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문
K-콘텐츠는 글로벌 OTT 시장에서 제작 경쟁력을 입증하며 주요 플랫폼에서 상위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OTT는 유통망과 플랫폼 경쟁력 측면에서 여전히 한계를 보이며 해외 사업자 의존도가 높다. 홍콩 기반 OTT 뷰(Viu)는 한국 콘텐츠를 핵심 자산으로 삼아 동남아·중동 시장을 선점하며 성장했다. 자막 현지화, 모바일 UX 최적화, 현지 오리지널 제작, AVOD+SVOD 혼합 모델 등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춘 이들의 전략은 향후 국내 OTT 업계가 해외 시장 진출 및 글로벌 플랫폼 도약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1. 들어가며: ‘플랫폼 경쟁력’이라는 아킬레스건과 ‘뷰(Viu)’의 성공
글로벌 OTT 시장에서 K-콘텐츠의 영향력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중증외상센터》, 《무빙》 등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는 사례가 일반화되며, K-콘텐츠는 이제 이용자 유입과 체류 시간을 견인하는 핵심 전략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작 경쟁력의 급부상과 달리, 글로벌 OTT 시장에서 한국의 플랫폼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다. K-콘텐츠가 전 세계인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음에도 이를 글로벌 유통망으로 연결할 플랫폼은 대부분 외국 자본에 의존하고 있으며, 정작 한국은 유통 수익과 네트워크 효과의 주요 수혜자가 되지 못하는 구조 역시 반복되고 있다.
사실 국내 플랫폼의 글로벌 진출에 대한 소극적인 기질은 OTT 분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과거 판도라TV는 유튜브보다 먼저 크리에이터 기반의 영상 플랫폼을 선보였고, 싸이월드는 페이스북보다 앞서 SNS 서비스를 대중화했다. 또한 국내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을 개발했지만,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나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은 플랫폼 주도권 경쟁에서는 밀려났다. 기술력도, 콘텐츠 경쟁력도 있었다.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를 먼저 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지와 플랫폼 전략의 부재는 결국 경쟁력을 국내에만 머무르게 했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는 사례가 바로 홍콩에서 시작한 OTT 플랫폼 ‘뷰(Viu)’다. PCCW 그룹이 운영하는 뷰(Viu)는 한국 콘텐츠를 전략적 무기로 삼아 동남아시아와 중동이라는 ‘니치 마켓’을 선제적으로 공략했다. ‘재주는 K-콘텐츠가 부리고, 성과는 외국 플랫폼이 거두는’ 구조의 대표적 사례로, 국내 플랫폼들이 글로벌 진출을 더디게 하는 사이 오히려 K-콘텐츠를 앞세운 해외 플랫폼이 시장을 선점한 결과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 OTT 플랫폼의 통합 움직임은 국내 OTT 생태계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야말로 플랫폼 중심 경쟁 시대에서 한국 OTT가 단순 콘텐츠 제공자를 넘어 ‘글로벌 유통 주체’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고는 뷰(Viu)의 글로벌 전략을 통해 국내 OTT 플랫폼의 해외 진출이 왜 필요한지, 어떤 전략과 태도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조망하고자 한다.
2. 뷰(Viu) 개요
2-1. 기업 개요
뷰(Viu)는 2015년 홍콩의 통신·미디어 기업 PCCW 미디어 그룹이 출범시킨 글로벌 OTT 플랫폼으로 아시아 및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한 대표적인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초기에는 홍콩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한국 콘텐츠를 중심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했으나, 이후 동남아시아, 중동, 남아프리카 등 총 16개국 이상의 시장으로 확장하며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뷰(Viu)의 가장 큰 특징은 광고 기반 무료 시청 모델(AVOD)과 프리미엄 유료 구독 모델(SVOD)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비즈니스 구조에 있다. 이는 플랫폼을 시작한 초기부터 진행한 비즈니스 방식이었다. 무료 이용자는 광고를 시청하는 조건으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고, 유료 이용자는 광고 없이 고화질 스트리밍과 빠른 업데이트(조기 공개)를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이용자 접근성 중심의 모델은 콘텐츠 소비 허들이 높은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특히 유리하게 작용했다.
운영사인 PCCW는 통신망 인프라와 방송 미디어, 콘텐츠 배급 역량을 모두 보유한 복합 미디어 기업으로, 기존 통신업 기반의 가입자 생태계와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뷰(Viu)의 해외 진출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PCCW는 콘텐츠 제작보다는 글로벌 콘텐츠 큐레이션과 편성 전략에 초점을 맞추는 운영 방식을 채택했으며,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콘텐츠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해 지역 내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
2-2. 성장 과정과 성과
뷰(Viu)는 2015년 홍콩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동남아시아와 중동을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장했다. 출범 이듬해인 2016년,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다수의 동남아 국가에 진출했고, 이후 필리핀(2016), 태국(2017), 미얀마(2018)로 영역을 넓혔다. 특히 2018~2019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 중동 지역과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진출하며 비영어권 신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였다.

특히 글로벌 OTT들이 북미와 유럽 중심의 전략을 고수하던 시기에, 뷰(Viu)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니치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뷰(Viu)는 처음부터 북미·서유럽과 같은 과점 OTT 시장이 아닌, 동남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의 지역을 타깃으로 삼아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 나갔다. 이들 지역은 가격 민감도와 언어 장벽, 열악한 데이터 환경 등으로 글로벌 OTT의 확장이 더딘 시장이었다. 뷰(Viu)는 오히려 이러한 제약을 기회로 삼아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하며 플랫폼 기반을 다졌다.
이러한 확장 전략은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2023년 기준 뷰(Viu)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6,660만 명, 유료 구독자는 1,220만 명을 기록했다. 2023년 기준 연 매출은 약 3억 1,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23% 증가해 지속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뷰(Viu)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중 비영어권 지역에서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인 대표적인 OTT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위와 같은 성장세와 성과는 해외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실제로 프랑스의 미디어 그룹 카날+(Canal+)가 2023년 뷰(Viu)의 지분 26.1% 인수를 시작으로 2024년에는 36.8%까지 지분을 확대하며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 결정적 배경이 되었다. 카날(Canal+)는 이 투자를 통해 뷰(Viu)를 아시아·중동 성장 거점으로 삼고, 비서구권 K-콘텐츠 기반 OTT 확산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3. 뷰(Viu)의 해외 진출 전략
3-1. K-콘텐츠를 활용한 초기 진입 전략
뷰(Viu)의 글로벌 확장은 처음부터 한국 콘텐츠, 즉 K-콘텐츠를 핵심 진입 자산(Key Entry Asset)으로 설정한 전략에서 시작되었다. 넷플릭스,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OTT가 북미·유럽 중심으로 확산될 당시, 뷰(Viu)는 한국 드라마와 예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동남아시아 및 중동 등 비서구권 시장을 선점했다. 실제로 뷰(Viu)는 넷플릭스보다 빠르게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호텔 델루나》 등 국내 인기 드라마를 자막과 함께 제공하면서 K-콘텐츠 중심 플랫폼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특히 TV 방영 후 8시간 이내 유료 선공개(SVOD), 72시간 후 무료 공개(AVOD) 방식을 통해 이용자 접근성과 기대감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또한 뷰(Viu)는 앱 자체 브랜딩에서도 이러한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냈다. 앱 소개 화면에서 ‘Viu: Korean & Asian content’라는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우며, 한국 콘텐츠를 핵심 차별 요소로 강조한 것이다. 이는 단순 콘텐츠 공급자가 아니라 ‘K-콘텐츠 허브’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초기 시장에서 강력한 인지도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콘텐츠 중심 진입 전략은 플랫폼 브랜드 없이도 현지 이용자를 유인할 수 있는 핵심 무기로 작용했다. OTT 이용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장에서, 한국 드라마는 첫 경험으로서의 효과를 발휘했고, 이는 이후 현지 콘텐츠 소비로 이어지는 'K-콘텐츠 기반 OTT 진입 구조'를 형성했다.
뷰(Viu)가 주력한 지역의 또 다른 공통점은 현지 OTT 경쟁 강도가 낮고, 콘텐츠 공급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제작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는 모델보다 한국 콘텐츠를 신속히 확보해 공급망을 선점하는 전략이 더 효과적인 환경이었음을 의미한다. 즉, 뷰(Viu)는 콘텐츠로 먼저 들어가고, 플랫폼은 나중에 각인시키는 방식으로 진입 장벽을 우회했다.
이 전략은 한국 콘텐츠의 브랜드 파워에 기반한 일종의 우회적 플랫폼 확산 전략으로 기존 대형 플랫폼들의 정면 진입 방식과는 다른 경로를 개척했다. 특히 국가 단위 OTT 플랫폼이 없는 신흥시장에서는 콘텐츠로 시청자의 ‘첫 경험’을 장악하는 것이 곧 시장 주도권을 결정짓는 요인이었다.
3-2. 현지화 전략: 자막, UX, 오리지널 콘텐츠
뷰(Viu)의 해외 확장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중 하나는 철저한 현지화였다. K-콘텐츠를 중심으로 진입한 이후, 국가별 시청자의 언어·문화·접근성 수준에 맞춘 맞춤형 대응 전략을 통해 콘텐츠 수용성과 플랫폼 충성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먼저, 자막 현지화(Localized Subtitle)가 핵심 수단으로 작용했다. 뷰(Viu)는 콘텐츠 공개 후 24~72시간 이내에 인도네시아어, 말레이어, 태국어, 아랍어 등 현지 언어 자막을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해외 콘텐츠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이용자 몰입도를 크게 높였다. 특히 자막 번역의 속도와 정확도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경쟁 플랫폼보다 앞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자막 제작 방식에서 뷰(Viu)와 넷플릭스의 전략적 차이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AI(기계 번역 및 자동 자막 생성)를 활용해 대량의 콘텐츠 자막을 신속히 생성한 뒤, 문화적 뉘앙스와 관용구 보정을 위해 휴먼 프로프리딩(교정) 과정을 추가하는 구조를 사용한다. 반면 뷰(Viu)는 초기부터 현지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자막팀을 통해 자막을 직접 제작하며, 맥락적 정확성과 문화 코드 반영에 중점을 둔다. 이러한 방식은 자동화보다 느릴 수 있으나, 현지 이용자에게 더욱 자연스럽고 몰입도 높은 시청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
둘째, 모바일 중심의 UX 최적화(User Experience Optimization) 전략도 중요한 차별점이다. 데이터 환경이 열악하거나 요금이 높은 국가들을 고려해 뷰(Viu)는 저용량 스트리밍 옵션, 오프라인 저장 기능, 데이터 절감 모드 등을 적극 도입했다. 또한 앱의 반응 속도와 인터페이스도 저사양 스마트폰에서도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스마트폰 보급률은 높지만 네트워크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서 강력한 확산 동력을 확보했다.
셋째, 진입 이후 현지 이용자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전략지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Viu Original)도 본격화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는 현지 배우·언어·정서에 기반한 드라마와 리얼리티 예능을 직접 제작·공개하며, 현지 콘텐츠 생태계에 진입하고자 했다. 이러한 오리지널 시리즈는 플랫폼 충성도 제고와 동시에 광고주 유치 및 브랜드 파트너십 확대에도 기여했다.
뷰(Viu)의 현지화 전략은 단순히 언어만 번역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 접점 전반을 지역적 특성에 맞게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으며, 이는 플랫폼의 이용 지속성과 유료 전환율 제고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다.

3-3. 비즈니스모델: AVOD 기반 수익 모델과 플랫폼 확산 전략
뷰(Viu)는 글로벌 OTT 경쟁이 치열해지기 전부터 광고 기반 무료 시청(AVOD) 모델을 전략적으로 도입해,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신흥 시장에서 이용자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AVOD 모델은 가입자에게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광고를 시청하게 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구독 부담 없이 플랫폼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시장 확산 초기 단계에서 효과적인 촉매 역할을 했다.
Type. 1 | Type. 2 | Type.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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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트림 광고 (In-stream Ad) |
모바일 배너 광고 (Banner Ads) |
스폰서 채널 (Sponsored Channel) |
영상 컨텐츠 시청 전/중간 최대 30초 길이 이내 영상 광고 노출 |
모바일 전면 배너, 홈페이지 및 컨텐츠 재생 영역 내 DA 배너 노출 |
뷰(Viu) 메인 홈페이지 영역에 스폰서 채널로 입점하여 컨텐츠 형식의 영상 노출 |
특히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은 유료 구독 문화가 자리 잡지 않았거나 결제 수단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SVOD(유료 구독) 중심 글로벌 OTT가 확산에 어려움을 겪는 시장이었다. 반면 뷰(Viu)는 AVOD를 기본 모델로 설정하되, 프리미엄 서비스(SVOD)로 자연스럽게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채택함으로써 진입과 체류, 전환의 단계를 설계했다.
이러한 무료 이용에서 유료 전환 유도 구조는 방송 직후 빠른 공개 전략과 결합해 더욱 강력하게 작동했다. 예컨대, 유료 회원에게는 방송 후 8시간 이내 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하고 무료 회원은 72시간 후 시청이 가능하도록 설계하여 광고 수익과 구독 수익의 균형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또한 현지 통신사 및 결제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구축한 것도 뷰(Viu)의 플랫폼 확산 전략에서 중요한 요소였다. 일부 국가는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고 글로벌 결제망이 약한 상황이어서 이동통신사 요금과 연계한 번들 요금제, 선불 결제, 모바일 결제 등을 적극 활용하며 결제 접근성을 높였다. 이는 글로벌 OTT들이 겪는 ‘결제 장벽’을 효과적으로 우회한 사례로 주목된다.
뷰(Viu)의 AVOD 모델은 플랫폼 브랜드가 약한 상황에서도 대규모 이용자 기반을 먼저 확보하고 이후 유료 전환을 유도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국내 OTT가 참고할 수 있는 비용 효율적 확산 전략이다. 광고 수익은 단기 수익원으로 작동하며, 지역별 타깃 광고나 브랜디드 콘텐츠 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 다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신규 시장에 진출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다.
4. 나오며: 뷰(Viu) 사례를 통해 본 시사점과 K-OTT의 해외진출 방향성
앞서 살펴본 홍콩 OTT 뷰(Viu)의 사례는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력이 이미 충분히 검증되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플랫폼 경쟁력이 국내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 미디어·콘텐츠 산업은 최근 글로벌 OTT 시장에서 제작 경쟁력을 입증하며, 드라마·예능·웹툰 기반 IP가 주요 글로벌 플랫폼에서 상위 시청 순위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한류 콘텐츠의 영향력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의 주된 수혜자가 국내 OTT 플랫폼이 아닌 해외 플랫폼이라는 사실은 분명 뼈아프게 느껴진다.
특히 국내 OTT 산업은 과거 디지털 전환기와 팬데믹 등 비대면 소비가 급격히 확산되던 시점에서 글로벌 확장을 위한 전략적 기회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선제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한계를 보였다. 제작 역량은 확보했으나 해외 플랫폼과의 유통 주도권 경쟁에서 후발주자로 머무른 결과, ‘콘텐츠 강국이지만 플랫폼 경쟁력은 부족하다’라는 평가가 굳어지고 있다. 이 구조는 향후 K-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지위 강화뿐 아니라 국가 브랜드 가치 및 수익 창출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입지가 단순한 콘텐츠 공급자에서 벗어나 글로벌 유통 주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니치 마켓 선점과 철저한 현지화, 하이브리드 수익 모델과 같은 전략적 요소를 체계적으로 결합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정부와 민간은 통합 플랫폼 경쟁력 강화, 현지 파트너십 확대, 결제 및 인프라 지원 등 정책적 기반을 마련해 K-콘텐츠의 제작 우위를 플랫폼 주도권으로 확장하는 구조적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은 콘텐츠 강국을 넘어 플랫폼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