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문
스포츠 중계는 실시간성 때문에 오랫동안 방송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으나, VOD(Video On Demand)를 중심으로 성장한 OTT(Over-The-Top)가 실시간 편성과 공동 시청, 광고·부가상품 판매까지 흡수하면서 그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OTT 사업자들은 스포츠 중계권을 통해 이용자 유입과 락인(Lock-in), 데이터·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중계권 계약을 추진하지만, 방송사업자들은 스포츠 중계의 주 수익원인 방송 광고 수익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해 스포츠 중계에 과거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본고는 스포츠를 다각적으로 수익화하는 OTT의 구조적 역량과 방송사의 재원 위축이 맞물리면서 스포츠 중계권 시장의 무게중심이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에 따른 산업적·정책적 과제를 검토한다.
1. 들어가며: 스포츠 중계권 시장의 지형 변화
스포츠 중계는 그 어떤 장르보다 실시간성이 가장 부각되는 콘텐츠이다. 그래서 실시간을 중심으로 하는 '방송' 매체의 전통적인 킬러 콘텐츠였다. 스포츠는 결과를 모른 채 지금 본다는 것 자체가 핵심적인 가치이며, 이로 인해 실시간 편성이 곧 경쟁력이 된다.1) 구독형 비디오 서비스(Subscription Video On Demand, 이하 SVOD)를 중심으로 하는 OTT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해 가는 와중에도 실시간 방송을 가장 큰 특징으로 하는 전통적인 방송사에게 스포츠는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을 방송사의 경쟁 무기로 고려되곤 했다.
코로나 전후로 OTT 사업자들은 경쟁적으로 스포츠 중계를 확대하며, 실시간성을 강화하고 있다. OTT는 이용자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우며 성장해왔다. 불과 몇년 전 만 하더라도 넷플릭스(Netflix)의 최고 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는 스포츠 중계뿐 아니라 생방송 자체를 도입할 계획이 없음을 공언한 바 있다.2) 그러나 아마존(Prime Video), 애플(Apple TV)이 스포츠 중계에 나서기 시작하자 넷플릭스도 뒤늦게 이에 동참하며 기존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이와 유사한 움직임들이 확산되고 있다. 토종 OTT 1, 2위를 다투는 티빙(TVING)과 쿠팡플레이(Coupang play)는 적극적으로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여 이를 킬러 콘텐츠화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구독형 OTT 사업자들은 코로나 이후 국면에서 확인된 성장 둔화와 수익성 기조 강화 흐름 속에서 스포츠 콘텐츠를 안전한 투자처로 여기며, 투자를 급격히 확대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스포츠 중계의 중심축이 방송사에서 OTT로 이동하고 있다. 기존 방송사는 안정적인 광고 수익을 얻는 수단으로 스포츠 중계를 해왔는데, OTT 사업자들은 방송사에 비해 훨씬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거나 이에 준하는 사업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OTT 사업자들의 행보는 갈수록 급증하는 스포츠 중계권료에 투자 액수로 확인되고 있다. Statista(2025)3)와 Ampere(2025)4)에 따르면 2019년 약 18억 달러였던 글로벌 스트리밍 사업자의 스포츠 중계권 지출액은 불과 5년 만인 2024년에 약 100억 달러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스포츠 중계권 거래시장에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지출하는 금액의 비중도 빠르게 늘어 2025년 기준으로 전체 스포츠 중계권 지출의 1/5에 달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수많은 방송사에 비해 스트리밍 사업자는 소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1/5이라는 규모는 결코 작은 숫자라 할 수 없다.

본고는 해외 및 국내 OTT 사업자들이 스포츠 중계에 어떻게 진입하고 있으며 그 전략과 성과가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를 먼저 점검한다. 나아가 이러한 이동이 단순히 OTT의 공격적 투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스포츠를 다각적으로 수익화할 수 있는 OTT의 구조적 이점과 광고 재원이 급감하는 방송사의 여건 변화가 맞물린 결과임을 밝히고자 한다. 이를 통해 스포츠 중계권을 축으로 재편되는 매체 간 경쟁 질서의 성격과 그 함의를 짚어본다.
- 1) 도준호(2025). OTT의 스포츠 중계 확대와 보편적 시청권. 지능정보논문지, 25(2), 191-198.
- 2) Engadget(2018.3.7.). Netflix isn't chasing the competition into sports or live TV. https://www.engadget.com/2018-03-07-netflix-ceo-reed-hastings-live-tv-disney-marvel.html
- 3) Statista(2025). Spending on Sports Rights by Over-the-Top Video Streaming Services Worldwide from 2016 to 2025.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1309066/sports-rights-spending-ott-services-worldwide/
- 4) Ampere(2025). A Year of Sport 2024: Full Stream Ahead in 2025.
2. 글로벌 OTT 사업자의 스포츠 중계 현황
코로나 이후 해외 대형 OTT들은 막대한 중계권료를 지급하며 본격적으로 스포츠 라이브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과거 방송사 위주의 스포츠 중계권 시장에 큰 변화를 만들고 있는 요소이다. 이하에서는 각 OTT별로 어떤 콘텐츠를 투자해 어떤 성과를 만들고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2-1. 아마존: 정규시즌 통합 편성과 커머스 본업의 결합
아마존은 프라임비디오(Prime Video)를 통해 2017년부터 미국 프로 미식축구(National Football League, 이하 NFL)를 중계하기 시작했다. NFL 목요일 경기인 'Thursday Night Football'(TNF)을 20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 중계했다.5) 이 계약은 기존 방송사 중계권은 그대로 두고 온라인 중계권만 가져와 방송이 가진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다른 국가들에 NFL을 중계한다는 의미를 가졌다. 2020년에는 처음으로 정규시즌 중 한 경기를 독점으로 스트리밍하게 되었고, 2021년 3월에는 스트리밍 사업자로는 처음으로 NFL 전국 단위 독점 중계 패키지를 확보했다. 당초 2023년 개시로 발표됐던 이 계약은 2022년 9월로 앞당겨져 TNF 15경기가 프라임 비디오의 독점 편성으로 전환됐다. 보도된 계약금은 연간 약 10억 달러였다.6) 아마존의 이같은 행보는 온라인 스포츠 중계가 방송의 보완재에서 독립적인 권리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독점 전환 이후 아마존은 스포츠 편성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4년에는 미국 프로 농구(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 이하 NBA) 경기를 2025-26년 시즌부터 2035-2036년 시즌까지 11년간 중계하기로 계약했다. 이를 통해 매 시즌 정규리그 66경기뿐 아니라 NBA컵, 플레이인 토너먼트(Play-In Tournament), 플레이오프 일부와 콘퍼런스 결승을 확보했다. 미국 이외의 주요 시장에서도 추가 경기를 제공하고, NBA의 자체 구독상품인 '리그패스(NBA League Pass)'의 글로벌 제3자 판매처 역할까지 맡는다.7) 이는 아마존이 단순한 중계 채널을 넘어 리그 콘텐츠 유통 관문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NFL이 가을과 겨울의 목요일을 정기적으로 채운다면 NBA는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편성을 이어준다. 스포츠 생중계 콘텐츠가 프라임 비디오를 특정 작품이 공개될 때만 방문하는 VOD 서비스가 아니라 매주 접속하는 서비스로 바꾸는 셈이다.
이러한 효과는 아마존이 발표한 데이터에서 확인된다. 아마존에 따르면 2025시즌 TNF는 경기당 평균 1,530만 명을 기록했고, 시청자의 중위연령은 텔레비전 NFL 중계 시청자보다 약 7살가량 낮았다. 또한, 프라임 스포츠 시청자는 다른 아마존 이용자보다 지출액이 2.3배, 주문 건수가 3.1배 많은 것으로 집계되었다.8) 본업인 유통사업에서 이러한 시너지를 확인한 아마존이 앞으로도 스포츠 중계 콘텐츠를 강화해 갈 것임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
2-2. 애플: 글로벌 축구 베팅(Betting)과 리그 미디어 운영 파트너십
애플은 2022년 4월 매주 금요일 미국 프로야구(Major League Baseball, 이하 MLB) 두 경기를 제공하는 'Friday Night Baseball'을 통해 스포츠 생중계를 시작했다(Apple, 2022.3.29.). 이후 두 달 뒤에는 대규모 계약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스포츠 시장에 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애플은 2022년에 미국 프로 축구 리그(Major League Soccer, 이하 MLS)와 10년간 25억 달러에 전 경기 글로벌 중계권 계약을 발표했다.9) 애플은 자사 OTT 서비스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해 NBA, NFL에 비해 중계권료는 저렴하면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보유한 축구 경기에 큰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이 예정되어 있어 전 세계 축구인의 눈이 미국으로 쏠릴 것이라는 점도 당시 이러한 결정의 이유라 볼 수 있다. 2023년 출시한 'MLS 시즌 패스(Season Pass)'는 이 구상을 별도 구독상품으로 구현했다. 모든 경기를 한 곳에서 제공하고 중계 제작과 경기 일정, 하이라이트와 구단별 부가 콘텐츠까지 통합함으로써 애플은 중계권 구매자를 넘어 리그의 글로벌 미디어 운영 파트너가 됐다.
- 5) Amazon(2017.11.27.). AWS Announces Family of Five AWS Media Services for Complete Video Workflows. https://press.aboutamazon.com/2017/11/aws-announces-family-of-five-aws-media-services-for-complete-video-workflows
- 6) Amazon(2021.3.18.). Amazon Prime Video Makes History as the First Streaming Service to Secure an Exclusive National Broadcast Package From the NFL, Becoming the Home for Thursday Night Football Beginning in 2023. https://press.aboutamazon.com/2021/3/amazon-prime-video-makes-history-as-the-first-streaming-service-to-secure-an-exclusive-national-broadcast-package-from-the-nfl-becoming-the-home-for-thursday-night-football-beginning-in-2023 / Reuters(2021.3.19.). NFL reaches long-term media deals with Amazon, Disney and others https://www.reuters.com/lifestyle/sports/amazon-prime-video-stream-nfls-thursday-night-games-2021-03-18/
- 7) NBA(2024.7.25). NBA signs new 11-year media agreements with the Walt Disney Company, NBCUniversal and Amazon Prime Video through 2035-36 season. https://www.nba.com/news/nba-media-agreements-2024
- 8) Amazon Ads(2026.2.26.). What Prime Video's Record-Breaking Thursday Night Football Season Means for Streaming Ads https://advertising.amazon.com/library/news/prime-video-tnf-2025-viewership-advertising
- 9) Apple(2022.6.14.). Apple and Major League Soccer to present all MLS matches around the world for 10 years, beginning in 2023, Apple Newsroom https://www.apple.com/newsroom/2022/06/apple-and-mls-to-present-all-mls-matches-for-10-years-beginning-in-2023/

계약 이듬해 리오넬 메시(Lionel Messi)가 인터 마이애미(Inter Miami CF)로 이적하면서 MLS의 관심도가 전 세계에서 급증했다. 메시의 MLS 데뷔일에만 약 11만 건의 MLS 시즌 패스 신규가입이 발생했고, 이 중 15%는 애플 엔터테인먼트 서비스(Apple Entertainment Services) 계정까지 함께 만든 가입자였다.10) 스포츠 중계가 대규모 OTT 구독 생태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애플은 보다 공격적으로 MLS 콘텐츠를 자사 서비스 구독에 활용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다. 2026년부터는 MLS 전 경기를 추가요금 없이 애플TV 기본 구독에 포함하고, 독립된 MLS 시즌 패스 판매를 종료했다.11) 이는 초기 모델의 후퇴라기보다 수익화 우선순위가 조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별도 요금으로 가입자당 수입을 높이는 것보다 접근 장벽을 낮춰 리그의 도달 범위와 애플TV의 구독가치를 함께 키우는 쪽을 택한 것이다.
2-3. 넷플릭스: 화제성 극대화를 위한 특별 이벤트 집중
스포츠 중계권 시장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는 세계 1위 스트리밍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본격적인 진입이다. 실시간 중계에 소극적이었던 넷플릭스는 2025년 1월부터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의 인기 생방송 프로그램 'RAW'를 10년간 독점 중계하기 위해 무려 5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12) 'RAW'는 연간 매주 생중계 되면서 인물과 갈등, 서사가 축적되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라는 점에서, 극영화와 시리즈를 중심으로 하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성격과 유사하다.
넷플릭스는 NFL 중계에도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는 2024년 크리스마스 당일에 진행되는 두 경기부터 중계를 시작했는데, 미국 내에서만 시청자가 6,5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13) 2024년 말 기준으로 넷플릭스 북미 지역 가입자 수가 9,000만이 조금 안 되었던 점을 고려하면 성과가 상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넷플릭스는 호주에서 열린 NFL 개막 경기, 추수감사절 전야 경기, 크리스마스 경기, 정규시즌 최종 주간 경기 등 총 다섯 경기와 NFL 시상식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그리고 NFL측과 2029-30시즌까지 계약을 연장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여전히 한 시즌 전체가 아니라 명절·개막·국제경기처럼 화제성이 극대화되는 경기를 중심으로 NFL 중계 계약을 맺었다.
국제 축구 연맹(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 이하 FIFA) 여자월드컵과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orld Baseball Classic, 이하 WBC)에서도 이러한 이벤트 전략이 나타난다. 넷플릭스는 2027년과 2031년 FIFA 여자월드컵의 미국·캐나다 중계권을 확보하고, 대회에 앞서 선수와 여자축구의 서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함께 제작한다. 또한, 넷플릭스는 2026년 3월에 열린 WBC 일본 내 독점 중계권을 약 150억 엔(약 1,400억 원)에 확보하고 독점 중계했다.14) 넷플릭스 발표에 따르면 당시 WBC 일본 내 누적 시청자는 3,140만 명, 일본-호주전은 1,790만 명으로 일본 넷플릭스의 역대 최다 시청 타이틀이 됐다.15)
넷플릭스의 스포츠 중계는 정규 시즌을 통째로 중계하는 아마존이나 애플과 달리, 특별 이벤트에 집중하고 이를 부가 콘텐츠로 연결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넷플릭스는 2025년 주주서한에서 대형 정규시즌 스포츠 패키지보다 놓칠 수 없는 특별 이벤트에 집중한다고 전략을 명시했다.16) 이는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 기반과 추천 시스템을 활용해 특정 순간의 도달률을 극대화하고, 그 관심을 스포츠 다큐멘터리와 기존 콘텐츠, 광고상품으로 연계하여 플랫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판단이라 할 수 있다.
- 10) Antenna(2023). The Messi Effect https://www.antenna.live/insights/the-messi-effect
- 11) Apple(2025.11.13.). Major League Soccer is coming to Apple TV starting in 2026 https://www.apple.com/newsroom/2025/11/major-league-soccer-is-coming-to-apple-tv-starting-in-2026/
- 12) 유재성(2025). 미국 스포츠 생중계 나선 美 OTT들 넷플릭스는 왜 WWE를 택했나 극적인 서사 구조가 보여주는 또 다른 드라마. 한국언론진흥재단.
- 13) NFL(2024.12.26.). Netflix NFL Christmas Gameday reaches 65 million U.S. viewers https://www.nfl.com/news/netflix-nfl-christmas-gameday-reaches-65-million-u-s-viewers
- 14) 안창현(2025. 10). 넷플릭스, WBC 일본 독점 중계권 확보 - 스포츠 중계의 온라인 전송 서비스 이행 결정타 될 듯 -. 해외방송정보, 35-42.
- 15) Netflix(2026.5.15). 2026 ワールドベースボールクラシック™ 日本のNetflixで、過去最大の視聴を記録!また、世界での野球の配信としても、過去最大. https://about.netflix.com/ja/news/2026-world-baseball-classic-most-watched-netflix-japan
- 16) Netflix(2025). FINAL-Q4-24-Shareholder-Letter
3. 국내 OTT 사업자의 스포츠 중계 현황
3-1. 쿠팡플레이: '후발주자'라는 열세를 뒤집는 종합 스포츠 OTT
쿠팡플레이는 국내 OTT 서비스 중 스포츠 콘텐츠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왔다. 이는 쿠팡플레이가 넷플릭스와 웨이브(Wavve)·티빙에 이은 후발 OTT 주자로서 부족한 콘텐츠 경쟁력을 메우기에 스포츠가 가장 효율적인 장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쿠팡플레이는 2021년 손흥민이 출전하는 토트넘(Tottenham Hotspur)의 잉글랜드 프로축구(English Premier League, 이하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계로 스포츠 중계를 시작했다.
이후 쿠팡이 스포츠 중계에 존재감을 드러낸 건 2021년 도쿄올림픽 중계권 계약 과정에서였다. 쿠팡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1년 늦게 개막한 2020 도쿄올림픽의 온라인 중계권을 단독으로 확보하기 위해 중계권을 보유한 지상파와 계약 직전까지 갔었다. 당시 쿠팡이 지상파에 제시한 금액은 400억 원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기존에 지상파가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여러 온라인 사업자에게 판매해 벌어들인 수익의 약 4배에 달할 만큼 파격적인 금액이었다.17) 그러나 무료로 시청하던 국민적 관심 행사를 유료 구독 서비스가 독점한다는 비판이 일자, 쿠팡은 결국 중계권을 중도에 포기했다.18)
이 논쟁은 바로 이어진 2022년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재현되었다. 쿠팡플레이는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포기한 바로 2달 뒤에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의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하고 이를 강행했다. 보편적 시청권 논란이 지속되었지만 이후에도 쿠팡플레이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까지 굵직한 축구 국가대항전의 온라인 중계를 했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그 효과는 확실하게 나타났다. 카타르 아시안컵이 열린 2024년 1월 쿠팡플레이는 국내 OTT 중 최초로 월 이용자 수(Monthly Active Users, 이하 MAU) 800만 명을 돌파했다.19)
현재 쿠팡플레이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독일 분데스리가(Bundesliga), 스페인 라리가(LaLiga) 같은 세계 3대 축구 리그뿐 아니라 K리그, 손흥민의 LAFC 경기, 유럽 및 아시아의 각종 축구 컵대회, NBA, F1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라이브러리를 갖춘 종합 스포츠 OTT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방대한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쿠팡은 이를 '스포츠 패스'라는 별도 상품으로 구성해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일반회원에게 월 1만9,300원, 와우회원에게 월 12,400원에 제공하고 있으며, 4K·멀티뷰·PIP(Picture-in-Picture)·실시간 채팅 등을 결합하여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본래 쿠팡플레이는 쿠팡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에 락인시키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스포츠 콘텐츠 확대에 이어진 별도 유료 구독상품 출시는 쿠팡이 스포츠를 단순한 락인 수단을 넘어 추가 수익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쿠팡의 이런 일관된 방향은 실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2026년 5월 기준으로 쿠팡플레이의 사용자 점유율은 24.4%로 37.8%를 차지한 넷플릭스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20) 후발주자로서 쿠팡플레이의 빈약한 영화와 드라마 라이브러리를 감안할 때, 스포츠 중심의 효율적인 콘텐츠 운용 전략은 충분히 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할 수 있다.
3-2. 티빙: KBO 독점과 팬덤형 콘텐츠로의 확장
티빙은 이전까지 제한적으로 스포츠 중계에 나서다가 KBO 유무선 독점 중계권 확보를 계기로 야구 팬덤을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는 보다 적극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CJ ENM은 2024‑2026년 KBO 국내 유·무선 중계권을 3년 1,350억 원, 연평균 450억 원에 확보했다. 이는 직전 중계권 보유자였던 포털 컨소시엄 계약 규모를 연평균 2배 이상 훌쩍 상회하는 파격적인 액수였다.21) 당시 티빙의 계약 사실이 알려지자 쿠팡플레이 사례와 마찬가지로 유료화 논란이 제기되었다.22) 이러한 논란을 뚫고 중계가 시작되자, 이번에는 부실 중계 논란이 제기되었다. 각종 기술적 이슈, 중계 및 자막 실수 등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점차 중계가 안정화되며, KBO는 티빙의 지표 개선을 견인하는 킬러 콘텐츠로서 기능하고 있다.
KBO는 국내 프로스포츠 중 가장 인기 많은 스포츠이며, 거의 매일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반복 방문과 구독 유지에 상당히 유리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티빙은 여러 가지 비판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였다. 실제로 그 효과는 지표로 확인되었다. KBO 중계가 시작된 2024년 봄 티빙의 일평균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약 38% 늘었고, 전면 유료화 이후에도 이용자는 유지됐다.23)
티빙은 쿠팡플레이처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스포츠 전용관, 타임머신, 실시간 채팅, 팬덤 중계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했다.24) 이를 통해 티빙은 야구 중계를 단순히 실시간으로 경기를 전달하는 서비스에서 경기 전후까지 이어지는 팬덤형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다. 이용자는 타임머신으로 놓친 장면을 다시 보고, 실시간 채팅(TVING Talk)과 팬덤 중계를 통해 다른 팬들과 반응을 공유하며, 경기 종료 후에는 하이라이트와 숏폼을 연속해서 소비한다. 거의 매일 새로운 경기가 열리는 KBO의 편성 특성과 이러한 부가 기능이 결합하면서 티빙을 반복적으로 방문하는 시청 습관이 형성되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가 공개 시점에 소비가 집중되는 것과 달리, 스포츠는 시즌 동안 플랫폼에 지속적인 접속 동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강력한 락인 콘텐츠가 될 수 있다.
- 17) 한겨레(2021.6.26). 쿠팡 도쿄올림픽 온라인 독점중계 협상 결렬 https://www.hani.co.kr/arti/society/media/1000929.html
- 18) 김호정·노희윤(2022). OTT 사업자의 스포츠 중계권 거래 시장 진입에 따른 미디어 경쟁 구도 변화, KISDI Perspectives, 10(4).
- 19) 뉴시스(2024.2.5.). 쿠팡플레이, 아시안컵 덕에 月사용자 800만 돌파…국내 OTT 최초.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0205_0002616679
- 20) Wiseapp·Retail(2026.5). 주요OTT 서비스 앱 사용자 점유율
- 21) 노창희(2024). OTT와 스포츠 중계권-스포츠 중계권은 왜 주목받고 있는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 22) 미디어오늘(2024.1.8). KBO 중계권 따낸 티빙…야구도 돈 내고 보는 시대?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5004
- 23) 도준호(2025). OTT의 스포츠 중계 확대와 보편적 시청권. 지능정보논문지, 25(2), 191-198.
- 24) CJ ENM(2024.3.4.). 티빙, KBO 리그 뉴미디어 중계 본 계약 체결 "디지털 중계 새 시대 연다" https://cjnews.cj.net/%ED%8B%B0%EB%B9%99-kbo-%EB%A6%AC%EA%B7%B8-%EB%89%B4%EB%AF%B8%EB%94%94%EC%96%B4-%EC%A4%91%EA%B3%84-%EB%B3%B8-%EA%B3%84%EC%95%BD-%EC%B2%B4%EA%B2%B0-%EB%94%94%EC%A7%80%ED%84%B8-%EC%A4%91%EA%B3%84/
4. OTT와 방송사의 스포츠 중계권 구매 여력 격차
앞장에서 살펴보았듯이 OTT 사업자들은 높은 비용을 지불하며 공격적으로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다. OTT 사업자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중계권료 이상의 직간접 수익과 유무형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OTT는 하나의 중계권을 통해 구독료와 광고뿐 아니라 커머스와 부가 상품 판매에 이르는 다양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스포츠라는 콘텐츠를 자사 서비스 전반과 연결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까지 끌어내고 있다.
OTT는 자체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계정 단위로 누가, 무엇을, 어떻게 보고 사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렇기에 스포츠로 유입된 관심을 타깃 광고나 교차판매, 부가 상품 구매 유도 전략(Upselling), 나아가 이용자 생애 가치 관리까지 이어갈 수 있다. 아마존이 프라임 스포츠 시청자의 지출액과 주문 건수가 다른 이용자를 크게 웃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애플이 스포츠로 유입된 가입자를 자사의 다른 서비스로 유도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직접적인 관계 덕분이다.
OTT에게 스포츠 중계권은 커머스와 멤버십, 콘텐츠 구독과 유통이라는 본업 곳곳에 연결되는 자산이며, 특정 작품이 공개될 때만 찾던 서비스를 매주, 매일 접속하게 만드는 강력한 락인 장치이기도 하다. 아마존이 NFL과 NBA로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편성을 채우고, 티빙이 거의 매일 열리는 KBO로 반복 방문을 이끌어내는 것이 그러한 예다. OTT는 바로 이러한 다양한 수익 창출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스포츠 중계권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오랫동안 스포츠 중계의 중심축이었던 지상파 방송사는 중계권 시장에서 오히려 뒤로 밀려나고 있다. 이는 방송의 가장 핵심 수익원인 광고 수익이 급감하고 있는 환경 변화 탓이 크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공표한 「2025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 따르면, 방송광고매출은 2조134억 원으로 2021년 이후 매년 감소하며 연평균 10%가 넘는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25) 특히, 스포츠 중계권의 전통적 주 구매자였던 지상파의 연평균 감소율은 12.9%로 지난 5년 사이 거의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인터넷과 모바일 광고 시장은 각각 연평균 7.8%와 7.5% 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광고를 핵심 재원으로 삼아 온 지상파로서는, 나날이 치솟는 중계권료를 점점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 구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2025년 | 연평균 증감률 |
|---|---|---|---|---|---|---|
| 방송광고 전체 | 31,486 | 30,830 | 24,983 | 22,964 | 20,134 | -10.6% |
| 지상파 | 12,071 | 12,090 | 9,273 | 8,354 | 6,936 | -12.9% |
|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 16,862 | 16,362 | 13,600 | 12,541 | 11,331 | -9.5% |
| 그 외 | 2,553 | 2,378 | 2,110 | 2,069 | 1,867 | -7.5% |
| 인터넷 | 17,797 | 19,027 | 20,766 | 22,556 | 24,078 | 7.8% |
| 모바일 | 62,239 | 68,035 | 72,887 | 78,802 | 83,126 | 7.5% |
방송 진영의 이러한 체력 저하는 국민적 관심 행사인 올림픽·월드컵 중계권을 둘러싼 최근 상황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과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은 종합편성채널 JTBC가 단독으로 확보했는데, JTBC는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에만 제작비를 포함해 약 1,900억 원(약 1억 2,500만 달러)을 투입했다. 비용 분담을 위해 지상파 3사에 재판매를 시도했으나, KBS만 약 140억 원에 합의했을 뿐 MBC와 SBS는 제시된 중계권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불참했고, 동계올림픽은 재판매 협상이 결렬되어 지상파에서 중계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지상파 3사는 광고 시장 축소 속에서 더이상 과거 같은 높은 중계권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목할 점은 권리를 확보한 JTBC 역시 광고 수익을 감안하더라도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구조였다는 사실이다. 이는 특정 방송사만의 문제라기보다, 광고를 핵심 재원으로 삼는 방송 진영이 급등하는 대형 스포츠 중계권을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운 지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구독료와 부가 수익을 지렛대로 중계권 투자를 오히려 늘려가는 온라인 진영과 뚜렷이 대비되는 대목이다.
국내 최대 인기 스포츠인 KBO 중계권 계약은 스포츠 중계권 시장에서 방송 진영의 정체와 OTT 진영의 급부상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지상파 3사는 2024~2026년 KBO의 TV 중계권을 직전 계약과 동일한 연평균 540억 원에 확보했다.26) 이는 유무선 중계권료가 같은 기간 연평균 220억에서 450억으로 2배 이상 오른 것과 대비된다. 유무선 중계권료 가치도 지상파의 83% 수준까지 올라왔는데,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다음 계약시에는 유무선 중계권료가 지상파 3사의 중계권료를 넘어설 수도 있다.
실제로 방송사가 보유하던 상당수 중계권이 OTT로 넘어가고 있다. 과거 지상파·케이블 등 방송을 통해 중계되던 잉글랜드 프로축구(EPL) 등 인기 해외 축구 리그와 국가대표팀 예선 경기 온라인 중계권 등이 쿠팡플레이로 넘어갔다. 광고 수익에 의존해 온 방송 진영이 보유한 중계권 가치가 정체된 사이, 다양한 수익 창출 기반을 갖춘 OTT 진영이 기존 방송사의 지위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 25)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2026). 2025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
- 26) 스포츠경향(2024.3.1.). 프로야구, 지상파 3사와 1620억에 중계권 계약 3년 연장 https://sports.khan.co.kr/article/202403010620003
5. 나가며
스포츠 중계는 결과를 미리 알 수 없다는 실시간성 때문에 오랫동안 방송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다. 그러나 VOD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OTT가 실시간 편성과 공동 시청, 광고와 부가 상품 판매까지 흡수하면서 그 경계는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본고가 확인한 변화의 본질은 단순히 OTT가 스포츠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스포츠를 다각적으로 수익화하는 OTT의 능력과 광고 재원이 무너지는 방송사의 여건이 맞물려 만들어내는 구조적 비대칭이다.
글로벌에서는 아마존과 애플이 정규 시즌을 통째로 편성해 자사 구독·커머스 생태계에 연결하고, 넷플릭스는 놓칠 수 없는 대형 이벤트에 집중해 화제성을 극대화하는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스포츠를 활용했다. 국내에서는 쿠팡플레이와 티빙이 스포츠를 후발주자의 열세를 뒤집는 킬러 콘텐츠로 삼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중계권을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이용자 유입과 락인, 데이터와 부가 수익으로 되돌아오는 자산으로 다룬다는 데 있다. 반면 광고를 핵심 재원으로 삼아 온 지상파는 방송광고매출이 연평균 두 자릿수로 줄어들면서, 과거와 같은 규모의 중계권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 격차는 사업자 간 경쟁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시청자의 접근권 문제로 이어진다. 본고에서 살펴본 쿠팡플레이의 도쿄올림픽 중계권 논란이나 티빙의 KBO 유료화 논란처럼, 과거 무료로 접하던 콘텐츠가 유료 구독의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보편적 시청권을 둘러싼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나아가 올림픽·월드컵과 같은 국민적 관심 행사의 중계권마저 방송사의 손을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이 문제는 개별 리그의 사안을 넘어 미디어 정책 전반의 과제로 확대되고 있다. 현행 보편적 시청권 제도가 지상파와 유료방송 중심으로 설계되어 OTT 중심으로 재편된 시청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 역시 함께 검토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스포츠 중계권 경쟁의 무게중심은 자본력과 수익화 역량을 갖춘 플랫폼 쪽으로 더욱 기울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만의 예외적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수렴 흐름이며, 중계권료 상승이 결국 이용자의 구독료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오랜 기간 축적된 방송사 제작 역량과 보편적 접근성이 갖는 공적 가치가 쉽게 대체되기 어렵다는 점도 균형 있게 고려되어야 한다. 관건은 실시간 스포츠라는 콘텐츠를 누가 확보하느냐를 넘어, 변화한 시청 환경 속에서 접근성과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있다. 스포츠 중계권을 둘러싼 오늘의 경쟁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서막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