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문
2025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AI 슬롭(AI Slop)은 인공지능이 대량 생산한 저품질 디지털 콘텐츠를 의미하며, 정보 생태계를 혼탁하게 하고 허위 정보를 확산시켜 인터넷을 '죽은 인터넷'으로 변모시킨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의 스팸이나 알고리즘 기반의 저질 기사처럼 경제적 논리에 의해 탄생했으며, 현재는 유효 정보 접근을 방해하고 업무 효율까지 저해하는 '워크슬롭(Workslop)' 문제로까지 확대되었다. 그러나 슬롭의 범람은 역설적으로 창작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추어 누구나 상상력을 구현할 수 있는 '이용자 프롬프트 콘텐츠(User Prompted Content)' 시대를 열었으며, 이는 자본과 엘리트의 장벽을 넘는 표현의 자유와 창작의 민주화를 촉진하고 있다. 모든 것이 자동 생성되는 환경에서 역설적으로 가장 귀해지는 것은 결과물을 다듬고 선별하는 인간 고유의 안목(Taste)이며, 이는 슬롭과 실체 있는 콘텐츠를 구분 짓는 마지막 희소 자원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가짜 뉴스나 유해 콘텐츠에 대한 기술적·법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창작 형태를 지나치게 억압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야 한다. 결국 슬롭의 시대를 맞이해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과도한 공포보다는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포용하는 낙관이며, AI를 상상력의 증폭 도구로 삼아 인간적인 맥락이 살아있는 새로운 창작 문화를 안착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
1. 들어가며
2025년의 인터넷을 강타한 화두 중 하나는 단연 AI 슬롭(AI Slop)이다. 메리엄-웹스터 사전(Merriam-Webster)은 2025년 올해의 단어로 슬롭(slop)을 선정하면서, 이를 "인공지능을 활용해 대량 생산된 저품질의 디지털 콘텐츠"로 정의했다.1) 원래 가축 사료 찌꺼기나 진흙탕을 뜻하던 이 단어가 이제는 값어치 없는 쓰레기 콘텐츠를 가리키게 된 것이다.2) 예를 들어 터무니없는 AI 합성 동영상, 어색하고 이상한(AI로 만들어진) 광고 이미지, 그럴듯해 보이나 가짜인 뉴스 기사, 엉성한 AI 생성 전자책 등이 모두 슬롭의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한 마디로 "재미는 있을지언정 속 빈 강정 같은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AI 슬롭이라는 용어가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우리의 온라인 생활 곳곳에서 슬롭은 포착된다. 2024년 경부터 페이스북에는 "쉬림프 지저스(Shrimp Jesus)"라 불리는 기괴한 이미지가 떠돌기 시작했다. 이는 예수의 형상에 새우 등 갑각류 모습을 합성한 것으로, 자극적이지만 아무 맥락도 없는 전형적인 AI 슬롭 이미지다.3) 수만 건의 '좋아요'를 받으며 화제가 되었지만, 보고 나면 공허함만 남는 콘텐츠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이같이 "맥락 없이 눈길만 끄는" AI 생성물이 소셜미디어 피드와 웹 검색 결과까지 파고들고 있다.
그렇다면 AI 슬롭 현상은 정확히 무엇이며 어떻게 나타나게 된 걸까? 왜 많은 이들이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지, 그리고 우리는 다가오는 슬롭의 시대에 어떠한 태도를 보여야 할까? 본 글에서는 AI 슬롭의 개념과 역사적 전개, 부정적 영향과 우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긍정적 가능성을 살펴보겠다. 특히 AI 슬롭을 단순한 디지털 쓰레기가 아닌, 이용자 주도의 '이용자 프롬프트 콘텐츠(User Prompted Content)' 문화로 해석하는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슬롭의 정의: 콘텐츠 홍수 속의 가치 없는 양산품
슬롭(Slop)이란 말은 앞서 언급했듯 원래는 돼지죽이나 진흙탕처럼 질척거리는 쓰레기를 가리킨다. 오늘날 디지털 맥락에서 슬롭은 대량으로 생성되어 쏟아지는 저품질 콘텐츠를 뜻한다. 미국 사전은 이를 특히 AI가 만들어낸 디지털 잡동사니로 정의하며, 슬롭이라는 단어 자체가 첨단 기술 시대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하고 있다.4) 그만큼 2025년에 접어들어 AI로 생성된 온갖 가치 낮은 콘텐츠의 범람이 두드러졌다는 의미다.

슬롭 콘텐츠의 특징은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무가치함이다. 소비자 관점에서 보았을 때 별다른 의미나 정보 가치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5) 둘째, 타의에 따른 노출이다. 이러한 콘텐츠는 이용자가 적극적으로 찾지 않아도 알고리즘이나 플랫폼에 의해 밀어붙여진다는 느낌을 전달한다.6) 우리가 원해서 보는 게 아니라, 마치 돼지우리의 사료처럼 우리 눈앞에 던져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적화된 허섭쓰레기라는 점이다. 우스꽝스럽게 들리지만, 슬롭은 단순히 질 낮은 것에 그치지 않고 그렇게 되도록 계산된 산물이라는 뜻도 있다.7) 한마디로, 양은 풍부하나 영양가는 0에 수렴하도록 '설계된' 콘텐츠가 슬롭이다.
예를 들어보겠다. 한때 유튜브에서는 '슈퍼 캣 리그'라는 AI 생성 만화 영상 채널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인간처럼 행동하는 고양이 캐릭터들이 황당무계한 상황에 부닥치는 이 영상들은 명확한 줄거리도 메시지도 없지만,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조회수 수억 회를 기록했다.8) 이런 중독성 있지만, 맥락 없는 영상들은 대표적인 AI 슬롭 콘텐츠로, 아이들의 시간만 잡아먹는 디지털 바이트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예로, 한 여행 정보 웹사이트에는 AI가 작성한 "오타와 여행 명소" 추천 글에 지역 푸드뱅크(음식 나눔터)가 등장해 물의를 빚었다.9) 엉뚱한 정보를 그럴듯하게 포장한 이런 글 역시 의미 없는 AI 자동 생성물, 즉 슬롭의 한 예다.
이처럼 슬롭은 형식만 그럴듯할 뿐 알맹이가 없는 콘텐츠 전반을 포괄한다. 특히 생성 AI의 발전으로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도 텍스트, 이미지, 영상이 생산되면서 슬롭의 범위와 규모는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2024년 당시 일부 기술 전문가들은 "이제 인터넷의 콘텐츠 대부분이 인간이 아닌 AI에 의해 만들어진 것 같다"라고 우려하기도 했다.10) 비록 과장된 견해일 수 있지만, 그만큼 AI 콘텐츠 홍수가 현실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2025년 말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의 분석에 따르면 유튜브 신규 이용자에게 추천되는 영상 중 20% 이상이 AI 슬롭 콘텐츠였다고 한다.11) 세계 각지에서 AI로 생성된 억대 조회수의 유튜브 채널들이 등장하고, 조회수에 눈먼 제작자들이 텔레그램(Telegram), 디스코드(Discord) 등에서 "돈 되는 슬롭 만들기" 노하우를 공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12) 슬롭이 그야말로 뉴미디어 시대의 그림자로 자리 잡은 셈이다.
- 4) CBS NEWS. (Dec 15, 2025). "Slop" chosen as Merriam-Webster's 2025 word of the year.
- 5) Garbage Day. (Jul 11, 2024). More slop for the void.
- 6) Garbage Day. (Jul 11, 2024). More slop for the void.
- 7) Garbage Day. (Jul 11, 2024). More slop for the void.
- 8) The Guardian. (Dec 27, 2025). More than 20% of videos shown to new YouTube users are 'AI slop', study finds
- 9) The Guardian. (May 19, 2024). Spam, junk … slop? The latest wave of AI behind the 'zombie internet'.
- 10) Science alert. (May 15, 2024). Is The 'Dead Internet Theory' True? Shrimp Jesus Phenomenon Explained.
- 11) The Guardian. (Dec 27, 2025). More than 20% of videos shown to new YouTube users are 'AI slop', study finds
- 12) The Guardian. (Dec 27, 2025). More than 20% of videos shown to new YouTube users are 'AI slop', study finds
3. 슬롭 현상의 탄생과 확산
AI 슬롭의 등장은 한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이는 인터넷 콘텐츠 생산 방식의 역사적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우리의 이메일함을 채웠던 스팸(spam)을 떠올려보자. 원치 않는 광고메일이 범람하자, 사람들은 이를 스팸이란 한 단어로 규정하며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AI 시대에 나타난 슬롭이라는 말은 인터넷이 '좀비 인터넷'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경고에서 출발했다.13)
2000년대 중반 이용자 생성 콘텐츠(User-Generated Content)의 물결이 일면서,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에는 방대한 양의 아마추어 콘텐츠가 쏟아졌다. 초창기에는 귀여운 고양이 동영상이나 일상 브이로그처럼 다소 가벼운 콘텐츠들이 주를 이뤘고, 전통 매체들은 이를 두고 "그저 재미로 만드는 잡동사니"라며 평가절하하기도 했다.14) 하지만 이러한 이용자 주도 콘텐츠 혁명은 결국 1인 미디어 시대를 열었고, 수많은 크리에이터와 새로운 문화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2010년대에 들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는 알고리즘 피드를 앞세워 이용자들이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끊임없는 콘텐츠 노출을 추구해 왔다. 이 과정에서 클릭 유도 기사, 밈 이미지 등 질보다 양을 앞세운 콘텐츠 홍수가 가속화되었다.15) 예컨대, 온라인 저널리즘에서는 이미 2010년대 중반에 개먹이(dog food)라는 은어로, 독자에게 영양가 없는 바이럴 기사를 양산하는 행태를 자조적으로 불렀다.16) 즉 AI 이전부터도 우리는 알고리즘이 부추긴 콘텐츠 과잉 시대, 일종의 슬롭 시대의 전조를 겪고 있었던 셈이다.
AI 슬롭이라는 구체적 용어는 2023~2024년경 본격적으로 부상했다. 2024년 5월 영국 가디언은 AI가 무분별하게 양산한 웹페이지와 이미지를 일컫는 새 용어로 "슬롭"을 소개하며, 이를 막지 않으면 인터넷이 좀비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17) 이 기사에서 개발자 사이먼 윌리슨(Simon Willison)은 "AI로 검수 없이 자동 생성된 콘텐츠를 마구 쏟아내는 행위가 곧 슬롭"이라 정의하고, 이런 슬롭 웹사이트들이 검색 엔진을 교란하고 이용자의 시간을 낭비시킨다고 지적했다.18) 스팸 이메일이 그랬듯, 슬롭 역시 경제 논리로 탄생했다. AI로 손쉽게 수만 건의 글과 이미지를 생성하여 어떤 검색어에도 결과를 채워놓을 수 있으니, 극히 일부 이용자만 걸려들어 광고를 봐줘도 제작비는 뽑는 구조다. 결국 피해는 시간을 빼앗기고 헤매는 일반 이용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슬롭"이라는 간결한 낱말이 AI 콘텐츠 쓰나미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생성 AI의 대중화 원년이라 할 2025년에 슬롭은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누구나 텍스트 프롬프트만 넣으면 이미지를 뚝딱 만드는 미드저니(Midjourney), 동영상까지 만들어주는 오픈AI 소라(Sora), 메타가 내놓은 AI 숏비디오 앱 바이브(Vibes) 등 다양한 생성 도구들이 쏟아져 나왔다.19) 덕분에 전문 기술이나 장비가 없어도 일반인들이 AI를 통한 콘텐츠 생산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유튜브 등 UGC 플랫폼의 진화된 형태, 즉 "이용자 프롬프트 콘텐츠" 시대의 도래라고 부르기도 한다.20)21) 이제는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대신, 이용자가 AI에게 지시어(프롬프트)를 던져 결과물을 얻는 창작 패턴이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다. 오픈AI의 소라(Sora)로 생성한 합성 동영상들이 틱톡(TikTok)을 점령하고, 디즈니 같은 기업은 "팬들이 AI로 디즈니 캐릭터 영상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준비하는 등22), AI 기반 이용자 프롬프트 콘텐츠가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저비용 대량창작의 이면에는 당연히 품질 저하와 혼란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2010년대 후반 넷플릭스(Netflix)가 스트리밍 경쟁 속에 콘텐츠 양을 무리하게 늘리다 보니 예전만큼의 작품성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 사례를 생각해보자.23) 마찬가지로 AI 도구로 무한정 양산되는 콘텐츠들은 평균적인 완성도와 진정성이 떨어질 위험이 크다. 2025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유튜브 인기 채널 중, 내용은 부실하지만 시각효과는 자극적인 수백 개의 AI 채널이 파악되고 있다.24) 이는 곧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 전반의 슬롭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한국 사회도 언론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AI가 양산한 쓰레기 콘텐츠 홍수를 경계하는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25)
요약하면 AI 슬롭 현상은 정보기술 발전과 플랫폼 경제의 맥락 속에서 서서히 증대되어 온 콘텐츠 대홍수의 결정판이라 볼 수 있다. 2025년을 기점으로 그 물결은 더욱 거세졌고, 이제 우리는 그 부정적 영향과 함께 긍정적 가능성을 모두 마주하게 되었다.

- 13) The Guardian. (May 19, 2024). Spam, junk … slop? The latest wave of AI behind the 'zombie internet'.
- 14) Digital Native. (Oct 15, 2025). Taylor Swift, Sora, and Slop vs. Substance
- 15) Garbage Day. (Jul 11, 2024). More slop for the void.
- 16) Garbage Day. (Jul 11, 2024). More slop for the void.
- 17) The Guardian. (May 19, 2024). Spam, junk … slop? The latest wave of AI behind the 'zombie internet'.
- 18) The Guardian. (May 19, 2024). Spam, junk … slop? The latest wave of AI behind the 'zombie internet'.
- 19) Digital Native. (Oct 15, 2025). Taylor Swift, Sora, and Slop vs. Substance
- 20) Spotlight. (Jan 5, 2026). What Disney-OpenAI Means for AI User-Generated Content
- 21) ExtraHop. (Nov 4, 2024). 2025 Predictions: AI Supply Chain Will Become One of the Most Critical Threats to Enterprises
- 22) Spotlight. (Jan 5, 2026). What Disney-OpenAI Means for AI User-Generated Content
- 23) Garbage Day. (Jul 11, 2024). More slop for the void.
- 24) The Guardian. (Dec 27, 2025). More than 20% of videos shown to new YouTube users are 'AI slop', study finds
- 25) 주간경향. (2025.03.21.). [IT 칼럼] AI 슬롭과 알고리즘 로또
4. AI 슬롭의 부정적 영향: '좀비 인터넷'에 대한 우려
슬롭 콘텐츠의 범람이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은 여러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정보 생태계의 혼탁이다. 앞서 예로 든 '쉬림프 지저스' 같은 맥락 없는 합성물이나 가짜 뉴스들은 단순한 눈요기를 넘어, 인터넷 상의 유용한 정보 접근을 방해하는 노이즈를 증가시킨다. 검색 결과나 소셜 피드에 신뢰할 수 없는 AI 생성물이 걸러지지 않고 쌓이면, 이용자는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일일이 쓰레기를 치우는 수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26) 이는 마치 도서관이었던 인터넷이 점차 쓰레기장으로 변모하는 것과 같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인간 참여가 줄고 봇(Bot)과 AI가 채우는 인터넷을 가리켜 죽은 인터넷(death of Internet)이라는 자조적 용어까지 쓰고 있다.27)
또 다른 문제는 허위정보와 신뢰의 위기다. AI가 만든 가짜 영상과 이미지가 늘면서, 눈으로 보는 것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세상이 되고 있다. 2025년 출시된 오픈AI 소라(Sora)를 통해, 역사적 인물들이 DJ를 하거나 유명인이 하지 않은 말을 하는 영상이 대거 양산되었다. 이 중 일부는 워터마크(Watermark)를 지웠을 경우 진위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했다.28) 한 이용자는 할로윈 장식에 놀라는 주머니쥐(possum) CCTV 영상을 보고 친구들에게 공유했다가 나중에 AI 생성 영상임을 알고 "이젠 온라인의 어떤 영상도 못 믿겠다"는 체념을 내비쳤다.29) 이처럼 딥페이크를 비롯한 시각적 허위 정보는 대중의 콘텐츠 불신을 키우고, 나아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2025년 미국 국방부 고위 관료가 AI로 조작된 만화 캐릭터 이미지를 정치 선전에 활용한 일이 있었고, 각국 선거나 여론전에서도 AI 생성 가짜뉴스가 악용될 소지가 커지고 있다.30) "슬롭의 확산은 현실 세계의 진실성에 해로운 침식 작용을 한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31)
창작 및 업무 환경에도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이 앞다퉈 문서 요약, 보고서 초안 작성 등에 생성 AI를 도입하면서, 일명 워크슬롭(workslop)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는 워크슬롭을 "겉보기에 그럴듯하지만 실제 업무의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는 AI 생성 작업물"로 정의하고 있다.32) 회의록 정리나 이메일 초안 등에서 AI가 뱉어낸 결과물이 오히려 사람이 다시 검토하고 손봐야 할 일거리를 늘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즉 AI가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기는커녕, 불완전한 결과물의 책임을 오히려 인간 동료나 상사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잘못된 정보 수정, 맥락 보완 등에 시간이 들어 업무 비효율이 커지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AI에 과도한 기대를 품고 모든 것을 맡기려 한 조급한 도입의 부작용이라 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도 AI 슬롭에 대한 피로감과 반감이 누적되고 있다. 메타(Meta)가 2025년 선보인 AI 숏폼 영상 앱 바이브(Vibes)는 출시 소식만으로도 "또 슬롭을 양산하느냐"는 싸늘한 반응을 얻었다.33) 일각에서는 슬롭 투성이인 플랫폼에 광고를 붙이기 꺼리는 광고주들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내 콘텐츠가 AI로 만든 쓰레기와 나란히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목소리가 광고업계에서 나오고, 심지어 소비자들은 실제 사람이 만든 광고조차 "AI가 만든 쓰레기 광고"라며 신고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34) 콘텐츠 전반에 대한 신뢰 저하가 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다.
이렇듯 부정적 측면이 많기에, 각국 정부와 플랫폼 기업들은 AI 슬롭에 대응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모색 중이다. 가령 주요 플랫폼들은 AI 생성 콘텐츠임을 밝히는 워터마크나 라벨 부착을 검토하고 있고, 일부 전문가들은 AI 콘텐츠의 무분별한 공개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35) 영국 등에서는 AI가 만들어낸 이메일 및 댓글을 일반 이용자가 구별하기 어렵게 둬선 안 된다는 보안 당국의 경고도 있었다.36) 한국 또한 "AI 슬롭 시대, 검증에 투자하라"는 언론 칼럼이 나올 정도로 사실 검증 시스템 강화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37)
요약하자면, AI 슬롭은 정보 혼탁, 허위정보, 생산성 저해, 문화 질적 저하 등 다층적인 부작용을 낳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슬롭을 "피해야 할 것, 없애야 할 것"으로만 바라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슬롭 현상을 단순한 폐해로만 치부하는 데서 그쳐서는, 그 이면의 변화와 가능성을 놓칠 수 있다. 다음 장에서는 AI 슬롭을 보는 다른 시각, 즉 새로운 창작의 물결로서의 긍정적 해석을 살펴보겠다.
- 26) The Guardian. (May 19, 2024). Spam, junk … slop? The latest wave of AI behind the 'zombie internet'.
- 27) Science alert. (May 15, 2024). Is The 'Dead Internet Theory' True? Shrimp Jesus Phenomenon Explained.
- 28) Digital Native. (Oct 15, 2025). Taylor Swift, Sora, and Slop vs. Substance
- 29) Digital Native. (Oct 15, 2025). Taylor Swift, Sora, and Slop vs. Substance
- 30) Science alert. (May 15, 2024). Is The 'Dead Internet Theory' True? Shrimp Jesus Phenomenon Explained.
- 31) Axios. (Dec 15, 2025). "Slop" to the top: Merriam-Webster's word of the year is here
- 32) Harvard Business Review. (Sep 22, 2025). AI-Generated "Workslop" Is Destroying Productivity
- 33) Digital Native. (Oct 15, 2025). Taylor Swift, Sora, and Slop vs. Substance
- 34) The Guardian. (May 19, 2024). Spam, junk … slop? The latest wave of AI behind the 'zombie internet'.
- 35) The Guardian. (Jan 8, 2025). AI-generated 'slop' is slowly killing the internet, so why is nobody trying to stop it?
- 36) The Guardian. (Jan 24, 2024). AI will make scam emails look genuine, UK cybersecurity agency warns.
- 37) 동아일보. (2025.12.29.). [광화문에서/임현석]AI 슬롭의 시대, 검증에 투자하라
5. 창작의 민주화: 슬롭 현상을 보는 긍정적 시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슬롭"은 부정적 어감을 주지만, 한편에서는 이 현상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메리엄-웹스터(Merriam-Webster) 사전'의 대표 그렉 바를로우(Greg Barlow)는 "슬롭이라는 말이 유행한다는 건, 사람들이 오히려 진짜와 진정성을 갈구하게 되었다는 희망의 신호"라고 말하고 있다.38) 슬롭에 대한 경멸과 염증이 커질수록 역으로 인간 고유의 창의성과 정교함의 가치가 부각될 거란 견해다.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가, 슬롭 그 자체가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 효과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그것은 바로 창작의 문턱이 획기적으로 낮아지는 효과 그리고 표현의 자유가 엘리트와 자본의 장벽을 넘어 확산되는 현상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AI 슬롭의 홍수는 생성 AI 도구의 보급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이제는 말 몇 마디(프롬프트)만 던지면 AI가 그림도 그리고 영상도 편집해주는 시대다. 과거에는 영화 한 편을 만들려면 거대한 스튜디오와 전문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 한 사람과 AI만 있어도 그럴듯한 단편을 뽑아낼 수 있게 되어가고 있다. 기술 투자자 렉스 우드버리(Rex Woodbury)는 "이제 AI 소라 같은 도구 덕분에 좋은 작품을 만들 비용과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었다"면서 "이 변화는 영화 제작에 순풍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39) AI가 창작 도구의 접근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재능 있는 누구나 적은 예산으로도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5년 할리우드에서는 AI 생성 영상 기술을 활용해 인디 영화 제작비를 크게 절감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거대 자본의 뒷받침 없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창작 생태계 전반에 더 많은 다양성과 새로운 목소리의 등장을 뜻한다.
또한 새로운 세대의 크리에이터 탄생도 기대할 수 있다. AI 슬롭 속에서도 분명히 옥석 가리기는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수많은 군중 속에서 진짜 재능을 가진 이들이 AI를 무기 삼아 돋보이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수십 개의 AI 만화 채널이 난립하는 가운데서도 독특한 스토리텔링과 그림체로 두각을 나타내는 아티스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앞으로 슬롭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진주 같은 콘텐츠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며 주류로 올라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기술 변화의 큰 흐름을 돌아보면 언제나 양의 폭발 후 질의 도약이 뒤따랐다. 사진기가 발명되었을 때 초창기엔 저급한 사진도 범람했지만, 이내 사진 예술의 시대가 열린 것처럼 말이다. 마찬가지로 AI 생성 콘텐츠의 범람 이후에는 이를 활용한 새로운 예술과 창작의 형태가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40) 렉스 우드버리(Rex Woodbury)는 "AI로 만들다 보니 영혼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 콘텐츠가 많지만, 영혼이 담긴 AI 창작물 또한 등장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르네상스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41) 슬롭 속에서도 진정성 있는 창작자와 매력적인 작품은 등장하기 마련이고, 오히려 그 대비로 더 빛날 수 있다는 역설이다.
표현의 자유와 민주화 측면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과거 대중문화 산업은 소수의 엘리트 기획자와 자본이 좌우했다. 영화든 음악이든 대형 스튜디오와 레이블 없이는 대중에 도달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유튜브 등의 이용자 생성 콘텐츠(User Generated Content) 플랫폼은 개인에게도 무대에 설 기회를 주었고, 수많은 1인 크리에이터와 인디 작가들을 배출하고 있다. 이제 AI 시대의 이용자 생성 콘텐츠, 곧 이용자 프롬프트 콘텐츠(User Prompted Content)는 이 경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42) 예를 들어, 필름 카메라 대신 스마트폰 카메라로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었듯, 이제는 전문 애니메이터 없이도 AI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낼 수 있고, 악기 연주 방법을 몰라도 AI로 음악을 작곡할 수 있다. 이는 표현 수단의 급격한 대중화를 의미한다. 물론 그 결과물이 모두 뛰어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상상력을 펼쳐보일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기술의 거대한 흐름은 언제나 도구를 더 저렴하고 손쉽게 만들었고, AI는 그 흐름을 가속화할 뿐"이라는 말처럼43), AI는 창작의 평등화를 촉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긍정론이 현재의 문제를 외면하자는 뜻은 아니다. 다만 슬롭 현상을 새로운 문화로 인지하고 생산적으로 대응하자는 제안이다. 예컨대 이용자 프롬프트 콘텐츠 문화를 건강하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창작자들의 책임 의식과 플랫폼의 품질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AI를 쓰더라도 최소한의 검토와 인간적 개입을 거쳐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뛰어난 크리에이터들은 AI가 만들어낸 초안을 토대로 꼼꼼히 다듬거나, 여러 AI 도구를 조합해 기존에 없던 퀄리티의 결과물을 뽑아내고 있다. 프랑스 콘텐츠 전략가 마리 돌레(Marie Dollé)는 이를 "Infra-Real(인프라-리얼)"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AI로 만들어낸 가상적인 것일수록 더 많은 인간의 정교한 큐레이션과 입력이 필요하며, 그때 비로소 현실을 뛰어넘는 새로운 인식의 경험을 준다는 취지다.44) 다시 말해, 사람의 안목(taste)이 더해진 AI 창작물만이 슬롭과 구분되는 실체 있는 콘텐츠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45)
렉스 우드버리(Rex Woodbury)는 "안목 또는 취향은 마지막 남은 희소 자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46) AI로 누구나 무엇이든 만들 수 있게 되면, 무엇을 만들지 고르는 능력 그리고 무엇을 소비할지 선별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결국 슬롭의 홍수 속에서 빛을 발할 것은 인간 고유의 창의적 판단력과 감각이라는 주장이다. 우리는 이미 소셜미디어 시대에 나만의 큐레이션으로 가치 있는 정보를 모아내는 법을 익혀왔다. 슬롭 시대에도 마찬가지로, 콘텐츠를 쏟아내는 기술보다 제대로 고르는 기술이 각광 받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AI 슬롭 현상은 인간의 역할이 끝나는 종말이 아니라, 인간의 안목이 더욱 값지게 평가받는 새 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
요약하면, AI 슬롭의 긍정적 측면은 창작의 장벽을 허물고, 더 다양한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점과, 그 과정에서 오히려 인간의 개성과 창의성의 가치가 재발견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슬롭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구체적인 대응과 태도에 대해 정리해보겠다.
- 38) CBS NEWS. (Dec 15, 2025). "Slop" chosen as Merriam-Webster's 2025 word of the year.
- 39) Digital Native. (Oct 15, 2025). Taylor Swift, Sora, and Slop vs. Substance
- 40) Digital Native. (Oct 15, 2025). Taylor Swift, Sora, and Slop vs. Substance
- 41) Digital Native. (Oct 15, 2025). Taylor Swift, Sora, and Slop vs. Substance
- 42) ExtraHop. (Nov 4, 2024). 2025 Predictions: AI Supply Chain Will Become One of the Most Critical Threats to Enterprises
- 43) Digital Native. (Oct 15, 2025). Taylor Swift, Sora, and Slop vs. Substance
- 44) In Bed With Social. (Dec 7, 2025). Uncovering the Infra-Real
- 45) Digital Native. (Oct 15, 2025). Taylor Swift, Sora, and Slop vs. Substance
- 46) Digital Native. (Oct 15, 2025). Taylor Swift, Sora, and Slop vs. Substance
6. 슬롭 시대를 맞는 우리의 자세
AI 슬롭이 몰고 온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과거 음악 산업이 MP3와 인터넷의 등장을 겪으며 적응해왔듯이, 우리 사회도 콘텐츠 생산 방식의 격변을 받아들이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그렇다면 슬롭 시대의 올바른 자세는 무엇일까?
첫째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슬롭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은 필수적이다. 가짜정보나 악의적 활용에 대한 규제와 기술적 대응(예: AI 콘텐츠 식별 기술, 법적 책임 부과 등)은 계속 논의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창작 형태를 지나치게 억압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쏟아졌던 과도한 불안과 검열은 오히려 혁신을 저해한 선례가 많았다. 20세기 초 영화가 나왔을 때 "대중을 타락시킨다"고 탄압했던 것처럼만 행동해서는 곤란하다. 대신 자율적인 창작 생태계의 성숙을 유도해야 한다. 플랫폼들은 AI 생성물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이용자 신고와 필터링을 강화함으로써 슬롭을 줄일 수 있다. 이용자들 또한 디지털 문해(Literacy) 교육을 통해, 무엇이 진짜 정보이고, 무엇이 생성된 잡음인지 비판적으로 식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결국, 기술적이고 사회적인 면역체계를 갖추어 슬롭의 폐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둘째로, 창작 문화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AI 등장 이전부터 지속된 "조회 수 지상주의" 문화가 슬롭을 부추긴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47) 이제는 품질과 의미를 중시하는 창작 윤리를 재조명해야 할 때다. 이는 창작자 개개인의 몫이기도 하지만, 업계 전반의 변화도 요구된다. 예를 들어, 알고리즘 피드의 설계 철학이 "오래 머물게 하기"에서 "가치 있는 경험 제공"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슬롭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증된 인간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48) 실제로 2025년 뉴욕에서 열린 한 AI 기업의 팝업 행사(Anthropic의 Claude 카페)는 "Anti-AI Slop"을 표방하며 세련된 컨셉으로 사람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49) 이는 대중이 AI가 넘치니 오히려 인간적인 것, 사려 깊은 것을 그리워한다는 방증이다. 창작자와 플랫폼은 이러한 "안목의 시대" 흐름에 맞춰, AI를 활용하더라도 기획 의도와 맥락이 살아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취향을 잃지 말라. 제품의 섬유질 하나하나에 그 소중한 자원을 주입하라"는 표현처럼50), 슬롭 시대에 창작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기술 활용 능력 이상으로 '무엇을 만들고 왜 만드는가'에 대한 분명한 철학이다.
마지막으로, 낙관과 포용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 변화는 이미 현실이므로, 이를 긍정적으로 포용하여 새로운 기회로 삼는 자세가 필요하다. 슬롭을 없앨 수 없다면 슬롭을 넘어서는 법을 찾으면 된다. 2005년에 유튜브가 등장했을 때 이를 두고 "한심한 개인 영상의 천국"이라고 했던 냉소가 있었다.51) 그러나 불과 10여 년 만에 유튜브는 전 세계인에게 지식과 예술과 소통의 장이 되었다. AI 슬롭 현상도 결국 같은 궤적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초기엔 엉뚱하고 수준 낮은 것들이 넘치지만, 곧 그 안에서 새로운 별, 새로운 감동, 새로운 가치가 솟아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할 일은 과도기적 혼란 속에서도 그 가능성을 믿고 지원하는 것이다. 젊은 세대에게 AI 창작 교육을 장려하고, 기성 창작자들이 AI를 도구로 삼아 도전적 실험을 해보도록 격려해야 한다. 정부나 업계는 창작 생태계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자본력이나 알고리즘 기술이 아닌 창의성과 진정성이 성공 요인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 47) Garbage Day. (Jul 11, 2024). More slop for the void.
- 48) CBS NEWS. (Dec 15, 2025). "Slop" chosen as Merriam-Webster's 2025 word of the year.
- 49) Digital Native. (Oct 15, 2025). Taylor Swift, Sora, and Slop vs. Substance
- 50) Digital Native. (Oct 15, 2025). Taylor Swift, Sora, and Slop vs. Substance
- 51) Digital Native. (Oct 15, 2025). Taylor Swift, Sora, and Slop vs. Substance
7. 맺음말: 슬롭의 바다를 항해하며
AI 슬롭은 현시점에서 분명 우려스러운 현상이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적 에너지가 흐르고 있다. 슬롭을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이는 AI 시대의 새로운 이용자 참여 문화이자 창작의 대중화 물결임을 알 수 있다. 물론 그 파도가 거세어서 자칫 우리 삶의 터전을 휩쓸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과도한 공포나 혐오만으로 일관한다면, 우리는 그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갈 뿐이다. 대신 돛을 올리고 현명하게 항해해야 한다.
스팸이라는 말이 등장한 지 30여 년 만에 우리는 스팸 필터를 당연한 인프라로 갖추게 되었듯이, 슬롭의 시대도 서서히 우리 삶에 내재화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터넷 환경은 다시 정화되고, 진짜로 의미 있는 것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동시에 AI는 우리의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도구로 안착하게 될 것이다. 슬롭의 바다 한가운데서도 우리는 여전히 보석을 찾을 것이고, 또 만들어낼 것이다. AI 슬롭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다루어야 할 새 현실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우리는 그 속에서 진정한 혁신과 창조의 기회를 움켜쥘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