청크에서는 번역 품질이 저하되고, 여러 화자가 등장하는 구간에서는 목소리 식별이 어려웠으며,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의 성별에 따른 문법 처리에서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명의 발음 오류로 인한 오역 문제, 그리고 매일 오후 5시라는 엄격한 발행 시간을 맞춰야 하는 뉴스 조직 특성상 인공지능 제공업체와의 긴밀한 실시간 협력 체계가 필수적이었다는 점도 현실적 과제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텔레그래프는 이 1년간의 실험을 통해 기술과 작업 과정에 대한 이해를 확보했고, 향후 유사한 프로젝트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4. 인공지능 에이전트: 자율적으로 진화하는 새로운 국면
RDE 2026 현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것은 단순한 인공지능 도구를 넘어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등장이었다. 마이크 러셀이 소개한 '오픈클로(Open Claw)'는 슬랙(Slack), 디스코드(Discord), 텔레그램(Telegram), 왓츠앱(WhatsApp) 등 메시지 앱에 통합돼 소셜 미디어 자동화, 콘텐츠 관리, 일정 관리까지 수행하는 자율 인공지능 에이전트 플랫폼이다. 특히 30분~1시간 단위로 자동 실행되며 접근 권한이 부여된 이메일, 달력, 소셜 미디어 계정 등을 스스로 살펴보고 최적의 전략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재귀적 자기 개선(recursive self-improvement)' 기능이 주목 받았다. 러셀은 "말 그대로 주머니 속에 원하는 모든 것을 해줄 수 있는 존재를 갖게 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러한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확산은 콘텐츠 제작 방식뿐만 아니라 방송 조직 전체의 운영 방식을 바꿀 잠재력을 갖고 있다. 동시에 데이터 접근 권한과 보안, 인공지능 생성 콘텐츠의 투명성 확보라는 새로운 과제도 함께 떠오르고 있다.
2-5. 유럽연합의 인공지능 법: 라디오 산업이 준비해야 할 투명성 의무
기술의 가능성과 함께 RDE 2026에서 또 하나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것은 규제였다. 유럽연합의 '인공지능 법'이 2026년 8월 전면 시행을 앞두면서, 오디오 산업이 준비해야 할 새로운 투명성 의무가 구체화되고 있다.
유럽연합 인공지능 법의 핵심 요구 사항은 명확하다. 인공지능 시스템을 사용해 딥페이크를 생성하거나 음성을 수정·합성한 경우, 해당 콘텐츠가 인공지능에 의해 제작된 것임을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750만 유로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유럽연합 인공지능 사무국이 발표한 '행동 강령(Code of Practice)'에 따르면, 인공지능 생성 오디오 콘텐츠는 청취자가 처음 접하는 순간(최초 인지 시점)부터 이를 알 수 있어야 하며, 30초를 초과하는 콘텐츠는 반복 고지가 요구된다.
문제는 이 요건이 시각 기반 매체와 달리 오디오 전용 매체인 라디오에 특수한 어려움을 안겨준다는 점이다. 화면 자막 하나로 간단히 표시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와 달리, 라디오는 주방, 자동차, 침실 등 화면 없는 환경에서 소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방송 광고 앞에 "이 콘텐츠는 AI가 생성하였습니다"라는 고지를 의무적으로 삽입하는 것이 광고의 감성적 분위기를 해치고 실질적인 방송 시간 비용까지 추가로 발생한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제기됐다. 독일 오디오 업계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방송사들이 전담 조직을 구성해 인공지능 광고에 대한 실용적 투명성 기준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번 RDE 2026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것은, 유럽 방송계가 인공지능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해야 할 동반자로 받아들이면서도, 그 사용에 따르는 윤리적 책임과 투명성 확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공지능은 콘텐츠 제작의 효율을 높이고 글로벌 도달 범위를 확장하는 강력한 도구임은 분명하지만, 라디오가 수십 년간 쌓아온 '신뢰'라는 핵심 자산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기술 도입과 함께 명확한 원칙과 방침의 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2-6. 데이터가 곧 전략이다: 디지털 오디오 광고 시장으로의 전환
인공지능과 기술 혁신이 콘텐츠 제작 방식을 바꾸고 있다면, 데이터는 라디오 산업의 사업 모델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 RDE 2026 현장에서 '디지털 오디오 수익화 실행 전략' 분과는 광고 시장의 무게 중심이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이동했음을 냉정하게 짚었다.
전통적인 라디오 광고 구매는 수백 개의 방송국에 개별 연락하고, 가격을 협상하며, 목록을 수동으로 배분하는 복잡한 과정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광고주와 대행사의 요구는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이들은 광고를 언제든 켜고 끌 수 있는 유연성, 실시간 최적화, 그리고 무엇보다 '누구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도달했는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측정 가능성을 원한다. 클릭, 웹사이트 방문, 매장 방문까지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팟캐스트, 실시간 재생 채널로 광고 예산이 이동한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주요 방송사들은 디지털 오디오 광고 체계를 3단계로 구축해나가고 있다. 첫 번째는 전통 라디오 영업 조직과 분리된 디지털 전담 판매 조직을 갖추고, 라디오 브랜드가 아닌 '도달 범위로서의 디지털 오디오'를 판매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데이터 계층을 추가하는 것이다. 광고주들은 단순한 목록이 아니라 청취자 별로 분류가 이뤄진 목록을 원한다. 독일의 한 방송사는 자체 데이터 관리 플랫폼(Data Management Platform, DMP)을 구축해 스마트 스피커, 커넥티드카, 실시간 재생 앱 등 쿠키나 모바일 ID가 적용되지 않는 환경에서도, 디지털 매출의 85%를 데이터 기반 광고에서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세 번째 단계는 전통적인 선형 라디오 편성에 따른 광고 구매가 아니라, 자동화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라디오에서도 대행사가 원하는 '켜고 끌 수 있는' 광고 환경을 제공함으로, 디지털 채널로 이탈한 광고 예산을 다시 끌어오는 전략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데이터 경쟁의 규모 문제다. 전체 오디오 시장의 5%만을 점유한 방송사라면 데이터 기반 광고에서 충분한 도달 범위를 확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스위스와 호주에서는 경쟁 방송사들이 연합해 공동 자동화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분과 발표자는 이를 두고 "진정한 경쟁 상대는 옆 방송국이 아니라 모든 디지털 기술"이라고 단언했다. 라디오 산업이 파편화된 채로 각자도생한다면, 구글·메타·스포티파이 같은 거대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라디오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국내 라디오 광고 시장은 청취율 기반의 전통적 판매 방식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으며, 디지털 오디오 광고 인프라와 데이터 체계는 걸음마 단계다. 유럽 방송사들의 사례는 데이터 기반 전략으로의 전환이 단순한 기술 투자가 아니라, 광고 시장에서 라디오가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임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이 콘텐츠 제작의 효율을 높인다면, 데이터는 그 콘텐츠가 만들어내는 가치를 광고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게 하는 핵심 수단이다.
3. 자동차: 라디오의 다음 전장
3-1. 차량 내 라디오, 위기인가 기회인가
라디오 산업이 인공지능이라는 파도를 타는 동안, 또 다른 전선에서는 전혀 다른 성격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RDE 2026의 자동차 관련 세션들은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5년, 10년 후에는 돌이킬 수 없는 위기가 현실이 된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숫자는 냉정하다. 현재 차량 내 오디오 소비의 80% 이상이 라디오다. 영국에서는 5명 중 1명이 차 안에서만 라디오를 청취하며, 차량 내 전체 오디오 청취의 50% 이상이 라디오 버튼을 통해 시작된다. 새 차 구매자의 90%가 차량에 라디오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한다. 라디오에게 자동차는 여전히 가장 강력한 청취 플랫폼이다.

그러나 이 견고해 보이는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 테슬라가 FM 수신칩을 탑재하지 않은 차량을 출시한 것은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차량 내 오디오 경험을 재정의하기 시작했다는 선언이었다. 커넥티드카 시대의 대시보드는 이제 수십 개의 앱과 실시간 재생 서비스가 경쟁하는 공간이 되었고, 라디오는 그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다시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RDE 2026 현장에서 라디오 레디 연합의 발표자는 이 상황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만약 라디오를 차량에서 찾기 어려워진다면, 라디오 청취는 잠재적으로 30~40%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 산업 전체의 공동 도전입니다." 위기감은 분명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패배주의와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이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전략들이 쏟아졌다.
3-2. 커넥티드카 시장의 판도와 라디오의 생존 방정식
자동차 시장의 변화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 성숙된 일부 시장에서는 커넥티드 기능의 보급률이 80%를 넘는 수준까지 올라왔으며, 특히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Android Automotive OS)는 향후 몇 년간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앞으로 100개 이상의 자동차 브랜드가 동일한 운영체제 기반 위에서 앱 생태계를 구성한다는 의미다. 차량 대시보드는 스마트폰 화면처럼 앱을 설치하고 선택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환경에서 라디오가 직면한 문제는 명확하다. 기존 라디오는 차량에 '기본 탑재'되어 있었다. 별도 선택 없이도 틀면 나왔다. 하지만 커넥티드카 환경에서는 다르다. 수십 개의 오디오 앱 중 하나로 경쟁해야 하며, 사용자가 의식적으로 선택하지 않으면 존재 자체가 희미해진다. 차량 대시보드에서 라디오의 '눈에 띄는 위치'를 확보하는 것은,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 문제가 된 것이다.
RDE 2026에서 라디오플레이어의 최고경영자는 현실을 여과 없이 공개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유럽 각국 방송사들의 차량 내 라디오 메타데이터 품질을 분석한 결과, 적지 않은 방송국들이 차량 대시보드에서 로고조차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상태였다. "2016년식 차량에서 찍은 화면인데, 1950년대 라디오 수신기처럼 보인다"는 발표자의 말은 웃음보다 씁쓸함을 남겼다. 큰 돈을 들여 제작한 콘텐츠가, 가장 중요한 청취 공간에서 가장 허술하게 표현되고 있었다.
3-3. 산업의 연대: 라디오 레디 연합의 탄생
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RDE 2026 현장에서 주목받은 것이 '라디오 레디' 연합이다. 2022년 런던 워크숍에서 유럽 공영방송사와 상업방송사들이 처음으로 한 곳에 앉아 차량 내 라디오 배포 확보라는 공유 비전에 100% 합의한 것에 대해, 발표자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전통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던 공영과 상업 방송사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 연합은 유럽을 넘어 호주(호주 상업라디오&오디오 협회, Commercial Radio & Audio, CRA), 남아프리카(남아프리카 방송협회, 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NAB), 남미의 주요 방송사들, 미국 전미방송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NAB)로까지 확장되며 명실상부한 국제 연합으로 성장했다. 연합이 내건 세 가지 핵심 원칙은 단순하지만 명확하다. 첫째, 라디오는 사용하기 쉽고 편리해야 하며 하이브리드 라디오가 기본 해결책이 되어야 한다. 둘째, 방송사 앱은 커넥티드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다른 앱만큼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음성 비서는 신뢰할 수 있어야 하며, 방송사가 원하는 출처에 기반해서 콘텐츠를 재생해야 한다. 연합은 이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 정책 대응과 메타데이터 표준화라는 두 개의 전담 세부 업무를 가동하고 있다.
2026년 2월 '세계 라디오의 날'에는 "다음 차에는 라디오가 있는지 꼭 확인하세요"라는 메시지로 15개국 24개 방송사가 1억 8,000만 명 이상의 청취자에게 동시 광고를 시행했다. 이 광고는 단순 홍보를 넘어 라디오 산업이 하나의 목소리로 자동차 제조사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3-4. '좋게 들릴' 뿐 아니라 '좋게 보여야' 한다
커넥티드카 환경에서 라디오가 직면한 또 다른 과제는 시각성이다. 전통적으로 라디오는 소리 매체였다. 그러나 고화질 대형 터치스크린이 표준이 된 현대 차량의 대시보드에서, 라디오는 시각적으로도 경쟁해야 한다. 라디오플레이어 최고경영자는 이를 명확하게 표현했다. "라디오는 소리만큼 시각적으로 좋아 보여야 합니다."
차량 대시보드에서의 라디오 경험을 위해 RDE 2026 현장에서 제시된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다. 라디오는 차량에 사전 설치되어 즉시 사용 가능해야 하고, FM, 디지털라디오, 인터넷 프로토콜을 결합한 복합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대시보드 내에서 눈에 띄는 위치에 배치해야 한다. 사용자 경험은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야 한다. 또한, 아티스트 이미지, 앨범 이미지, 방송국 로고나 연관 색상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도 풍부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여기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메타데이터다. 방송국 이름, 로고, 슬로건, 재생 품질 등 메타데이터가 최신 상태로 정확하게 관리되지 않으면, 수십만 달러짜리 고급 차량 대시보드에 깨진 로고나 텍스트만 덩그러니 표시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바우어 미디어 그룹(Bauer Media Group) 소속 발표자의 표현을 빌리면, "10만 유로짜리 BMW를 구입했는데 로고가 반쪽만 나온다면, 이는 사용자에게 최악의 경험이 된다." 방송사의 차량 내 존재감은 기술 인프라만큼이나 메타데이터 관리에 달려 있다.
3-5. 유통의 주도권 문제: '문지기'들과의 싸움
RDE 2026 자동차 분과에서 가장 날카로운 문제 제기는 노르웨이 P4(P4 Radio Hele Norge)의 최고디지털책임자로부터 나왔다. 그는 커넥티드카 환경에서 라디오가 직면한 구조적 위협을 '문지기' 문제로 정의했다. 튠인(TuneIn), 구글(Google), 소노스(Sonos), 테슬라(Tesla) 같은 플랫폼들이 라디오 유통 경로의 핵심 길목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들의 계약 조건은 방송사에게 극도로 불리하다는 것이다.
그가 공개한 튠인의 서비스 약관은 충격적이다. 튠인은 방송사 콘텐츠 재생 중 어느 시간대에도 원하는 만큼 광고를 삽입할 수 있으며, 그 수익을 방송사와 공유할 의무가 없다. 더 나아가 신호를 임의로 차단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조건은 한 국가나 유럽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주 전체'에 적용된다. 노르웨이 최다 판매 멀티룸 시스템인 소노스는 튠인에 독점 유통권을 부여했고, 테슬라는 차량 내 라디오 메타데이터 관리를 엑스페리에 위탁했다. 방송사는 자신의 콘텐츠가 청취자에게 도달하는 과정에서 통제권을 점점 더 잃어가고 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명확하다. "우리는 청취자와 수익이라는 두 가지 핵심 지표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고, 데이터를 얻으려면 로그인이 필요하며, 강력한 퍼스트 파티 플레이어(1st-Party Player)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P4는 라디오플레이어를 자사 유통 전략의 공식 대안으로 채택하여, 플랫폼 기업의 통제에서 벗어나 청취자 데이터와 수익 모델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논의는 한국 라디오 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국내에서도 커넥티드카 환경에서의 라디오 접근성 문제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유럽 사례는 개별 방송사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산업 전체의 연대와 기술 제휴, 유통 주도권 확보라는 세 가지 축이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4. 사람: 기술이 대답할 수 없는 질문
4-1. 왜 '사람'인가
인공지능이 30분 만에 팟캐스트를 만들고, 알고리즘이 청취자 취향을 예측하며, 커넥티드카 대시보드가 수십 개의 오디오 서비스를 경쟁시키는 시대. RDE 2026의 수많은 분과가 기술의 언어로 가득 찼을 때, 행사 내내 조용하지만 집요하게 반복된 질문이 하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왜 라디오를 듣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놀랍도록 일관됐다. 사람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 라디오를 듣는 것이 아니었다. 정보만 필요하다면 검색으로 충분하다. 음악만 원한다면 실시간 재생 플랫폼이 훨씬 정교하다. 그럼에도 라디오가 살아남은 이유, 아니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라디오는 사람이 사람에게 말을 거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말 걸기가 공동체를 만든다.
BBC(British Broadcasting Corporation)의 담당자가 분과에서 언급한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영국인 5명 중 1명은 차 안에서만 라디오를 청취한다. 출퇴근길의 30분, 혼자 운전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사람들은 라디오 진행자의 목소리를 통해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감각을 경험한다. 그것은 알고리즘이 만든 재생 목록이 줄 수 없는 무언가다. 사람의 온기, 우연한 발견, 그리고 지금 나와 같은 것을 듣고 있는 누군가가 어딘가에 있다는 연결감이다.

4-2. 연결이 곧 라디오의 본질
RDE 2026 현장에서 '연결'이라는 단어는 유독 자주 등장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 연결이 단순히 청취자와 방송사 사이의 연결만을 뜻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라디오는 청취자와 청취자를 잇고, 지역 공동체를 묶으며, 때로는 국경을 넘어 같은 언어와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은다.
BBC의 라디오 DJ들이 단순한 음악 진행자가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의 큐레이터라는 표현은 이를 잘 보여준다. 뉴스를 전달하고, 스포츠 중계를 하고, 지역 행사를 알리는 과정에서 라디오는 청취자들이 공유하는 경험의 장소가 된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켜는 것이 라디오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라디오는 기술이 아니라 공동체의 신뢰 위에 서 있는 매체다.
텔레그래프의 'Ukraine the Latest' 팟캐스트 사례를 다시 떠올려보자. 인공지능 번역 기술로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 버전을 제작해 4년간 1억 3,800만 청취를 기록한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었다. 전쟁 중 고립된 청취자들에게 자신의 언어로, 신뢰할 수 있는 목소리가 말을 건넨다는 사실이었다. 인공지능은 번역 도구였을 뿐, 본질은 여전히 사람이 사람에게 전하는 메시지에 있었다. 제작팀이 "인공지능은 저널리즘을 지원하되 대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인간 번역가의 검수를 의무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4-3. '왜'를 묻는 기획이 콘텐츠의 본질이다
RDE 2026이 던진 가장 근본적인 메시지는 '기술은 '어떻게(how)'에 답하지만, 라디오의 힘은 '왜(why)'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팟캐스트 제작 시간을 5분의 1로 줄여준다. 하이브리드 라디오 기술은 FM과 인터넷을 끊김 없이 연결한다. 데이터 분석은 어떤 콘텐츠가 어느 시간대에 어떤 청취자에게 효과적인지 알려준다. 이 모든 기술은 '어떻게 더 잘 만들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그러나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스스로 답할 수 없는 질문이 있다.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왜 만드는가. 이 콘텐츠는 누구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가.'
이 '왜'에 대한 답이 기획이고, 그 기획을 청취자에게 살아있는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 연출이다. 인공지능이 생성한 완벽한 문장보다 불완전하더라도 진심이 담긴 진행자의 한마디가 더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그 안에 사람의 의도와 감정과 맥락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청취자는 정보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왜'를 감지하고 공명한다.
마이크 러셀이 인공지능 세션에서 말한 "인공지능은 당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증폭시킨다"는 메시지가 울림을 가졌던 것도 같은 이유다. 증폭의 전제는 증폭할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무언가는 바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의 철학, 즉 '왜 이 이야기를 지금 이 청취자에게 전해야 하는가'에 대한 확신이다.
4-4. 기술의 시대일수록 사람이 경쟁력이다
역설적으로, 인공지능과 자동화가 가속화될수록 '사람다움'은 더 희소한 가치가 된다. 모든 방송사가 동일한 인공지능 도구를 쓰고, 동일한 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하며, 동일한 커넥티드카 대응법으로 청취자에게 다가가는 시대가 온다면, 여기서 차별화는 결국 사람에게서 나올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선택하고, 어떤 감각으로 세상을 읽으며, 어떤 진심으로 마이크 앞에 서는가가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RDE 2026이 인공지능, 자동차, 사람이라는 세 가지 핵심어로 수렴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인공지능은 라디오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다. 자동차는 라디오가 도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청취 공간이다. 그리고 사람은 그 모든 기술과 공간을 의미 있게 만드는 이유 그 자체다.
결국 RDE 2026은 이 시대의 라디오에게 '도구는 바뀌어도 되고 플랫폼은 달라져도 되지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공동체를 만들며 '왜 이 이야기를 지금 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만큼은 기술에
이 경쟁을 잠시 내려놓고 하나의 목소리를 낼 때 비로소 자동차 제조사와 플랫폼 기업에 맞설 수 있다. 사람은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라디오의 핵심으로 남는다. 청취자가 라디오에서 찾는 것은 완벽한 음질이나 최적화된 알고리즘이 아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온기, 지금 나와 같은 것을 듣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연결감이다. 기획의 '왜'를 묻고, 연출의 '어떻게'를 고민하며, 그 모든 것을 청취자의 삶과 맞닿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이 세 가지는 별개의 과제가 아니다. 인공지능으로 효율을 높이고, 자동차 플랫폼에서 존재감을 확보하며, 사람의 이야기로 청취자와 연결하는 것은 하나의 흐름이다. 기술과 유통과 콘텐츠가 맞물려 돌아갈 때 라디오는 경쟁력을 가진다.
한국 라디오 산업에 대입해보면 질문은 명확해진다. 우리의 인공지능 활용은 효율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가? 커넥티드카 환경에서 우리의 방송은 얼마나 잘 보이고 잘 들리는가? 그리고 우리의 콘텐츠는 청취자의 삶에 '왜' 필요한지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가?
RDE 2026 개막 연설에서 라트비아 국영방송 대표 바이바 주지나는 이렇게 말했다. "라디오의 미래는 두려움이 아닌 가능성의 언어로 말해져야 한다." 60개국 라디오 종사자가 사흘 동안 나눈 대화의 밑바닥에는 그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흐르고 있었다. 도구는 바뀌고, 플랫폼은 진화하며, 경쟁은 치열해지겠지만, 사람과 사람을 잇는 라디오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믿음이었다.
라디오의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지금 마이크 앞에 앉은 사람들의 손에서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