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들어가며
버추얼 휴먼은 그래픽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가상 인간을 의미한다. 디지털 휴먼, AI 휴먼, 메타 휴먼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며 이들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구현, 실존 인물과 유사한 외모를 가졌거나 사람과 비슷하게 구현된 가상 인물을 말한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버추얼 휴먼 제작이 가능해졌고, 광고나 교육 등 영상 출연이 본격화됐다. 버추얼 휴먼 제작 방식은 크게 풀(Full) 3D 방식과 실사 합성 방식으로 나뉘며 세부적으로는 디지털 더블, 게임엔진, 딥페이크, 생성형 AI 방식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고 있다.
향후 광고·교육 시장 활용부터 나아가 영화 등 웰메이드 콘텐츠 등장인물로 버추얼 휴먼 활용이 기대된다. 우리나라 버추얼 휴먼 시장은 연평균 약 50% 성장률이 기대되고 있다. 시장 추산 가상 인플루언서 등 국내 버추얼 휴먼 시장은 2021년 5,753억 원에서 2026년 약 4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해외 시장조사업체 이머전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버추얼 휴먼 시장 역시 매년 성장을 거듭 2020년 100억 달러(약 14조 원) 수준에서 2030년 5,275억 8,000만 달러(약 7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버추얼 휴먼에 대한 관심은 생성형 AI, 확장현실(XR), 컴퓨터 그래픽(CG) 기술 발전과 메타버스 확산 등에 따라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특히 시·공간 제약이 없고 표현에 한계가 없어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며 사람이 직접 출연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 요소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버추얼 휴먼이 유명 연예인 대신 공식 모델로 활동하거나 광고에 출연하고 있으며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영상 미디어 콘텐츠에서 수요가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인, 기업, 공공 영역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서 버추얼 휴먼이 활발하게 활용된다.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Rozy)’는 3D 그래픽과 AI 기술을 접목, 얼굴부터 목소리까지 실존하지 않는 버추얼 휴먼이다. 처음 공개된 2021년에만 1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가수 ‘루이(Rui)’는 가상 얼굴을 합성해 활동하며 인스타그램 팔로워 1만 9,000명과 유튜브 커버 영상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넷마블F&C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버추얼 아이돌 그룹 ‘메이브’를 결성, 유튜브 등에서 성공적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바 있다.
버추얼 휴먼은 중장기적으로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고 있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블래스트가 기획한 버추얼 아이돌 보이그룹 ‘플레이브’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 8월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버추얼 아이돌 최초 케이스포돔 단독 공연이었다. 3회차 공연이 모두 매진하며 미디어·콘텐츠·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버추얼 휴먼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버추얼 엔터테인먼트는 음악, 광고, 영화, 인플루언서, 게임 등 콘텐츠 산업에서 장르적 확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기술 발전과 함께 버추얼 휴먼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능력도 크게 향상될 것이며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버추얼 휴먼 중 AI 휴먼 사업에 집중하고 AI 더빙 등 AI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이스트소프트 사례를 통해 가상 인간이 가져올 국내외 미디어 등 산업 내 변화를 살펴본다.

2. LLM부터 휴먼까지 AI기업으로 거듭난 '이스트소프트'
이스트소프트는 1999년 압축 프로그램 ‘알집’을 출시하며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출발했다. 알씨·알약 등 SW 알툴즈 제품군을 통해 직관적인 효용을 제공하며 국내 PC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도했다. 200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16년 인공지능(AI) 중심 경영 비전을 선포하고, 2017년 AI 연구소 ‘A.I. 휴먼 랩’을 설립하며 AI 전문 기업으로 재도약을 본격화했다.
현재 이스트소프트를 대표하는 AI 서비스는 가상 인물을 생성하는 AI 휴먼 기술 기반 글로벌향 AI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페르소에이아이(Perso AI)’다. AI 휴먼 영상 제작, AI 더빙, AI 라이브 챗 등을 제공하며 방송, 교육, 고객 상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검색 엔진 서비스 ‘앨런(Alan)’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AI를 지향한다. 국내 대표 AI 검색 서비스로 자리매김을 추진하고 있다. 알툴즈 제품군 역시 AI 기반으로 고도화돼 문서 번역, 이미지 보정 기능을 제공한다. 보안 솔루션 ‘알약’은 AI 위협 탐지 기술을 통해 차세대 보안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LG AI연구원이 주관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AI 휴먼·앨런·알툴즈를 주축으로 국내 AI 전환(AX)을 이끌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3.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와 일문일답
- Q.이스트소프트의 주요 사업을 소개해 주세요.
- A.인공지능(AI) 분야는 AI 휴먼과 영상을 만들고 인터랙션하고 AI 더빙까지 제공하는 글로벌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페르소에이아이(Perso AI)’, 거대언어모델(LLM) ‘앨런 LLM’과 에이전틱 AI 고도화 기술 등이 있습니다. 알툴즈는 B2C·B2B 광고 사업 위주로 하고 있고, B2B 라이선스 판매 모델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큐리티 알약도 진행하고 있고요. 자회사로 이스트에이드가 AI 검색 기반 ‘줌 포털’ 서비스를 하고, 또 엑스포넨셜 자산운용사, 이스트게임즈, AI 안경 중심의 안경 쇼핑몰 등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Q.AI 휴먼 등 AI 사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한 계기는 무엇일까요?
- A.AI를 서비스한 지는 오래됐습니다. AI 휴먼 사업화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사람이 가진 인터페이스로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전달하거나 인터랙션을 하는 데 있어 사람이 가지는 장점, 자연스러움도 있지만 전달력과 뉘앙스가 앞으로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봤지요. 그 사업을 눈여겨보던 차에 코로나19 때문에 사업화가 급격히 진행됐습니다. 여기에 LLM 등 기술 발전까지 더해져 AI 휴먼 구현이 가능하게 된 것이죠. 시각적 표현뿐만 아니라 언어적 표현까지 갖춰지면서 기술 완성도가 높아지고 세상에서 받아들여지고자 하는 수용도도 매우 커졌습니다. AI 휴먼의 기술뿐만 아니라 발화에 맞춰 자연스러운 얼굴 표정과 같이 비주얼적 부분에도 신경을 썼는데요. 자연스러운 모습을 구현하는 데 신경을 썼습니다.

- Q.이스트소프트의 'AI 휴먼'은 어떻게 고도화하고 있나요?
- A.시장에서 선택을 받는 이유는 결국 퀄리티(품질)인데요. 결국 적합하고 좋은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투자 기간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AI 휴먼 스튜디오, 즉 물리적인 오프라인 스튜디오를 구축했습니다. 일단 이스트소프트 제주도에 R&D 지사가 있고요. AI 사업을 하면서 데이터 가공에 중점을 맞춰 현지 인력으로 데이터를 가공하고 있습니다. AI 휴먼 영상을 학습용 데이터로 만들고, 고도화하고 데이터셋을 구축하는 등 퀄리티적인 측면에서 차별점이 있습니다.
 AI 사업을 한 지 10년이 되면서 기술 발전을 지속했는데요. 이스트소프트 자체 LLM 기술인 앨런까지 확보하며 콘텐츠, 사람의 외형 등 비주얼, 대화까지 모두 자체 기술로 구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AI 휴먼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사람과 대화할 때 인터벌을 줄이기 위한 노력, 즉 발화 레이턴시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어요. AI 휴먼 키오스크까지 개발했고 판매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 Q.AI 휴먼의 대화에 필요한 AI 언어모델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 A.처음에는 챗GPT밖에 없어서 GPT API를 연동해서 제공했고요. 이후 기술 발전이 급격하게 이뤄지면서 딥시크, 라마 등 다양한 모델이 출현했죠. 최근 GPT-5까지 나와서 경량화되기도 했고 GPT-4 수준의 온디바이스 AI 서비스가 가능한 모델도 많이 나와서 파인튜닝을 통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엔지니어링을 통해 이스트소프트 LLM을 구축했고요. 고객 수요와 예산 등 상황에 맞게 앨런 LLM을 사용하기도 하고 타사 LLM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대용량의 경우엔 제미나이, 번역 퀄리티가 중요할 때는 클로드, LG AI연구원의 ‘엑사원’ 모델을 함께 쓰기도 하고요. 축적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파인튜닝 해서 제공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애플과 Arm, 인텔 등 반도체 회사들과 호환 가능한 모델로 온프레미스(구축형) 방식 서비스도 가능하고 모바일, PC에서도 당연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 Q.AI 휴먼 등 버추얼 휴먼은 결국 발화 시 입 모양과 손가락, 손목 등 관절 움직임이 사람만큼 자연스러운지가 핵심 기술로 평가되는데요. 이스트소프트의 현재 기술 수준과 향후 고도화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 A.이스트소프트 AI 휴먼은 객관적으로 빠른 응답속도와 퀄리티, 정확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화할 때 사람들이 자연스러움을 느끼는 응답 시간이 2초 내외거든요. 질문하고 답변이 너무 빨라도, 또 너무 느려도 이상합니다. 2초 정도 수준이 정확한데요. 개발 초기에는 질문을 듣고 AI 휴먼이 대답하기까지 1분, 얼마 전까지만 해도 5초 전후 정도의 지연이 발생했는데요. 최근에는 2~3초 이내에 답변하는, 자연스러운 수준이 됐습니다. AI 휴먼 답변과 콘텐츠의 적합성과 정합성은 LLM 성능에 달려있어요. 고객사 맞춤형으로 LLM을 선택하는데 응답 퀄리티도 나아지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되고 있고요.
 음성인식(STT) 기술 관련, 다(多)화자의 경우에도 화자 분리 기술을 통해 화자를 분리해서 인식할 수 있도록 기술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 말이 선명하지 않아도, 사투리도 알아들어야 하는 기존의 제약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스트소프트 AI 휴먼은 한국어와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는데요. 향후 베트남어 등 외국어도 지원할 수 있게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음성합성(TTS) 오디오 학습을 통해 발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AI 휴먼과 별도로 글로벌 SaaS ‘페르소에이아이’에서 제공하는 AI 더빙의 경우 31개 국어가 지원됩니다. 언어 학습과 고도화는 해외 LLM의 API를 활용하거나 마땅한 모델이 없으면 자체 학습하는 ‘투트랙’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자체 데이터는 정부 공공데이터 활용 또는 데이터 구축 사업을 수행해서 진행하는 방법이 있고, 자체적으로 인터넷 등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사람을 불러서 녹음을 통해서 확보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 Q.'페르소에이아이'의 경우 글로벌 가입자가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 A.그렇습니다. ‘페르소에이아이’ 가입자는 세계적으로 현재 20만 명을 돌파한 상황입니다. 유료 사용자의 70%가 해외 가입자일 정도로, 세계적으로 쓰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료 가입자 다수는 1인 창작자로 생각되고요. 교육 영상을 만드는 데도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페르소에이아이가 자체 콘텐츠 제작에도 도움을 주고 교육 영상도 가능한 서비스이거든요. IT 관련 정보 영상, 게임 영상, 아동 영상, 더빙 같은 것이 많이 되기 때문에 사용자 반응이 긍정적입니다.
- Q.AI 휴먼 서비스의 수요 산업과 분야, 주요 공급사례를 설명 부탁드려요.
- A.AI 휴먼은 버추얼 휴먼처럼 사람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모습을 갖고 있지만 버추얼 휴먼과 달리 정적입니다. 그래서 뉴스 진행이나 인터넷 강의, 기업 내 강의와 같은 교육, 정적인 인플루언서 활동 등에서 수요가 압도적으로 큽니다. 또 정보 전달 성격의 광고에도 활용되고요. 언론사 등에서 뉴스를 전달할 때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든 제작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 번만 경험하면 재사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데이터도 그렇고요.
 한 글로벌 게임사의 경우 개발자 세션을 진행할 때 여러 가지 언어로 제작하거나 자막을 입혀야 하는데, AI 더빙을 활용한 AI 휴먼을 사용하면 훨씬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죠.
 버추얼 휴먼은 정적인 AI 휴먼보다는 훨씬 활동적이고, 3D로 입체감 있게 움직이는 게 조금 다른데요. 버추얼 휴먼은 액션이 가능한 광고모델과 아이돌 등으로 활용된 사례가 있죠.

- Q.AI 휴먼보다 동적인 게 버추얼 휴먼이라고 하셨는데요. 버추얼 휴먼이 주인공인 웰메이드 콘텐츠 제작도 가능해질까요?
- A.버추얼 휴먼은 3D 형태로 발전하고 있죠. 게임사에서 활용하는 다양한 이미지와 그래픽 기술로 완성도가 높아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처럼 보이는지, 사람과 동일하게 만들어질지에 대한 분명한 간극이 있잖아요. 언제쯤 웰메이드 콘텐츠 제작이 될 거냐는 측면에서 결국 중요한 건 일관성 있는 AI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구글이 공개한 이미지 생성 모델 ‘나노바나나’를 보면 일관성이 단기간에 훨씬 더 좋아졌죠. 이렇듯 계속 진화하는 방향으로 가면 언젠가 제작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긴 시간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고, 상호 작용과 콘텐츠의 배경을 컨트롤할 수 있는 기술까지 확보해야 하므로 시간은 걸릴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은 가능할 텐데, 실사판은 다른 문제니까요. 그래도 AI로 사람을 만드는 기술이 좋아졌고, AI 휴먼과 버추얼 휴먼의 현재 발전상을 보면 웰메이드 콘텐츠 제작까지 가능한 방향으로 기술의 물꼬는 텄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Q.이스트소프트가 '글로벌 K-FAST 얼라이언스'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요?
- A.AI 더빙을 담당합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로 더빙의 효과가 많이 알려졌는데요. K-콘텐츠에 대한 해외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막이나 더빙 수요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거든요. 그 더빙을 일일이 사람이 하는 것보다 AI를 활용해서 보다 편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거죠. 다양한 언어를 커버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죠. 그래서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 과거 웰메이드 콘텐츠의 화질을 고화질이나 초고화질로 전환하는 업스케일링에도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 Q.더빙 콘텐츠를 선호하는 국가는 제각각인데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요?
- A.국가별로 자막을 선호하는지, 더빙을 선호하는지 다른데요. 우리나라는 자막을 선호하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영어로 보는 데 익숙하고 40% 이상 더빙을 선호하죠. 전체 콘텐츠 소비자의 70~80%가 더빙을 선호하는 독일, 60~70%인 스페인, 정말 압도적으로 더빙을 좋아하는 브라질 등에서 더빙 수요가 크겠죠. 인도는 반반이고요. 이런 수요에 맞춰서 언어 학습을 시키고 고도화하고 더빙까지 해내고 있습니다. 더빙으로 시장을 공략할지도 이런 확률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하죠. 주로 영어와 브라질어로 번역을 해나갈 것 같아요.
- Q.K-FAST 얼라이언스를 통한 목표는 무엇인가요?
- A.AI 더빙 기술과 플랫폼 지원으로 K-콘텐츠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TV가 세계에 6억 대 깔려 있어요. 콘텐츠를 세계에 전달할 수 있는 인프라는 존재하는 것이거든요. AI 더빙으로 콘텐츠를 잘 가공해 전달하면 충분한 성공이 올 것이라고, 얼라이언스 모두 굉장한 자신감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을 성공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 Q.경남 김해와 일본 등에서 이스트소프트의 AI 휴먼을 활용한 '시니어 케어' 사업을 진행했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나요?
- A.일단 김해시 스마트 경로당 사업은 3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올해 같은 경우 36개소에서 106개소로 확대한 형태로 가고 있고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성공적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어르신 케어 ‘말벗’ 서비스 실증사업도 정부, 공공기관 사업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발음, 사투리, 어르신들과 고도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필요한데요.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해당 사업으로 스위스에서 개최된 ‘AI for good’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일본에서는 현지 기업과 협력하고 있어요. 파트너사라고 보면 되는데 파트너사가 저희 AI 휴먼과 어르신 케어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본격화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 Q.AI 휴먼을 탑재한 키오스크 사업도 하고 계시잖아요?
- A.AI 키오스크 사업 수요가 많습니다. 계약 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꽤 오래전부터 각종 전시회 등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AI 휴먼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CES도 간 적이 있고 국내 여러 전시회도 참여했어요. 상도 받고 알려지면서 대기업 접촉도 늘어났습니다. 최근 화제가 된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 선수를 키오스크화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죠. 이런 사례들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 같아요. 도서관이나 박물관에 설치되기도 하고 대기업과 제휴도 시작되고 있고요. 그동안에는 AI 키오스크를 사용자들이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불편한 골짜기’를 넘어서는 데 시간이 걸렸고 이제 사업 수요가 본격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Q.AI 키오스크가 널리 사용될 분야, 타깃 시장은 어디인가요?
- A.현재 문화산업에서 AI 키오스크를 활발하게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스트소프트는 문화와 금융 분야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MBC랑 협력했고 엔터테크라는 취지의 자료를 링크드인에서 소개했는데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서 우리 서비스를 소개하고 싶다는 메시지가 올 정도로 관심이 커졌어요. AI 기반 엔터테인먼트 쪽에서도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 Q.이스트소프트가 최근 자체 AI 모델 '앨런 LLM'을 공개했잖아요. 개발 사유와 향후 사업 계획, 오픈소스 공개 계획 등 소개 부탁드립니다.
- A.거대언어모델(LLM)이라기보다는 경량화된 소형언어모델(SLM)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향’으로 사용처를 집중하고 있어요. 언어모델 사이즈가 온디바이스에 특화된 모델입니다.
 사실 초반에는 LLM 경쟁에는 안 뛰어들고 싶었습니다. 글로벌 동향과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하면 말이죠. 한국에서 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사업화하는 건 국내 시장만 겨냥할 수밖에 없어요. 한국에서 한국 시장을 위한 AI를 한다는 건 한계가 있는데요. AI 사업은 글로벌향이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이스트소프트가 할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챗GPT가 나오고 모든 파운데이션 모델이 LLM화되면서 고민하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데이터를 그림과 같이 인식하고 분류하고 활용했는데 지금은 언어를 인식하고 분석해 답변까지 하는 상황이니까요. LLM이 AI 기술의 기초라고 판단해서 연구를 시작했고 자체 모델을 발표하게 됐습니다. 허깅페이스 등 글로벌 오픈소스 플랫폼에서 앨런의 오픈소스 모델을 공개할 계획도 가지고 있어요.
- Q.이스트소프트와 자회사 이스트에이드가 LG AI연구원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 A.기본적으로 대국민 확산입니다. 자사 B2C 서비스인 ‘알툴즈’와 ‘줌 포털’ 등을 활용해 확산을 검토하고 있고요. 또 그 과정에서 앨런 LLM 고도화도 이뤄지고 AI의 서비스 접목도 가능해질 것 같아요. 또 앨런이 가진 데이터 세트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컨소시엄이 개발하는 AI 모델과 앨런을 접목하는 등 멀티 LLM 기반에 에이전틱 기술을 접목, AI 검색이 가능한 상황을 만드는 것도 목표 중 하나입니다.

- Q.자회사 이스트에이드와 '줌 포털'을 AI 검색 포털로 진화시키고 있는데요.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 A.AI 검색 포털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생각합니다. 줌 포털이 기존 검색 시장에서는 좋은 출발을 했지만, 현재는 경쟁에서 밀린 단계입니다. 그다음 세대를 바라보면서 비전과 지향점 찾는 과정에서 AI 검색에 주목한 거죠. 예전에는 검색 결과를 뿌려놓으면 사용자가 읽어보며 취사선택하는 과정이었다면, 1세대 AI 검색은 요약 정리해 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에이전틱 AI가 접목되면 사용자가 원하는 액션까지 취해주는 AI 검색 2세대 서비스가 나타날 것 같아요.
- Q.이러한 이스트소프트 AI 기술력의 타사 대비 강점은 무엇인가요?
- A.온디바이스 환경에 특화돼 있고 파인튜닝을 통해 한국적인 것을 잘 구현하는 데 집중한다는 점 같아요. 앨런은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어 질문이랑 특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챗GPT보다 안 좋았는데요. 최근에는 퍼플렉시티 답변보다 더 좋은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보 격차가 점점 더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생각되고요. 이제는 전략을 바꿔서 한국어 특화 LLM으로 고도화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방 특색을 반영하고 방언 등에 특화된 언어모델로 고도화하는 것이죠. 일단 R&D센터가 있는 제주도랑 일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제주방언이 독특하니까 그런 것들을 학습하고 서비스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Q.대표님은 병역특례로 입사해 CEO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케이스로 생각되는데요. 정부와 국회 등에서 AI 산업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AI 병특’에 대한 의견 있으실까요?
- A.병특 제도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인재들이 가지 않을 만한 산업에 우수 인재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만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기도 하죠. 병특으로 잘된 케이스들도 많습니다. 병특이 작동원리에 대해서는 매우 동의합니다. 예전에는 대상을 늘리자는 의견까지 냈어요. 그러다 나중에 군의 입장에서 보니까 병력이 줄어드는 측면이 있더라고요. 산업에서 필요하다고 무조건 보내달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하면서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됐습니다. AI가 발달한다는 건 사람이 하는 반복적인 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일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데요. 군의 자원이라는 측면에서 국방 AI 투자를 많이 해서 AI로 인력 부족을 대체하고 효율성을 만든 다음에 그렇게 생긴 여유를 병특으로 활용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병특이 너무 좋은 제도지만 산업 입장만 보고 결정할 건 아니라는 게 현재 생각입니다.

- Q.이스트소프트를 어떤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일까요?
- A.AI 시대 이전에는 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이 되는 게 비전이었어요. 지금은 글로벌 AI SaaS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페르소에이아이로 글로벌 톱(Top) 업체가 돼서 가장 많은 매출을 만드는 거죠. 해외 수요는 충분하고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갈 거고요. AI 키오스크 사업도 이제 익숙해지면서 ‘물이 들어오는 느낌’이 듭니다. 어떻게 사업과 기술을 보다 스케일업할 수 있을지 집중하고 있고요. 공공 분야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급에 맞춰서 대응을 잘하는 형태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LLM 다음은 피지컬 AI라고들 하는데요. 그러한 기술 발전 방향으로 고도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Q.마지막으로, 범정부 AI 정책 컨트롤 타워 ‘국가AI전략위원회’에 민간위원으로 참여하시게 됐는데요. 위원회 역할에 대한 의견이 있을까요?
- A.위원회가 AI 씽크탱크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현재 상황에서 어떤 AI 미래 비전을 갖고 나아가야 할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국가대표 격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어떻게 활용하고 소버린 AI라는 키워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와 같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정부가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 대응은 잘해온 것 같은데요. 다음 행보가 중요합니다. 내년 예산 방향성, 피지컬 AI, AI 미래에서 어느 부분 선점해 나갈지 등 비전을 만들어내고 씽크탱크 역할과 중장기 비전을 제시해달라는 게 업계 전반의 인식이고요. 또 차세대 AI 모델과 기술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4. 인터뷰이 소개
정상원 대표는 이스트소프트를 국내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2016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이스트소프트를 빠르게 인공지능(AI) 중심 기업으로 전환을 이끌었다.
AI기업으로 전환을 통해 이스트소프트가 자체 개발한 '페르소에이아이(Perso AI)'는 AI 휴먼 영상 제작과 AI 더빙 기술을 기반으로 방송,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K-콘텐츠 글로벌 확산도 견인하고 있다. AI 검색 엔진 서비스 '앨런'은 국내 검색 시장에 AI 검색 도입을 본격화했다. 정 대표는 국가AI전략위원회 법제도 분과위원,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 서비스 혁신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AI 산업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이스트소프트의 세계적인 AI 기업으로 성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